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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실보다 득” 한ㆍ소접근 지지/대공산 수출 완화등 되레 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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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실보다 득” 한ㆍ소접근 지지/대공산 수출 완화등 되레 적극

입력
1990.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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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한ㆍ중 개선 더 선호… 나중 선회【샌프란시스코=이재승특파원】 『한국과 소련과의 수교는 시간문제다. 설령 6개월내 이루어진다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스티븐ㆍ리처드슨 미 국무성 한국과장은 지난 3월 조지워싱턴대의 한 대학원특강에서 한소수교의 가능성을 가까운 장래의 현실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그도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미국에서 이루어지리라고는 예측치 못했을 것이다.

미국관리들은 노ㆍ고르바초프 회담의 파격성이야 어떻든 미 국무성은 한소 정상회담을 환영한다고 성원하고 있다. 마거릿ㆍ터트와일러 국무성대변인은 소련에 대해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권장해 왔다고 말했다.

한국의 북방외교초기에는 한국의 대소접근에 미국관변측은 겉으로는 『환영한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소련보다는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선호하는 성향을 보였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곧 시정돼,한소 관계개선에 유보없는 지원을 보였었다. 이번 노ㆍ고르바초프 회담에 미국측이 중재자역할을 하지는 않았으나 일단 성사된 것에 대해서 거리낌없는 지지를 보였다.

미국측이 한국의 대소 관계개선에서 요구하는 것은 코콤(COCOM) 협정에 따른 고도기술과 그 제품에 대한 대공산권 수출금지 준수이다.

코콤협정은 정치적 데탕트(화해) 무드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이 완화를 거부해왔던 강력한 대공산권 통제수단의 하나다. 그러나 동구에서 지난 6개월간 공산체제가 사실상 붕괴됨에따라 미국이 태도를 바꿔 앞장서 코콤규정의 완화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특수관계에도 불구하고 상황변화에 따라 이 제도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에서 대소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입지를 확립했다.

이번 부시ㆍ고르바초프 정상회담은 통일독일문제,리투아니아문제,전략핵및 재래식 군축문제 등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구축하는 데는 실패했으나 쌍무관계에서는 무역협정,곡물협정,민항협정,문화원설치,청소년교환협정 등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부시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몰타예비회담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워싱턴회담에서도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을 바란다고 했다. 미소관계는 점차 밀도가 짙어지고 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 경제난,소수민족 분리운동 등 국내적으로는 엄청난 문제에 봉착함에 따라 그의 정치적 생명력에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으나 부시대통령은 고르바초프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이번 정상회담에서 언행으로 보여줬다. 소련의 일부 고르바초프 도전세력들은 미국이 소련이라는 국가보다는 개인 고르바초프를 지나치게 신뢰하고,또한 그에게 의뢰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릴 정도로 부시대통령의 대고르바초프 지지는 강하다.

노­고르바초프 회담에 대해 미 관계와 학자들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데리그ㆍ해리슨 카네기평화재단 수석연구원은 『한소의 수교가 언제 이루어질 것인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알젠ㆍ롬버그 외교문제협의회 수석연구원은 『노­고르바초프 회담과 이에따른 한소관계의 급진전은 남북관계,한미관계 등에 파급 영향이 큰 신기원적인 회담』이라고 평했다.

소련측은 노­고르바초프 회담에 대해서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는 태도를 취해왔다.

이것은 북한의 반발등을 감안한 배려에서 나온 것 같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대통령은 3일 부시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서울이 대화에 개방돼 있다』고 언급,노대통령과의 회담을 시사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대한 관계개선을 소련의 새로운 대아시아정책 이니셔티브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소련과학원 미국및 캐나다문제연구소장 게오르기ㆍ아르바토프는 2일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한소 관계정상화의 실현을 지지한다』고 못박고 『노­고르바초프 회담은 소련의 서울올림픽 참가,무역사무소 설치,영사관계 개시 등 일련의 관계개선 조처뒤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다시 다른 조치를 취할 차례가 됐다』고 관계진전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아르바토프소장은 고르바초프수행대표단 가운데서 가장 분명하게 한소 수교지지를 표명했다. 한소수교는 이제는 문앞의 현실이다.

미소가 통일독일의 안보관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놓고 유럽안보질서개편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 「탈이념」뿐 아니라 「탈국적」의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노­고르바초프의 회담으로 한국은 북한에 대해 엄청난 외교적 승리를 거둔 셈이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통일문제에 진지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냉전적 사고를 탈피할 때가 왔다. 노­고르바초프 회담이 그 시작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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