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로 이어질 경우 “메가톤급”/단기적 8백20선 돌파가 관건/무역ㆍ운송ㆍ건설외 생필품제조업 등 유망/“증권사 「단타」자제로 호기 적극 살려야”증권가에 「북방관련 호재성 풍문」으로 나돌던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의 정상회담설」이 31일 사실로 확인되자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은 의외의 대형호재로 침체된 증시가 돌파구를 찾게됐다며 증시에 미칠 효과를 분석하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한소수교가 상당부분 진척되고 남북관계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다시없을 메가톤급 장외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9일 정상회담에 관한 루머가 증시에 나오면서 하락일로였던 종합주가지수가 꿈틀대기 시작했고 30일에는 일부 외신보도가 전해지면서 단기급등,8백선을 넘보기도 했다.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상승세가 일시적이기는 했지만 31일 정부발표가 예상되면서 재반등,「고르비주가」라는 유행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온갖 정보망을 동원,정상회담의 내용을 알아보고 각종 소련관련자료를 수집,증시에 미칠 영향과 특히 어느 업종이 유망한지를 분석중이다.
장기적으로 대형호재임에는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린 증권사들은 특히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제분야의 진척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수교가 이뤄지면 자동적으로 한소경협의 장애가 돼온 투자보장협정이 체결될 것이고 은행지점교환설치와 직통신망 가설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판단,소련진출이 유망한 업종을 파악하고 있다.
우선 무역과 운송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은 명확하며 시베리아개발과 관련,건설주도 인기주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 별다른 호재가 없던 은행주도 소련과의 지점교환설치로 오랜만에 장외호재 덕분에 기지개를 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수교가 되면 연해주부근의 조업도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어업관련주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련과의 경제협력에 현대가 앞장선만큼 현대그룹계열사의 주식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되는데 실제로 루머가 나돈 30,31일 상당수의 현대그룹계열사의 주식이 한상가를 기록했었다.
소련이 우리와의 경제협력을 원하는 이유중 가장 큰 것은 만성적인 생필품난을 해소하기 위한 합작공장건설의 필요성 때문이다. 소련은 이미 유럽국가들과 합작투자를 했지만 80%가량은 서비스업종이어서 생필품난 해소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따라서 의류 가전제품 통신 자동차 등 생필품제조업체들도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인기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원유 가스 석탄 나무 등 소련에서 수입가능한 종목도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소련이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나 상품화하는 기술이 없어 사장되다시피한 항공ㆍ우주 의학 신소재분야의 공동개발이 확실시 되고 있어 이들 분야도 유망업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소련은 오는 9월 서울에서 이분야에 대한 기술세미나를 개최,구체적인 공동개발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물론 군사산업과도 연관돼 미국과의 미묘한 문제도 있지만 일단은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따라서 비교적 늦게 출발한 항공 및 신소재산업도 유망주로 부각,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결국 한소수교가 이뤄지고 남북관계 후속재료가 이어진다면 무역 건설 운송 제조업 등 관련업종이 주가상승을 주도하고 연쇄파급효과를 이뤄 상당종목이 호황을 보이며 시중에 많이 풀린 자금이 투자심리 회복으로 증시에 유입,모든 업종이 침체를 벗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한소정상회담이 증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느냐는 우선 단기적으로 8백20선을 돌파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물론 경제여건이 크게 호전되지 않고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위축된 상태이다. 또 고객예탁금 환매채매도액 BMF(수익증권)판매액등 증시자금 사정도 별로 나아지지 않아 증안기금으로 유지되는 장세이지만 일부투자자들이 증시를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다. 정치ㆍ경제ㆍ사회적 불안심리로 관망중인 상태이다. 따라서 시장내부적으로 정상회담이 있을 4일까지 8백20선을 쉽게 회복할 경우 관망세가 적극적인 매수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8백20선을 넘어설 경우 대기매물이 현격히 줄어들고 고객예탁금등 자금유입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백20선만 조기에 회복하면 일단 증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 회복기로 본격진입,순풍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정상회담때까지 8백20선이 회복되고 한소수교 및 남북관계개선 등 관련 호재가 이어질 경우 주가는 급상승을 하겠지만 호재가 잇따라 터지지 않더라도 8백20선 이상수준에서 공방전을 펼치며 완만한 회복을 하지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성행하고 있는 단기매매가 8백20선 회복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경우 이번 한소정상회담이 의외로 증시와 무관한 호재가 될 우려도 없지는 않다.
단타징조는 이미 31일부터 나타나 빠른 주가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실제로 증권사들마다 「사고 되파는」시점선택에 고민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단타로 오랜만의 호재를 그냥 흘려 보낼 수도 있는만큼 증권사들이 앞장서 매수에 나서는등 호재활용에 얼마나 적극적이냐에 따라 앞으로의 증시향배가 달려 있는 셈이다.
또 여러번 경험했듯이 실질적인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나며 증시안정을 오히려 해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오랜만의 대형호재답게 한소수교와 남북관계개선이 뒤따르고 실질적인 경제협력이 뒷받침된다면 불과 한달여전에 폭락사태를 겪었던 증시는 다시한번 장기호황을 구가할 수 있을 것이다.<유영환기자>유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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