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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계모」/시민도 경관도 분노(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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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계모」/시민도 경관도 분노(등대)

입력
199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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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밤 늦게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계에서는 인륜을 저버린 어처구니없는 사건의 조서가 꾸며지고 있었다.잠실대교하류쪽 1백m지점 한강고수부지에서 8살난 전처아들을 캄캄한밤에 수장시키려다 마침 강변을 산책하다 비명을 들은 인근교회교인 등 10여명에게 붙잡혀와 쇠고랑을 찬 인면수심의 계모 최지원씨(26)가 조사받고 있었다. 경찰관들도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지만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수 있느냐』며 연신 혀를 찼다.

형사계옆 구석에는 몇시간전 차디찬 한강물속에 밀어넣어졌던 여모군이 새파랗게 질려 떨고있었고 겁먹은 눈망울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여군의 발아래에는 파출소에서 벗어놓은 물에젖은 옷과 어른주먹만한 14개의 돌멩이,손을 묶을때쓴 멜빵이 증거물로 놓여 있었다. 그러나 계모의 얼굴에는 뉘우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고 소식을 듣고온 남편 여모씨(35ㆍ회사원)마저도 아들을 아랑곳하지않고 부인만을 「위로」했다.

뒤늦게 달려온 여군의 할아버지 등 가족들이 울부짖고 비정의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서까지 함께 온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손가락질하자 그제서야 이들 부부는 고개를 숙였다.

경찰이 『왜 죽이려 했느냐』고 몇번 다그치자 전문대 출신의 최씨는 『나를 따르지않고 말썽을 자주 부려 평소 미워해 왔다』고 「증오심」을 뱉어놓았다.

그러나 공포에 떨던 여군은 『엄마에게 많이 맞았지만 엄마를 좋아했어요』라고 말했다.

잠실대교위의 차량과 고층아파트의 불빛이 멀리보이는 고수부지에서 유람선을 기다리는척하던 최씨는 눈이 뒤집혀 여군의 바지멜빵으로 두손을 뒤로 묶고 주변에 있던 돌을 여군의 호주머니마다 쑤셔넣은뒤 강물에 밀어버렸다. 순식간에 물에 처박힌 여군은 절박한 순간에도 자기를 죽이려는 계모를 향해 『엄마 살려주세요』하며 애원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있다 비명을 듣고 옷입은채 뛰어들어 여군을 구한 장종대씨(28ㆍ회사원)는 『사람이 어떻게 그지경까지 독해질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청소년의 달인 5월의 마지막날 아침 한국일보사에 전화를 건 수많은 독자들도 『너무 충격을 받아 할말을 잃었다』고 분노를 쏟았다.<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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