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쇠고기ㆍ석탄 수출에 관심/대북한 관계개선 안서둘겠다/아태경협기구,역내 자유무역에 목적【캔버라=황소웅부국장】 오는 6월10일 호주 외무부장관으로는 처음으로 가레트ㆍ에반스장관이 한국을 방문한다.
에반스장관은 방한에 앞서 지난 24일 본사 황소웅편집국부국장과 단독회견을 갖고 지난 74년 아무런 사전통고도 없이 대사관을 일방철수한뒤 현재까지 단교상태에 있는 북한과의 관계개선문제에 대해 『호주는 관계개선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한국정부와 긴밀한 협의하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반스장관은 캔버라의 국회의사당내 집무실에서 있은 회견에서 『북한사회의 자유화에 어느정도 전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의 회견요지는 다음과 같다.【편집자주】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경제협력기구(APEC)의 창시자로서 이기구를 만들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우선 아태협력에 대한 한국의 지원에 감사합니다. 89년 1월 호크 호주총리 방한때 APEC창설을 주창한 이래 89년 11월에는 캔버라에서 제1차 각료회의를 갖게되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APEC추진에는 3가지 기본방향이 있습니다. 첫째 자유무역에 대한 기여입니다. 아태지역 각국의 역량을 한데 모아 가트체제내의 다자간 무역협상인 우루과이 라운드의 성공에 기여하자는 것입니다.
둘째 역내 자유무역의 장애요소를 제거해 나가자는게 목적입니다.
APEC는 결코 새로운 무역블록이 아니며 이를 세계 다른 지역국가들에 분명히 알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셋째는 역내 국가간 에너지 인적자원 통신등 제분야에 관한 연구성과 교환을 통해 효율적 협력이 가능한 체제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현재 APEC는 6개주요 사업영역을 결정,각 회원국이 한두가지를 전담,연구키로 합의했습니다.
앞으로 금년의 싱가포르회의,내년 서울 각료회의에서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APEC의 당면과제는 무엇입니까.
▲우선 참가국 확대문제입니다. 중국 대만 홍콩의 가입에 대해 호주는 지지한다는게 기본입장입니다. 앞으로 이문제는 논의를 계속,참가국간의 합의로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또하나는 APEC의 기구구성문제입니다. 사무국을 둘 것인지,둔다면 어느 나라에 두고 직원은 어떻게 충원할 것인지가 문제입니다. 또 아시아국가연합(ASEAN) 사무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 나갈 것인가도 검토돼야 합니다. 특히 ASEAN은 이 문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련의 APEC참가를 어떻게 보십니까.
▲소련은 이지역 경협체제 참여의 전제로서 경제적 참여도와 유대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베리아지역의 경제적 가능성은 인정하나 현단계에서 소련이 이지역 경제체제에 충분히 참여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APEC내에서 ASEAN6국과 비아세안 6국간의 마찰소지는 없는지요.
▲ASEAN은 이미 기존의 대화체제를 갖추고 있어 APEC의 발전에 따라 ASEAN의 중요성이 감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비아세안 참가국도 이런 ASEAN측의 우려를 충분히 인정합니다.
오는 10일 방한하면 무슨 문제들을 논의할 계획입니까.
▲외무장관으로는 처음인 이번 방한은 양국관계공고화에 주목적이 있습니다. 본인이 무역장관도 겸하고 있으므로 양자간 교역관계도 논의코자 합니다. 호주는 쇠고기 석탄 철광석을 한국에 계속 수출하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한ㆍ호 양국경제는 원만한 상호보완적인 관계입니다. 호주는 1차산품을 수출하고 한국은 공산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양국간 교역량도 대단합니다. 호주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은 일본 미국 다음가는 3번째 수출시장이며 7번째 교역대상국입니다.
외교문제로는 북태평양 안보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려고 합니다. 미소 화해와 중소 및 일소관계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등을 논의코자 합니다. 유럽과 비교해 북태평양지역의 안보환경은 불투명합니다. 유럽에서의 신사고가 북아시아지역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아시아지역이 호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만큼 호주로서는 이지역 안보환경에 관심이 큽니다. 그밖에 한국의 유엔과 OECD가입등 한국측이 관심있는 문제도 논의될 것이며 캄보디아와 남태평양정세에 대해서도 의견교환이 있을 겁니다.
현재 한ㆍ호 양국간의 가장 큰 현안인 무역역조는 시정방안이 있는지요.
▲호주는 대외적으로 경제가 개방돼 있습니다. 관세도 인하되고 있고 섬유쿼타등 비관세장벽도 거의 철폐하고 있습니다. 한ㆍ호양국간 교역불균형은 85년 2.5대 1에서 89년 1.7대 1로 줄었습니다. 양국교역은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라 호주가 1차산품을 다량 수출해 국제수지문제가 발생했으나 이는 달리 보면 한국경제성장에 호주원자재가 크게 기여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북방외교를 어떻게 보십니까.
▲동구의 민주화추세에 발맞춰 한국이 동구국가들과 관계를 수립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74년 북한의 일방적 철수로 단교상태에 있는 대북한 관계개선은 어떻습니까.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호주는 관계개선에 앞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행동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야 한다는 것을 북한측에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과 접촉은 하고 있으나 대북한관계개선은 한국정부와 긴밀한 협의하에 추진하되 다른 나라보다 앞서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남북한간 대화를 어떻게 보십니까.
▲남북대화는 당사자간의 문제이므로 제3자가 왈가왈부할 것은 못되지만 호주는 대화를 고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에 변화조짐이 있다고 보십니까.
▲일부 북한관리들에게서 열린마음의 증거가 보이고 있어 자유화의 전망이 어느 정도 있습니다. 또 소련내 변화가 시간이 지나면 북한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압제하에 있는 사회는 언젠가 변화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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