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눈치보기」도 상승효과 유발/「3자명의」 제외ㆍ「쓸만한 땅」 없어10대 그룹에 이어 은행여신관리대상인 나머지 35개 그룹(4개 그룹은 해당없음)이 28일 당초 예상된 3백만∼4백만평의 4배나 되는 1천5백여만평의 부동산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대기업들이 정부의 부동산매각종용조치에 적극적으로 따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재계는 10대 그룹의 부동산발표가 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여론의 비난이 일자 이번 35개 그룹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부동산매각규모를 크게 늘리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각 그룹에서는 정부측의 강력한 의지를 읽은 후 대강의 지침선이라고 알려진 7∼10%보다 더 늘려 잡았으며 눈치작전이 오히려 상승효과를 나타내게 된 것 같다.
35개 그룹은 총보유부동산의 16.38%를 매각한다고 밝힘으로써 10대 그룹의 18.34%에 비해서도 결코 적지않은 수치.
원래 35개 그룹은 10대 그룹이 18.34%를 매각대상으로 올렸지만 삼성과 선경의 조림지를 제외하면 약8%를 매각대상으로 잡은것에 불과하므로 기껏해야 10%정도면 무난하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경련의 담당자들도 놀랄만큼의 숫자가 나온 것.
그러나 35개 그룹의 부동산 매각규모가 이같이 커진것은 일부 그룹의 예상치못한 엄청난 부동산매각발표가 크게 기여했을 뿐이라는 지적도 많다.
즉 통일그룹이 제3자명의의 부동산을 포함,4백61만평이나 내놓음으로써 전체의 거의 3분의1를 차지했으며 대성산업그룹이 탄광부지 2백22만평,동양화학그룹이 1백47만평 등 이들 3개 그룹이 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총보유부동산중에서 이번 매각대상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내놓을 땅이 많아야 4백만평이라는 당초 예상에서 1천5백65만평으로 크게 뛴 것은 35개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자체를 너무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그냥 보아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전경련이나 35개 그룹기조실장협의회에서는 20대 그룹의 3천3백만평에다 15개 그룹의 보유부동산을 대충 7백만평으로 잡아 도합 35개 그룹의 총보유부동산은 4천만평이라고 자체평가 했었다.
그러나 이날 신고를 받은 자료에 따르면 35개 그룹의 총보유부동산은 예상의 2배가 넘는 9천5백61만평으로 판정된 것.
그 이유는 대성산업그룹이 막대한 탄광부지(3천3백18만평)를 소유한 것을 미처 파악치 못한데다 통일그룹이 이번 매각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제3자명의분 4백50만평을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또 35개 그룹이 내놓은 땅중 조림지ㆍ광산용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쓸만한 땅은 모두 제외됐다는 비난의 소리도 높다. 실제로 이번 매각대상 총1천5백65만평중 거의 60%에 해당하는 9백만평이 조림지ㆍ도로ㆍ하천ㆍ광산용지로 밝혀졌다.
게다가 제3자명의로된 부동산은 통일그룹이 일부 포함시키긴 했지만 거의 모든 그룹이 제외시킴으로써 재벌의 부동산매각조치가 큰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제3자명의로된 부동산신고시 일부 그룹들이 신고를 연기하는가하면 그 수치를 명확히 밝히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재벌들이 진정으로 부동산투기를 막는데 앞장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부터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한편 35개 그룹은 부동산매각발표와 더불어 채택한 결의문에서 당초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세전 당기순이익의 1% 적립 ▲근로자주택건설등도 포함시킴으로써 10대 그룹의 결의내용을 거의 그대로 수용했다.
이는 여론의 압박도 있었지만 10대 그룹과 크게 차이나게 행동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자체반성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10대 그룹에 이어 35개 그룹도 10대 그룹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일단 형식적으로는 대재벌들이 최소한의 의무는 마친 셈이다.
이제 대재벌들은 부동산투기는 자신에게도 불리하다는 인식아래 지속적으로 이같은 결의를 다져나가야할 것이다.
차제에 재벌들은 제3자명의로 된 부동산의 처분도 명확히 계획을 밝혀야 할 것이며 정부는 초법적인 조치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인식부터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방준식기자>방준식기자>
□35대 재벌 부동산 처분계획 (단위ㆍ평)
그룹명 총보유면적(90년4월기준) 처분대상 면적 처분율
기 아 1,620,611 31,440 1.94
대 림 1,979,000 309,000 15.6
효 성 1,024,179 114,262 11.2
두 산 5,925,560 953,692 16.1
동국제강 311,263 45,353 14.6
한일합섬 2,103,539 154,041 7.3
금 호 5,327,664 471,031 8.84
코오롱 3,486,194 621,140 17.8
삼 미 679,941 15,674 2.31
극동건설 1,814,269 304,153 16.8
미 원 1,246,984 567,359 45.5
동 부 1,670,144 352,704 21.1
동양시멘트 4,013,888 519,314 12.94
한 보 636,899 64,542 10.134
고려합섬 135,275 1,600 1.18
극동정유 681,460 71,682 10.52
해 태 604,704 308,376 51.0
통 일 10,278,841 4,611,981 44.86
한 라 3,431,741 941,397 27.4
삼양사 466,273 43,396 9.31
벽 산 661,527 61,015 9.2
아남산업 108,373 10,571 9.75
범양상선 89,655 2,366 2.63
한 양 621,391 409 0.07
동국무역 290,394 13,023 4.5
삼익주택 99,069 6,833 0.07
동양화학 5,011,102 1,473,991 29.4
진 로 1,934,927 402,710 20.8
강원산업 1,364,818 156,717 11.5
라이프 858,894 5,719 0.67
계성제지 200,166 8,817 4.4
우성건설 1,113,328 599,652 53.86
유원건설 2,471,595 190,760 7.71
한신공영 163,223 3,910 2.4
대성산업 33,186,000 2,220,000 6.7
합 계 95,612,895 15,658,63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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