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통석」 과거치유엔 한계/통상협력ㆍ일에 한국 이해폭 증진 성과/기술이전등 일 「말과 행동」 일치가 과제노태우대통령의 방일 정상외교는 다소의 시각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한일 양국에 긍정적 방향을 불러 일으키며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사 문제의 정리,통상의 균형발전,경제와 과학기술 합작증진,70만 재일한국인 법적ㆍ사회적 지위등 실질적인 과제도 그런대로 진전된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 간과해서는 안될 대목은 이번 방일을 계기로 양국간 불편했던 관계가 해소되고 새로운 우호증진의 기반이 탄탄히 다져졌다는 점이 될 것이다. 그의 방일기간중 일본 조야와 국민들 사이에는 대단한 「노태우 붐」을 일으켰다는게 일본언론의 일치된 견해였다.
이는 일본인 특유의 성격,집단의 일체화등의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으나 이례적이라고 까지 해석할 수 있는 일왕과 정부ㆍ의회 등 그에대한 범정부적 성의표시는 평성시대 개막과 때맞춰 이웃 한국과의 과거사 정리에 대한 필요성이 시기적으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데애 그 원인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한편으로는,국제정세의 급변속에서 자칫 고립의 길을 걸을지도 모를 경제대국 일본의 자기 성찰적입장이 원인으로 작용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노대통령 방일이 완벽하게 긍정적 결과만을 낳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과거사 정리와 관련하여 「통석의 염」으로 압축되는 일왕의 사과는 우리측에서 볼때 여전히 애매한 대목으로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둘러싸고 양국 국민들간에 민족적 감정의 골을 더욱 깊게 패이게 할 소지가 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일본으로서는 더이상의 수사적 진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일부에서는 벌써 일왕의 발언내용이 헌법의 제한수준을 넘었다는 지적과 함께 차제에 일왕의 지위격상론,또는 서울의 상대적 반발 반응에 대한 극우적 발상이 제기되고 있다.
노대통령의 방일 결산은 크게 세가지 범주에서 분석돼야 할 것같다. 양국간에 불행했던 과거문제의 정리,국제정치ㆍ경제ㆍ문화등 제반분야에서의 우호협력증진,그리고 일본인에 대한 이해의 폭 증진등이 그것이다.
과거문제 정리는 아키히토(명인) 일왕및 일본정부의 주체를 명시한 분명한 사과와 반성,그리고 과거사로 비롯된 재일한국인 법적지위등으로 요약된다. 사과표명에 있어 일왕은 「통석의 염」이라는 수사를 썼는데 이는 한일 양국정부가 상호 양해하에 적절히 해석할 수 있도록 절묘하게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양국정부는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리고 국민들간에는 이의 해석과 수용을 놓고 「미지수」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대체적인 시각은 노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한 과거사 정리는 「만족은 아니라 하더라도,미흡이라는 평가는 적절치 못한것」으로 모아져 있는 것 같다.
다음으로 제반분야에서의 우호협력 문제도 과거사 정리에 버금갈 만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안보ㆍ군사적 분야를 제외하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아태지역에서의 정치ㆍ외교적 협력과 정세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처에 형식측면 이상의 유대관계를 맺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국정부간에 인식교감의 수준이 상당이 근접해 있다는 게 수행원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우리의 북방정책 남ㆍ북 관계개선에 대한 일본측의 공감대 형성도 빠뜨리지 못할 내용이다.
제반분야의 우호협력 부분에서 특기해야 할 것은 정보산업과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보다 진전된 협력기반 구축이 될 것이다.
우리의 산업기술은 발전의 한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등 과학기술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의 기술수준은 상대적으로 점차 낙후되어가고 있으며 이로인해 제품개발과 수출에 뒷덜미가 잡혀있는 형편에 놓여있다. 예를들어 88년 이후 일본으로부터 생산과 연결될수 있는 신기술은 한건도 이전되거나 습득한 적이 없다.
노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한일 양국은 중소기업 자동화 기술협력,근로자 직업병 예방을 위한 협력,국공립 연구기관간의 공동연구 개발사업,원자력 협력,신소재 특성평가 센터건립과 지원등에 의정서교환 또는 협정을 체결했다. 비록 일부분일지라도 정부차원의 과학기술 이전및 협력에 인식을 같이했다면 기업등 민간베이스의 기술이전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노대통령 방일을 결산해볼 때 가장 특기해야할 점은 일본국민들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데 있을 것같다. 노대통령의 국회연설과 그에대한 일본내의 예상보다 큰 반향이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한국의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가진 그의 국회연설은 단순한 대의회연설이라기 보다는 대국민연설로 가늠되어질 만하다.
노대통령은 이곳에서 할말을 분명하게 했고,그럼에도 적어도 일본국민들에게 만은 대단히 긍정적 반응을 얻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분간 그의 대외적 이미지에 일본인들의 호감은 상당한 플러스로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노대통령의 방일결과가 긍정적이었다해서 또는 우호협력의 기반이 단단히 다져졌다해서 한일 양국의 관계가 일시에 도약되리라는 기대는 어렵다.
미래지향적 양국관계는 바로 지금 출발선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동경=이종구특파원>동경=이종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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