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일 동반 동북아시대 열자”/가이후 만찬서 재차 반성ㆍ사과/오늘 2차정상회담… 하오 귀국【동경=이종구특파원】 노태우대통령은 25일 『지난날의 일이 한일 두나라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속박하는 족쇄가 되고 있다면 우리는 신념과 용기로 그것을 단절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 세계에 넘치는 새로운 화해와 협력의 물결위에 우리 두나라는 이제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대통령은 방일 이틀째인 이날 저녁 가이후ㆍ도시키(해부준수) 일본총리가 주최한 만찬석상에서 답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한일 두나라는 동북아에 평화를 가져오고 21세기 아시아ㆍ태평양시대를 열기 위해 가장 긴밀한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이후총리는 만찬사를 통해 『과거의 한 시기에 한반도의 국민들이 일본의 행위로 인하여 견디기 어려운 고통과 슬픔을 겪으신 데 대하여 겸허히 반성하며 솔직하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24일 노대통령과의 1차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다시 공개적으로 표명한 뒤 『한일 양국의 유구한 선린우호관계도 먼저 일본의 이러한 반성노력이 한국 국민에게 납득되고서야 비로소 확고부동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노대통령은 이날 상오 일본국회의사당을 방문,중ㆍ참의원 7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변화하는 세계속의 새한일관계」라는 주제의 국회연설을 통해 『이제 두나라관계는 정치ㆍ경제적 협력의 차원을 넘어 각 분야에서 모든 국민이 교류하며 협력하는 포괄적인 선린우호의 시대로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또 자신이 지난 88년 유엔총회에서 남북한,미ㆍ소ㆍ중일 6개국으로 「동북아 평화협의회의」 설립을 제의한 사실을 상기시킨 뒤 『이 협의체의 실현에는 북한의 태도변화등 정치적 여건의 성숙에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나라,가능한 분야부터 공동이익을 실현할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3면>관련기사3면>
노대통령은 새로운 한일협력관계발전과 관련 ▲일본의 대한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실질조치 ▲기술이전과 기초과학협력의 촉진을 촉구하고 『한국의 발전은 일본의 국가이익에도 합치될 것이며 동아시아 경제권의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이날 낮 일본경제 5단체가 공동주최한 오찬에 참석,연설을 통해 양국 경제관계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해 정부와 민간부분이 함께 참여하는 산업기술협력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의한 뒤 일본의 대형프로젝트에 한국기업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대통령은 26일 상오 가이후 일 총리와 2차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및 동북아 정세평가와 이에따른 공동협력방안,무역불균형시정,첨단기술이전 등 양국간 실질협력문제를 광범위하게 논의할 예정이다.
노대통령은 이어 영빈관에서 아키히토 일왕과 작별인사를 나눈 후 일본기자클럽에서 오찬회견을 가질 예정이며 귀로에 오사카에서 교민리셉션에 참석,교포들을 격려하는 일정을 끝으로 이날 하오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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