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노태우 대한민국 대통령각하께서 국무다망하신중에도 불구하시고 영부인과 함께 일본을 방문해 주셨습니다. 한국의 눈부신 발전을 영도해 오신 대통령각하를 국빈으로 일본에 모시게 된 것은 참으로 뜻깊고 반가운 일입니다.한반도와 일본은 예로부터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서 밀접한 교류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일본은 문호를 닫고 있었던 에도(강호)시대에도 귀국의 사절들을 변함없이 맞아들였고 온 조야가 이를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반도와 일본과의 길고도 풍성한 교류의 역사를 돌이켜 볼때 쇼와(소화) 천황께서 『금세기의 한 시기에 양국간에 불행했던 과거가 있었던 것은 참으로 유감된 일이며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셨던 것을 상기하게 됩니다. 일본에 의해 초래된 이 불행했던 시기에 귀국의 국민들이 겪으셨던 고통을 생각하여 본인은 뼈저리게 뉘우치는 마음(통석의 염)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와 같은 시대를 거친 뒤 일한 우호의 회생을 바라는 양국 각계각층 여러분의 열의에 힘입어 양국관계는 회복되었으며 모든 분야에서 우호와 협력관계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바야흐로 일한양국은 다함께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해 크나큰 역할을 수행해 주기를 요청받고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본인은 앞으로 양국 국민이 더욱 더 상호이해를 심화시키고 양국관계의 더한층의 성숙을 기하며 서로 힘을 모아 이 과제에 부응해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 입니다.
특히 다음 시대를 짊어지고 나아갈 젊은이들의 교류가 활발해짐으로써 양국을 이어주는 참신한 우정이 싹트고 있는 것을 본인은 마음든든하게 생각합니다.
이 새로운 우정은 금후 양국이 힘을 합쳐서 인류의 장래에 크게 이바지해 가기 위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각하의 방일은 21세기로 이어지는 이러한 새로운 일한 관계의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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