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작은 차종에 고출력엔진 장착/창연결섀시 내부처리 차체 캡슐화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이 성능경쟁에 돌입했다. 힘은 다소 처지더라도 덩치가 큰 차를 선택했던 소비자들의 기호가 최근 덩치는 작아도 고출력을 낼수 있는 자동차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자 신차개발경쟁과 동시에 기존차의 성능을 높이는 경쟁에 들어섰다.
소비자의 기호변화에 자극받은 자동차성능시대의 개막은 팔기만 하면 되었던 자동차메이커들에게 기술개발을 가속화시켜 국산자동차의 품질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능경쟁에 첫 포문을 연것은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캐피탈에 국내최초로 DOHC(Double Over Head Camshaft)엔진을 장착,26일부터 본격시판키로 했다. DOHC 엔진이란 엔진밸브의 개폐를 조정하는 캠샤프트가 보통엔진의 2배인 16개로 출력을 높여 주는 한단계 앞선 엔진이다.
기아가 캐피탈에 장착한 DOHC엔진은 배기량은 1천5백㏄지만 최고출력은 2천㏄급차와 맞먹는 1백20마력이나 되어 최고시속이 1백80㎞,10초안에 시속 1백㎞의 속도를 내는등 고성능의 파워를 발휘할 수 있다는것이 기아측의 설명이다.
기아는 이 엔진을 일본의 기술제휴선인 마쓰타의 도움으로 자체개발했는데 92년 출고예정으로 개발중인 배기량 1천6백∼1천8백㏄급의 고유모델승용차 S카에도 DOHC엔진을 장착할 계획이다.
DOHC엔진장착 캐피탈의 가격은 7백89만8천원(에어컨제외)으로 기존엔진 장착차보다 약50만원이 비싸다.
대우자동차는 현재 성능을 테스트중인 J카출고에 앞서 현대의 스쿠프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르망에 2천㏄급엔진을 장착한 수출차종인 르망임팩트를 시판하기 시작했다. 배기량 1천5백㏄의 엔진을 장착했던 차에 2천㏄엔진을 장착했기때문에 가속능력ㆍ등판능력등 성능이 탁월하다는 것이 대우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대우의 승부수는 J카. 고유모델 부재로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대우는 86년 6월부터 이탈리아의 베르토네사와 협력으로 고유모델의 중형승용차 개발에 착수,오는 7월말 시판을 앞두고 막바지시험중이다. 우선 2천㏄급 엔진을 장착할 대우의 J카는 라디에이터그릴을 없애고 앞과 옆 그리고 뒷유리창을 연결 하는 부분의 섀시를 내부로 처리,전체가 유리로 감싼 느낌을 주는 곡선형의 풀에어로다이내믹스타일로 실내디자인도 계란모양의 곡선으로 처리,우주선의 캡슐을 연상케 한다는것.
대우는 현재 90대를 생산,호주ㆍ미국과 국내에서 미국의 안전도규제기준에 따라 각종테스트를 실시중인데 이차가 시판되면 현대의 쏘나타와 기아의 콩코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대우측은 지난해 9월 김성중사장이 취임한 이래 노사관계가 안정되면서 분위기가 쇄신,지난4월에는 2만2천8백86대를 팔아 월간최고판매기록을 세우면서 87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실현 하는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동급차종보다 1백만원 가량 싼 J카가 출고되면 국내자동차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대우는 J카에 1천8백㏄ 엔진도 탑재할 예정인데 내년에도 DOHC엔진으로 교체할 계획으로 엔진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1개월여 노사분규로 생산이 중단된 현대자동차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대우와 기아의 추격에 긴장하고 있다.
최근 날렵한 외관의 스쿠프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현대는 당초 5월중에 배기량 2천4백㏄급엔진을 장착한 수출용쏘나타를,8월에는 DOHC엔진을 장착한 배기량 1천6백㏄급의 J카를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노사분규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측은 분규가 장기화될 경우 휴가철성수기를 놓칠 뿐만 아니라 대우의 J카와 기아의 캐피탈에 시장을 빼앗겨 점유율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방민준기자>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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