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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서명파,하루만에 일단 후퇴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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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서명파,하루만에 일단 후퇴선언

입력
1990.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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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시기」 남긴 채 통합서명 “주춤”/“당분열소지” 지도부서 제동 평민/「평민 향방」보며 대응책 준비 민주/재야포함 3자 통합론 새 이슈… 29일후 재논의될 듯○… 야권통합 절충안에 대한 평민당의원들의 서명파동은 서명주동의원들이 22일의 당무지도위원과 소속의원 합동회의에서 서명의 진의를 해명하고 일단중지 의사를 밝힘으로써 잠복상태에 들어갔지만 그 파장이 쉽게 수그러 들것 같지는 않다.

평민당은 의원총회에서 서명은 그 취지와는 관계없이 당이 분열돼 있는 인상을 준다는 의견이 강력히 제기되었고 서명을 비난하는 의원과 서명파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이번 서명을 계기로 야권통합은 평민당과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야까지가 포함되는 3자통합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강력히 제기되기도 했다.

○…평민당은 이번 서명이 당지도부가 절충안이 사실상 민주당안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데다 당이 이상옥의원 구속사건등으로 어려운 처지에 처해있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범상」치 않은 조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그 귀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문제를 본격 논의한 22일의 합동회의에서는 서명의원들에 대한 인식공격성 발언까지 나왔고 심지어는 최훈당기위원장이 『통합논의는 당공식기구에서 정식절차를 밟아 논의하는게 해당행위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9명이 발언에 나섰는데 서명을 한 이상수의원을 제외한 모두가 서명의 취지는 십분이해 하지만 마치 야권통합논의가 서명파들의 전유물처럼 비칠 수 있고 당내 분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대중총재는 인사말에서 『야권통합이 성사되지 않는 가운데 여러잡음이 보도되고 있어 가슴아프고 유감스럽다』고 착잡한 심경을 피력한 뒤 『청와대 영수회담과 임시국회대책이 급하니 영수회담이 끝난 뒤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허심탄회한 얘기를 하자』고 말했다.

김총재는 이어 『29일께 재야에서 야권통합기구가 정식 발족되면 재야와 민주ㆍ평민당이 새롭게 통합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92년 야대선거와 후보단일화에 대한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까지 말했다.

의원총회가 끝난 뒤 이상수의원은 『서명을 일단 중지키로 했다』고 말했으나 「일단」이라는 말이 묘한 뉘앙스를 풍겼으며 『서명의원 숫자가 몇명이냐』는 질문에는 『밝힐 수 없다』고만 대답.

○…평민당은 영수회담이 끝난뒤 「절충안」등의 야권통합 방안을 놓고 본격적인 토론을 벌이기로 했으나 서명파동이 계속 잠복상태에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

서명의원들은 서명이 조기에 공개되자 「야권통합과 당을 위하는 충정에서」라고 진의를 설명했지만 의총에서 고함이 오가고 회의가 끝난뒤에도 계속남아 있는 감정의 앙금을 생각하면 골은 더욱 깊어만 가는 느낌.

서명의원들은 『의원직을 그만두겠다는 심정으로 통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서명을 하지않는 의원들은 『누구는 언제 통합을 하지말자고 했느냐』면서 『서명의원들이 통합의 명분을 지나치게 자신들의 이미지 고양에 이용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기 때문.

또 서명의원들 사이에서도 행동통일의 여부는 여전히 어려운 편이어서 이번 서명은 전당대회를 연기시키고 야권통합작업에 박차를 가했던 지난 4월의 경우와는 양상이 다르다는게 중론.

○…민주당은 22일 서명사실이 평민당에서 김대중총재에 대한 「항명」 형태로 비춰지자 야권통합을 위해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될 과정으로 간주하며 평민당의 내부사정을 알아보면서 대응의 준비자세.

더욱이 이번 서명을 계기로 서명인수를 공개리에 학산키로 방침을 정하고 당내전직의원등 「중량급인사」에 대한 세규합 사실을 공개하면서 당초 방침대로 끌고가겠다는 태도.

통합추진위원장인 박찬종의원은 이날 기자실에 들러 『어제밤에 이어 오늘 아침에도 구 민주당 소속이었던 전직의원모임인 화요회와 접촉을 가졌다』고 밝히면서 『이들중 10여명이 서명할 뜻을 이미 비쳤다』고 주장.

○…이번의 서명과 야권통합과의 함수관계중 관심을 끄는 또다른 부분은 평민ㆍ민주를 양축으로 했던 통합협상이 재야가 본격 참여하는 3자정립의 형태를 띠게될 것 이라는 점.

평민당 일각에서는 두 당서명의원들이 노리는 목표중 하나가 김대중총재의 2선후퇴를 전제로 한 중부지역당 창당에 있다고 보고있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방안중 하나로 재야라는 제3자의 참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태.

민주당도 범야통합이 지니고 있는 명분성 때문에 재야의 참여에 대해서는 반대할 수 없는 입장.

재야는 오는 29일께 야권통합을 지지하는 각 단체대표로 구성된 협상대표기구를 정식 발족시킨 뒤 평민ㆍ민주와의 협상에 참여할 예정이고 이에따라 사실상 결렬상태에 빠진 야권통합협상도 재개의 계기를 맞게 되리라는 전망.【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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