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입지 상실ㆍ연방해체 위기감/“옐친당선저지”러시아공선거에 로비/리투아니아총리 맞아 장시간 애원도【타임 5월28일자ㆍ본지특약】 「정치천재」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오는 30일 미소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트3국의 독립선언고수와 러시아공화국에서의 급진개혁파 득세등 국내문제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주 서방언론들의 관심은 러시아공화국 인민대표회의에 참석한 고르바츠프의 일거수 일투족에 쏠렸다.
카지메라ㆍ프룬스키나 리투아니아공화국 총리가 모스크바를 방문하고,급진개혁파인 보리스ㆍ옐친이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대통령)에 출마한 상황에서 언론의 이같은 집중적인 보도는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고르바초프가 크렘린궁의 복도에서 대의원들을 상대로 자신이 지원하고 있는 알렉산데르ㆍ블라소프 러시아공화국 총리를 최고회의의장으로 선출해 줄 것을 부탁하며 로비활동을 벌이는 광경은 어쩌면 기이하게 보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 고르바초프는 그 자신의 개혁정책과 정치적입지는 물론 소비예트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의 존립까지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고르바초프는 프룬스키나총리와 2시간동안 회담을 갖고 리투아니아가 독립선언을 유보해야만 한다는 점을 간곡히 설득했다.
고르바초프는 중대한 외교행사를 앞두고 발트3국의 독립요구를 해결해야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또 한때 동지였던 옐친이 자신의 개혁정책을 비난하면서 보다 광범위하고 급진적인 개혁의 단행을 외치며 소련영토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에 입후보한 것도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입장에서 볼 때 옐친의 승리는 자신의 개혁정책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옐친은 『러시아는 공화국이 아닌 자체의 정부와 외교권을 갖고 주권을 행사하는 하나의 국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공화국 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1천50명의 대의원들은 옐친지지세력과 블라소프지지세력 및 아직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중도파등 3개파로 나뉘어져 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가 밀고 있는 블라소프는 고르바초프의 비전을 실행할만한 정치지도자가 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라소프가 1시간 가까이 연설을 할 때 고르바초프자신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채 보좌관들과 의논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반면 옐친에 대해서는 개혁파들간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지만 블라소프보다는 확실히 인기가 높으며,고르바초프에게 정면으로 맞서 진실을 얘기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간주되고 있다.
보로비초프스키지역 출신의 니콜라이ㆍ예르쇼프대의원은 『옐친에게 투표하는 것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보장책』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발트3국의 지도자들은 이번 미소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의 문제가 논의되기를 바라면서 더욱 결속을 다지고 있다.
발트3국 지도자들은 지난 12일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 모여 2차대전 이전에 구성됐던 발트위원회를 복원키로 했다.
고르바초프는 이에 대해 『발트3국은 소련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으며 마치 이말을 기다렸다는듯 약 5천여명의 러시아인들이 에스토니아의회 난입을 시도했다.
또 라트비아수도 리가에서는 러시아군인들과 사관생도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발트3국의 민족주의 독립추진세력들은 이런 일련의 시위가 크렘린의 지휘아래 이루어진것으로 믿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이 와중에서 유화책으로 독립선언이후 의회에서 통과된 독립관련법률의 시행유보를 제안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번 부시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 합의한대로 전략핵무기감축협상(START)에 진전을 이룩한 협정을 조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중대한 외교행사를 앞두고 고르바초프는 오는 7월 열릴 제28차 공산당대회에 참가할 대의원선거에서 일부 공장노동자들과 급진개혁파들의 반대로 61%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다.
그는 현재 그의 개혁메시지를 진정으로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가장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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