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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본격시장경제」장도 첫발/개혁안 내일 최고회의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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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본격시장경제」장도 첫발/개혁안 내일 최고회의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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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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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계획 초반 집중실시/안정ㆍ실질효과 동시추구/급진파 “미흡”반발ㆍ생필품값 폭등 난관소련이 본격적인 「시장경제실험」에 나섰다. 22일 대통령정책자문기구인 대통령위원회와 연방위원회 합동심의를 거쳐 24일 최고회의에 제출될 소련의 경제개혁안은 이른바 「계획시장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어 시장경제도입을 위한 모색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집권후 지난 5년동안 개혁파와 보수파간의 논쟁은 경제개혁의 속도와 범위등을 놓고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했었다.

그러나 시장경제체제로의 급속한 개혁은 극심한 혼란을 가져와 체제붕괴로까지 이어질것이란 보수파의 저항의 벽은 지난해말 최고회의에 경제개혁안이 제출됨으로써 무너져버렸다. 이를 두고 올해초부터 『소련에서는 지난 5년간의 「말을 탄 기수」와 「말을 바꾸려는 상인」간의 싸움은 후자의 승리로 끝났다』는 판정이 일반화돼 있었다. 「말을 탄 기수」는 현재의 중앙통제경제내에서 경제를 부흥시키자는 보수파를,그리고 「상인」은 말 자체를 교체하자는 시장경제 옹호론자를 가리킨다.

하지만 시장경제 도입론자들도 점진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측과 신속한 전면개혁을 요구하는 급진개혁파로 갈려 논쟁을 거듭해왔다.

이 때문에 지난 3월중순 저명한 경제학자와 법률가 등이 만든 20여개의 시장경제도입을 위한 법률초안들은 막바지까지 치열한 논란의 대상이 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최고회의에 제출된 개혁안도 기본적으로 이같은 논쟁을 반영,「절묘한 절충」에 의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소 최고회의에 제출될 이계획안은 준비기간(90년) 형성기간(91∼92년) 발전기간(93∼95년) 등 3단계에 걸친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과정을 설정했는데 초반인 91ㆍ92년에 주요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점진적개혁을 통한 안정과 급진적개혁을 통한 실질효과를 동시에 얻겠다는 의도의 표현인 셈이다.

이번 개혁안에 나타난 소련경제의 지향목표는 「계획시장경제」다. 이는 국가가 국민경제의 기본방향을 설정하지만 세부적경제활동은 시장체제에 맡기는 형태를 의미한다.

이 개혁안은 앞으로 10∼15년사이에 현재의 국가소유를 여러종류의 개인소유로 전환하는,사적 소유제의 도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격제도의 개편과 신조세제도시행,과잉통화흡수를 위한 고금리정책,기업구조개편 및 기업의 신설 흡수 합병등을 위한 신용ㆍ은행제도 개편,상업은행 신설,주식ㆍ채권시장 개설,루블화의 태환화 등 시장경제의 기본요소들을 폭넓게 도입하고 있다.

이중 가장 심각한 쟁점이 되어왔던 부분은 농산물등 생필품 가격체계의 개편이다.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에는 생필품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제도를 철폐,시장의 수요ㆍ공급 메커니즘에 가격결정을 맡기는,「가격혁명」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가격혁명」은 기존생필품가격의 폭등을 수반할 수 밖에 없고,이에 따른 국민들의 반발이 개혁지도부에는 가장 큰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생필품값 폭등이 가져올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개혁안은 경제개혁의 추진에 따라 예상되는 인플레와 실업 사회적 병폐등에 적절히 대응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소련의 생필품 가격은 쇠고기 1파운드(약 4백50g)가 1.8달러,감자 1파운드가 7센트 등으로 엄청나게 싸다. 그러나 소련정부는 가격혁명에 따라 쇠고기 값이 2.3배 인상되는 것을 비롯,생선 2.5배,우유 2배,식빵 3배,설탕 1.8배,식용유 1.8배 등으로 일제히 폭등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함께 모피제품은 20%,아마 및 비단의류는 50%,신발은 35%씩 인상되며 아파트 임대료도 70%,가정용전기요금 1백%,가스값 40%,육상 및 항공요금은 각각 50%가 인상된다.

이날 합동심의를 통과한 개혁안은 식빵과 육류 석유 등 가장 기본적인 생필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규제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제한된 개입의지를 천명했다.

이와 함께 가격인상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생계보조금을 지급키로 했다. 또 어린이에 대해서도 보조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서구 사회와 같은 형태의 사회복지정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급진개혁파들은 이 개혁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급진개혁파들은 이 개혁안이 기본적으로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규정,완전한 시장경제의 도입과 경제각료 해임,중화학공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중단 등 한층 근본적인 개혁시책을 담은 독자적인 개혁안을 최고회의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혀 격론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시작되는 경제개방 5개년계획에 맞추어 올 가을 이전에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법안의 통과를 계획하고 있는 고르바초프는 더 이상 법안의 통과가 지연될 경우 대통령비상대권의 발동도 고려하고 있다고 리즈코프총리가 밝혔다.

고르바초프는 지난 19일 개인의 택지소유합법화를 대통령의 권한으로 지시,보수나 급진 어느쪽이든 자신의 개혁플랜에 장애가 될 때는 강경대응을 불사할 것임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소련의 역사적인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은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리즈코프총리는 이 개혁안의 시행으로 『소련경제가 오는 95년에는 비약적인 도약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재정적인 수단 및 자원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서방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안의 채택은 이제 고르바초프가 확립된 권한을 토대로 본격적인 「시장경제실험」의 험난한 장도에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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