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민 “수사선상 여의원들은 왜 처리않느냐” 반박/민자 “혐의확실” 강조… 신진수의원 불똥튈까 신경○…평민당은 이상옥의원구속에 대해 경위야 어떻든간에 검찰이 사전영장까지 발부받아 구속했기 때문에 대응의 초점을 의원내사의 형평성과 법집행의공정성에 맞추고 있다.
평민당은 이의원구속을 야당탄압이나 제2의 공안정국으로 몰아붙이는 강경대응쪽보다는 형평의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부각하는 온건대응쪽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의원구속은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공직자 비리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범증이 나온이상 이를 야당탄압으로 몰아붙이기에는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21일의 총재단회의 결론도 이의원에 대한 사전영장발부와 민자당문제의원과의 형평성 등을 주로 문제 삼았고 구체적 대응방안을 22일의 의원총회로 넘기는등 상당히 신중한 모습이었다.
평민당은 이의원의 수뢰액수가 2천만원이며 더구나 이를 변제했다는 본인의 주장등을 들어 과연 이정도 사안으로 현역의원에 대한 사전영장이 발부될 수 있느냐는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의원사건이 상대방이 있는 고소사건도 아니고 다른 범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미 지난 4월에 드러난 것인데 정부의 사정분위기에 맞물려 「시범케이스」로 침소봉대 되었다는 게 평민당의 시각이다.
여기에는 이의원구속의 배후에 다가올 임시국회 또는 곧 전개될 개헌정국을 염두에 둔 정치적 목적이 숨어 있다는 식의 기본전제가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김원기의원은 『여권의 내사대상의원들에 대해서는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유독 이의원의 사법처리를 급속도로 진행한 것은 형평을 잃은 정치탄압의 의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차제에 사전영장의 남발에 대한 정치공세도 펼 태세이다.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재야ㆍ노동계에 사전영장발부가 부쩍 늘었음을 지적,『오는 임시국회에서 분명히 짚고 가야 한다』고 벼르고 있기도 하다.
이의원구속대책을 논의한 이날의 총재단회의도 이같은 당내기류를 그대로 반영했는데,김태식대변인은 발표를 통해 불구속수사를 촉구했다.
회의에서는 특히 『이 사건은 검찰에서 오래전에 인지한 사건인데도 국민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청와대특명사정반의 활동개시와 일치한다』고 지적한뒤 『수사선상에 오른 민자당의원들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진전된 내용이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당내에서는 이의원구속을 보는 평민당의 시각이 이런만큼 오는 29일로 예정된 노태우대통령과 김대중총재와의 영수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정치적 타결을 점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민자당은 「이의원구속」을 사법적 맥락으로 파악,정치적 의미부여에 대한 분명한 선을 그으면서도 민자당 당직자의 관련등 전적으로 무관치는 않아 「찜찜한 구석」은 떨치지 못하는 모습.
민자당은 일단 평민당측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해 『구속수사가 불가피했던 모양』이라고 일축하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박준병사무총장은 이날 『이번 사안외에도 검찰이 새로운 혐의를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추가혐의 사실을 시사하는 것으로 이의원구속의 불가피성을 뒷받침.
민자당은 그러나 의원내사설이 기승을 부린 지난주 이의원과 함께 지목받던 당소속 신진수의원에게 이번 구속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점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이다.
박태준최고위원은 신의원문제에 대해 『법대로 처리되지 않겠느냐』고 「이의원 구속」을 보는 시각과 같은 논리를 폈으나 곧 『아직 혐의 내용이 확실치 않은 것 같다』고 꼬리를 달아 「불똥」을 미리부터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민자당내에는 신의원과 이의원 혐의의 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은 실정.
당의 한 관계자는 『신의원문제는 당사자간에 고소취하 쪽으로 해결돼가는 것 같더라』면서도 『그러나 그렇다 해도 검찰의 수사는 계속되는 것인만큼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하지않겠느냐』고 여운.
민자당은 그러나 이의원구속사건을 전후해 정치권의 윤리를 스스로 확보하려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보고 공직자윤리법개정안의 강화등 대책을 서두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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