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맺어주는 『첨단우정』/작년 결성… 매달 미니콘서트/「들국화」 전인권등 회원 백명/“얼굴 서로몰라 더 매력”… 자선공연도 추진컴퓨터는 복잡한 계산이나 사무자동화등 딱딱하고 머리아픈 일뿐 아니라 노래를 전달해주는 우정의 가교역할도 한다.
셈틀소리는 퍼스널컴퓨터(PC) 통신을 이용하던 사람들의 음악동호회. 셈틀이라는 말은 국어학자 외솔 최현배선생이 계산기에 붙인 한글명으로 셈틀소리는 「컴퓨터로 만난 사람들의 음악모임」 이라는 뜻이다.
셈틀은 지난해 9월 회장 이승훈씨(28ㆍ㈜ 한국전산개발부)를 중심으로 PC통신을 이용하던 사람중 아마추어 음악애호가 24명이 결성,현재1백여명의 회원이 활동중이다.
이회장은 현재의 SYSOP인 김환호군(23ㆍ명지대전자공3) 등과 함께 PC통신의 전자게시판에 「함께 음악을 즐기실 분을 찾는다」고 사발통문을 내고 회원들을 모집했다.
SYSOP는 시스템오퍼레이터라는 영어의 약어로 모임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회원들은 주로 전산ㆍ전기등 컴퓨터와 관련있는 학과의 대학ㆍ대학원생이지만 회사원 한의사 컴퓨터 회사대표 오디어전문점 주인등 댜양하다.
그릅사운드 「들국화」 의 리드싱어 전인권씨,KBS 경음악단의 홍사철씨(45)등 전문음악인도 있다.
회원들은 PC용 이름을 갖는데 「CJ23」 「KS386」등 조금 난해한 경우도 있지만 이회장의 「프라이드」,김SYSOP처럼 어린이만화영화의 나쁜마술사인 「가가멜」이나 「모차르트」 「파라다이스」 등 애교있는 이름이 대부분이다.
셈틀은 컴퓨터음악을 주로 하는 신디사이저ㆍ통기타 중심의 어쿠스틱ㆍ재즈에서 로큰롤까지 다양한 음악을 하는 퓨전등 3개부문으로 나뉜다.
특히 인기가 높은 신디사이저부문에서는 여러 악기를 한꺼번에 연결,동시제어를 할수있는 MIDI(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를 이용,컴퓨터음악을 제작하기도 한다.
MIDI는 PC와 디지틀악기를 연결해주는 세계공용 규격기구로 전자색소폰이 어떤 노래를 연주할 때 리듬머신ㆍ전자피아노도 함께 연주하도록 지시한다.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동방」이라는 오디오 및 MIDI전문점을 경영하는 회원 강개남씨(32)는 기타 드럼 천둥소리를 동원해 「비」라는 4분짜리 컴퓨터음악을 만들었다. 강씨는 PC통신을 통해 이 곡을 감상한 다른 회원들로부터 『너무 슬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회원들은 서로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KBS경음악단의 홍씨는 『얼굴을 못보는 라디오가 상상력을 키워주듯이 셈틀은 PC로만 만나기때문에 더욱 매력이 있다』고 자랑했다.
회원들은 주말에 이상길씨(42)가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서울 서초구 양재동 인포랜드 코리아에 모이는데 월1회의 총회에서는 부문별로 미니콘서트도 연다.
지난해 12월 이곳에서 1회 발표회를 열었던 회원들은 ㈜한국데이터 통신의 PC서브 시스템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전자우편이나 게시판을 통해 음악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셈틀은 오는 8월과 12월 두차례 발표회를 열어 실력을 닦은뒤 내년에 불우이웃돕기 자선공연도 열 계획이다.
SYSOP 김군은 『비인간적이기 쉬운 컴퓨터는 이용하려고 노력만 하면 인간사이의 정을 전해주는 충실한 메신저가 된다』고 예찬했다.
셈틀을 PC에서 찾으려면 ZSSEM을 누르면 된다.【김경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