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보화사회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과 대중조작기능을 지니고 있는 핵심적인 정보전달매체인 방송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일대격변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지금 우리방송이 직면하고 있는 격변과 도전은 최근 KBS사장 임명과정서 노출된 방송민주화의 진통,연초에 드러나 사회적인 파문을 크게 일으킨 연예담당 PD들의 수뢰 스캔들 등 운영측면의 문제와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한 외국위성방송의 전파침투,정보의 원활한 소통과 신속한 처리를 위한 뉴ㆍ미디어 도입등 구조적인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운영의 측면서 표출된 방송민주화의 진통은 공영방송인 KBS를 36일간이나 파행방송으로 몰아넣는등 방송사상 미증유의 불상사를 기록했으나 구조개편의 측면에서 뉴ㆍ미디어의 도입은 우리방송의 발전과 진로에 있어서 보다 중요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결코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될 문제다.
정부는 위성방송과 함께 새로운 전파매체로 개발된 유선방송(CAㆍTV)의 도입을 결정하고 올가을부터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가 91년 상반기부터 실험방송,92년부터 상업방송 실시라는 일정을 정했다고 한다.
유선방송의 실시는 방송의 뉴ㆍ미디어시대 진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유선방송실시에 앞서 유선방송이 사회 각부문에 걸쳐 미칠 영향력과 야기할 수도 있는 문제점을 면밀히 연구검토해 충분한 사전대책을 갖추지 않는다면 유선방송을 실시하고 있는 선진각국이 겪고있는 심각한 부작용과 후유증을 우리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유선방송은 보도,교양,연예,스포츠,오락등 각부문의 방송프로를 전문화하고 다양화하며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방송의 질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지니고 있다.
현재 국내 TV방송이 채택하고 있는 VHF전파 송출방식으로는 TV 방송 채널이 5∼7개로 제한되어 전파의 독과점 현상을 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시설과 운영의 과중한 경비부담이란 문제가 있으나 유선방송은 이런 것을 피할 수 있는 대신 보다 손쉬운 참여와 일반방송과의 경쟁에서 생기는 문제가 있다. 바로 시청률 경쟁과 지나친 상업성에서 발생하기 쉬운 저질화,퇴폐화의 문제이다. 이것은 유선TV를 이미 실시하고 있는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뒤늦게 출발하는 우리로서는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각종 통제가 풀린뒤 우리의 영화,비디오,출판물 등에선 이미 이같은 문제점이 발견되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좋은 예다.
정부계획은 프로공급회사를 별도로 두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 과정에서 교양,정보,문화,건전한 오락등 높은 기준이 유지된다면 유선방송은 오히려 기존방송의 사각을 메우고 해외방송 전파의 침투라는 방송국제화 시대의 국민적 충격도 덜어주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밖에 엄정한 공공성유지로 특정 집단의 전유물화를 방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미디어가 우리 방송문화의 수준향상에 기여 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와 제도면의 대비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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