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7개국등 유해도 “2천2백33구”/유엔사도 80여차례 협상벌여/54년 4천23구 송환이 마지막/귀환거부 미군 21명 생사불명… 미북한 「뼈있는 접촉」있은 듯북한에는 8천5백6구의 미군유해 이외에도 2천2백33구의 국군 및 유엔군 소속 유해가 더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유엔군사령부에 따르면 유엔군 소속 유해는 영국등 7개국에서 참전한 장병들의 것이다.
그러나 휴전협정 체결이후 본국송환을 거부했던 21명의 미군포로 생사여부는 불분명하다.
이런점에 비추어 주한유엔군사령부는 오는 28일로 예정된 북한측의 실종미군(MIA) 유해인도를 계기로 한국전에 참전했던 유엔군 소속 병사들의 유해색출작업이 본격화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미 수년전부터 유해발굴을 위한 다국적 조사반의 구성을 북한측에 제의해 왔다.
그러나 북한측은 실종미군이나 유엔군의 수색 및 유해발굴작업이 군사정전위원회의 소관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이같은 제의를 일축하고 말았다.
이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때 북한이 5구의 미군유해를 판문점을 통해 인도키로 결정한 사실은 예삿일이 아니다.
북한이 유엔군소속 장병들의 유해를 유엔사측에 마지막으로 인도했던 것은 54년 8월17일. 당시 인도된 유해는 북한의 포로수용소에 수감중 사망한 미군 1천8백69명을 포함한 4천23구. 그러니까 이번 유해송환은 36년만의 일이 된다.
유엔군사령부는 그때로부터 지난 2월2일 열린 제4백54차 정전회담에 이르기까지 무려 80여차례나 북한측과 유엔군장병 유해송환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유엔군사령부측은 15일 북한의 이번 미군유해송환 방침에 대해 『6명의 미의원들이 5구의 MIA 유해봉송을 위해 서울에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짤막한 논평을 냈지만 실은 내심 반가우면서도 놀라움을 금치못하는 표정이다.
유엔사관계자들과 북한문제전문가들은 MIA와 관련한 북한측의 태도변화를 대체로 2가지 시나리오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가 소련과 중국의 개입설이다. 다시말해 이번 조치는 북한이 소련과 중국의 개방권고를 받아들여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펼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첫번째 신호라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은 이번에 미군유해 봉송 사절단을 이끌고 서울에 오는 몽고메리의원(민ㆍ미시시피주) 등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대미 「미소외교」와 관련한 두번째 가설은 미국의 대북한 밀약설이다.
유엔과 워싱턴의 외교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이 가설은 미국이 실종미군 유해반환에 대한 호혜적 조치로 유엔주재 북한외교관에 대한 미국내 여행제한조치 완화,북한측 인사에 대한 비자발급 완화조치 등 비교적 손쉬운 대북관계개선책을 취하기로 합의했다는 풍문에 기초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단지 5구의 유골이 북에서 넘어온다는 사실을 넘어 미국과 북한간에는 그동안 유해송환을 실현할 정도의 「뼈있는」접촉이 북경을 중심으로 이뤄져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다.【이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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