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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또 “비틀”… 「시국덫」못벗어나/5ㆍ8대책불구 위기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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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또 “비틀”… 「시국덫」못벗어나/5ㆍ8대책불구 위기재현 우려

입력
1990.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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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돌출악재… 분위기 위압/부양책도 말만 요란 “실행별무”증권시장에 예사롭지 않은 불길한 조짐들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대대적인 수요확충방안인 5ㆍ8증시대책이 나왔는데도 연일 비실비실,힘을 잃어가던 증시는 급기야는 최근 2∼3일 사이에 다시 급락세를 보이고 있어 지난달말의 위기상황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5ㆍ8대책 다음날인 9일 주가가 소폭으로 떨어지며 연 6일간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때만 해도 단기급등에 따른 일시적 조정으로 「당연한일」로 간주됐지만 10일 이후 하루에 10포인트 이상씩 급락하는 모양새는 썩 좋지 않은 징후임에 틀림없다.

특히 5조원 이상의 새주식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증시 대책자체도 획기적일 뿐더러 주가와 천적관계인 부동산투기만은 이번 기회에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강력하게 표출되고 있는 시점에서 주가가 떨어진다는게 여간 이상한 일이 아닐수 없다.

주가는 지난 8일 종합지수 7백96으로 정점을 이룬뒤 연5일 내리막세를 보여 14일 현재 7백34로 불과 5일 사이에 62포인트나 떨어졌다.

거래량도 지난 4∼7일 사이에는 2천만주대를 기록하다 8일에는 1천6백만주로 소폭 줄어들더니 9일 1천1백만주,10일 8백68만주,11일 9백36만주,12일 5백6만주 등으로 격감,증시는 주가하락속에 거래부진이라는 2중고를 앓고 있다.

잘 풀려나갈듯하던 증시가 왜 갑작스럽게 힘을 잃고 있고 이같이 무기력한 장세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최근 하락장세는 크게 두가지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우선 「총체적 위기국면」으로 표현되는 시국불안감이 증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민자당 창당대회와 동시에 일어난 반 민자당 과격시위는 증시에서는 전혀 예상밖의 돌출악재로 5ㆍ18광주 10주기와 맞물려 증시분위기를 위압하고 있다.

KBSㆍ현중사태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87년 6월의 시민항쟁이후 최대 규모라는 시위의 성격때문에 투자자들사이에 불안의식이 새롭게 싹트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 및 증시대책이 정부 또는 공권력에서 비롯된 것인데 시위로 표현되는 저항이 그만큼 거센만큼 그 대책도 영향력이 축소되리라는 해석도 가미되고 있다.

하여튼 붕괴의 위기에 서있던 증시를 기사회생케한 정부의 증시대책이 시국불안감으로 투자심리를 흐트러 놓아 그 효과가 반감된 것은 확실한것 같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심리적 불안감 못지않게 5ㆍ8증시대책이 후속조치가 뒷받침되지 않아 유명무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증시내적 변수가 더 큰 작용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조원 이상이라고 말만 요란했지 실제로 증시에 직접 나타나는 효과는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증시대책 이후 가동되고 있는 부분은 증시안정기금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하루에 1백억원 정도의 매수주문에 그치고 있다.

정부가 증시안정을 꾀하겠다는 의지가 아예 없는 것이 아닌지,아니면 정부의 의지에도 불고하고 금융기관등이 제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문제가 없는 것으로 예상됐던 증시안정기금의 경우,정부는 5월이내에 은행과 보험사들로 하여금 5천억원의 출자를 하도록 증시대책에서 조치했는데 전혀 진전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은행은 자신들도 돈이 모자라 지불준비금 부족으로 과태료를 물고있는 실정에 출자할 돈이 어디있느냐는 하소연이고 보험사도 꿈쩍도 않고 있다.

또 증시대책상으로는 상장회사들이 1조원을 출자케 돼 있는데 상장사의 대표기구인 상장사협의회나 전경련ㆍ대한상의 등 경제단체에서는 『아직 공문한장 받아보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증권사들의 경우도 오는 19일에 추가로 2천5백억원을 출자,5월중에 총5천억원을 조성한다는 것만 확실하지 나머지 1조5천억원은 아직도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인 증시안정기금이 이정도인데 나머지 대책들도 보나마나 뻔한 상태다. 투신사들의 자금지원 문제는 지난 4일 재무부의 지시로 일단 3개 투신사가 국민은행과 주식채권을 2백억원어치 맞교환했지만 투신사들은 막상 교환한 채권을 팔기가 힘들게 되어 있는 실정이다.

채권값이 급등하고 시장 실세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거래마저 한산해지는등 채권시장도 제기능을 잃어 제값을 받고 채권팔기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더구나 특수 은행들은 투신사의 보유주식을 현시가대로 매입할 것을 고집하는 바람에 투신사들은 「12ㆍ12 당시 종합지수 8백70선에 매입한 주식을 15%가량 떨어진 값에 손해를 보면서까지 매각할 수는 없다」는 입장에서 아예 교섭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고객예탁금이 불과 3일사이에 4천억원이나 늘어난 점이나 주가지수 7백40선 이하에서 거래된 주식은 1천6백만주에 불과하는등 증시내적 변수들은 언제든지 추가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조건이 좋은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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