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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이 신사고적 경제인가/곽수일 서울경영대교수(경제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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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이 신사고적 경제인가/곽수일 서울경영대교수(경제진단)

입력
1990.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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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증요법 지양,정치ㆍ사회적 처방 절실1980년대 우리의 정치계가 만들어 내놓은 단어중 대표적인 것은 「동참」이라는 것이었다. 즉 5공화국 시작과 더불어 모두 참가하자고 하면서 내놓은 단어였다. 그런데 1990년에 들어오면서 어느덧 「동참」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새로운 단어로 「신사고」라는 것이 나왔다. 특히 3당이 통합하여 거대 여당이 되면서 모든일에 새로운 생각을 가지자는 뜻에서 「신사고」가 등장하여 새로운 국정운영을 모색하는것 같다. 그러나 오늘의 경제현상과 정치인들이 이야기 하는 「신사고」를 연결하다 보면 과연 「신사고」적 입장에서 경제를 운영하는 것이 이런것인가 하고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첫째,대권의 후계자가 누가되고,당권의 향방은 어느 쪽이 되고,계파간의 수적인 안배는 문제가 되더라도,경제에서 수출이 부진하고,물가가 오르고,노사분규가 심화되는 현상은 경제관료들이나 걱정할 일이고 정치권밖의 일이라고 생각하는것 같다. 이는 여당뿐 아니라 야당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경제가 이렇게 어렵고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으면 다른 무엇보다도 경제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시켜 대안을 제시하고 정부ㆍ여당과 논쟁을 벌여야 했을 것이다.

요사이 미국의 경우 정치인들의 관심사 중의 하나는 어떻게 미국의 국제경쟁력을 회복하느냐에 있다. 즉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다른 대안을 제시하여 이에 대해 정책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와 같이 선진국의 정치권에서는 경제 운영이 정치인의 최대 관심사이다. 그런데 우리와 같은 경제후진국의 「신사고」적 정치에서는 경제란 부차적 문제로 간주되고 있는 인상이다.

둘째,최근 경제문제를 다루는 것을 보면 경제를 사회현상으로 보기 보다는 독립된 하나의 경제현상으로 보는것 같다. 예를들면 서울­안산간에 출근시간 교통난이 극심해지자 그 시간대에는 출근차량 이외에는 교통을 제한하자는 생각이라든지,부동산투기가 극심하자 모든 부동산 거래를 일정기간 중지시키자는 발상 등이다. 이는 한마디로 마치 경제문제가 사회생활과는 독립된 현상으로 보는 시각으로서 과거 정치나 행정의 과오를 국민생활의 불편으로 전가시키는데 불과한 우스꽝스러운 「신사고」이다.

경제학의 원류인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경제학 과목의 명칭은 정치심리경제학이다. 즉 경제현상과 정치와 국민들의 심리를 함께 연결하여 분석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왜냐하면 정치와 행정은 결국은 국민을 평안하게 하기 위하여 있는 것인데 이것이 반대로 국민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한다면 그 존재가치를 잃는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수원 또는 서울­인천간의 교통난이 극심하고 부산 지역의 도로가 불통이 되어 있다면 이를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행정부서를 문책하지 않고 반대로 사회생활의 흐름을 저해하는 행정적 규제를 하는 것은 국민에게 불편과 불안만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셋째,최근의 증권시장이나 노사분규,물가 등을 보면 우리 경제운영이 기본을 잃고 말초적인 대안만을 강구하는 것 같다. 예로서 증권시장의 발전은 물타기,뻥튀기,내부자거래 등의 거짓행위가 자행되는 한 단기적 부양책이 있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파동이 올 것이고,물가만 하더라도 시중에 통화가 계속 증발되어 과잉통화 상태가 계속되는 한 물가상승의 위협은 상존할 수 밖에 없다. 노사분규의 문제도 일단 불법 노사관계의 경우 공권력의 투입도 단기적 해결방안이 되겠지만,언제까지 이렇게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듯이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노사분규가 지난 3년간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아직 관행이 정립되지 못하고 노사가 서로 방황하고 있다면 정부ㆍ여당이 게임의 규칙을 제시하여 주어야 한다. 또한 관련법규 제정에 있어서도 노사가 서로 잘 모르고 바꾼것이 있다면 양측의 합의를 유도하여 개정되도록 하여야 하겠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제조업 수출부진,증권시장 침체,물가상승,부동산투기,교통문제 등은 단순한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정치문제,사회문제,국민심리의 문제로 접근하여 해결을 모색하여야 한다. 또한 단기적으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듯이 소방수적 요법을 쓰기보다는 경제의 기본을 건실히 가꾸는 방향으로 해결방안을 추구하여야 하겠다.

따라서 정계에서 이야기하는 「신사고」가 경제에서는 기본을 잘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자유시장 원칙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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