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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재벌 매각부동산 선정작업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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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재벌 매각부동산 선정작업 주변

입력
1990.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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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만큼 팔아야 좋을까”총력정보전/삼성,타그룹수준고려 복수안마련 만반준비/현대 “남양만 매립지는 업무용”계속 주장/동아 “10대포함”에 망연자실10대 그룹들은 10일 열릴 경제난국타개 결의모임에서 부동산매각계획을 발표하기로 한뒤 적정매각규모를 결정하느라 9일 총수들의 직접지휘하에 철야대책회의를 갖는 등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그룹들은 총수의 자택이나 서울시내 모처에 임시대책본부를 설치,타그룹의 부동산 매각규모와 정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적정매각규모를 파악하느라 총력정보전을 폈으며 일부 그룹은 매각 계획보다 많은 매각규모를 흘리기도 하는등 심한 눈치작전을 폈다.

○…삼성은 유럽출장중인 이건희회장이 9일 하오 6시 급거 귀국함에 따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회장자택에서 주요중역들이 참석한 가운데 철야로 부동산매각대책을 논의.

기조실내 부동산대책반은 이회장 귀국에 앞서 매각대상부동산 현황을 복수로 마련,타그룹의 매각규모와 정부방침의 강도를 고려,이회장이 최종결정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정부가 적시한 부산 해운대 극동호텔 3천5백여평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삼성은 상황에 따라 덩치가 크면서도 지가가 낮은 지방소재 부동산을 내놓거나,서울소재의 고가 부동산까지 매각하는 방안등 여러가지 안을 마련,이날 상오까지 지켜본 뒤 최종 결정한 다는 전략.

○…현대그룹은 이날 하오 6시께부터 정주영명예회장실에 이현태종합기획실장 등 간부들이 모여 마무리회의를 하며 매각 대상 부동산을 최종 결정했는데 결국 이미 비업무용으로 판정나 있는 남양만매립지 1백3만평을 제외하는 쪽으로 낙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만매립지는 지난 84년 비업무용으로 판정났으나 현대측은 자동차주행시험장을 짓겠다며 업무용이라는 주장을 계속펴왔다.

○…다른 재벌들과 달리 이날 하오 늦게 우선 매각대상 10대재벌에 포함된 동아건설그룹은 이날 늦게까지 매각대상 부동산파악에 분주.

동아측은 이날 하오 전경련으로부터 『10대 재벌에 대림산업그룹 대신 동아가 포함됐다』는 느닷없는 연락을 받고 사실여부를 관계요로에 확인하는등 법석을 떨었으나 사실로 밝혀지자 망연자실한 모습.

동아측의 한 관계자는 『비업무용 부동산매각을 위한 10대재벌 기조실장회의에도 지금까지 대림이 참석했왔는데 뒤늦게 우리그룹으로 바뀌어진 이유를 모르겠다』며 투덜투덜.

한편 동아그룹의 최원석회장은 이날 『이왕 팔게 됐으니 업무용이라도 불요불급한 땅이면 매각대상에 포함시켜 정부시책에 호응한다는 모습을 보이라』고 지시했다는 후문.

동아측의 이같은 혼란과는 대조적으로 대림측은 동아가 대신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전에 『우리는 10대 재벌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매각대상 부동산실태를 알려달라는 기자들의 주문을 거절.

○…이번 매각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코오롱 한일합섬 효성등 10대이하 그룹들도 대책반을 설치,자사의 부동산 보유현황을 조사하고 매각대상 선정작업을 벌이는 것은 물론 10대 그룹의 매각규모와 내용파악에 분주한 모습.

이들 그룹은 10대 그룹의 부동산매각비율을 보고 이에 따라 자신들의 매각계획을 결정한다는 입장으로 이들 그룹끼리는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등 정보수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열리는 10대그룹들의 경제난국극복을 위한 결의모임에는 그룹총수들이 모두 참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재계에서는 이를 놓고 「건국후 처음 있는 일이 아니냐」며 관심을 집중.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모임자체가 최초의 것은 아니지만 10대 재벌총수 전원이 대리참석인 없이 직접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지적.

그러나 재벌총수들이 직접 참석하게 되기까지에는 이모임을 「지시」한 정부측과 재벌들간에 적지 않은 마찰이 있었다는 후문.

정부측은 「자발적인 모임」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10대그룹 결의모임에 그룹총수들이 직접 참가해야한다고 지침을 내렸으나 이달초부터 연이어 열린 10대그룹 기조실협의회에서 몇몇 그룹이 강력히 반발했었다는 것.

그러나 이번 결의모임을 청와대에서 직접 지시한데다 정부측의 확고한 의지가 표명되자 난색을 표명하던 그룹들도 이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방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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