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손실크다”먼저 안나서 현대 불급업무용도 매각/대우 조선정상화 관련 앞장 럭금 골프장 매각설 부인/정부강도 인식… 속으로는 눈치작전대통령특별담화에 이어 8일 정부의 부동산투기억제 및 물가안정을 위한 특별대책이 발표되자 재벌기업들은 정부의 의지나 사회분위기로 보아 과거처럼 어물어물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본격적으로 비업무용 부동산매각 계획수립에 나섰다.
특히 재벌기업들은 현재의 경제난국이 재벌에도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 이 기회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자발적으로 경제난국 타개에 앞장섬으로써 재벌에 대한 불신을 씻고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계기로 삼자는데 의견을 모아 그 어느 때보다 정부시책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 7일의 10대 재벌기조실장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공동발표키로 한 재벌들은 보유부동산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무리 짓고 매각대상선정 작업에 착수했으며 일부 기업은 매각대상부동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벌들은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기본방침을 정해 놓고도 어디까지 비업무용으로 볼 것인가의 기준이 명확치 않아 매각대상선정에 고심하고 있는데 오는 10일 10대 재벌총수회의에서 기업의 대응조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매각대상발표를 뒤로 미루고 있다.
대부분의 재벌들은 삼성ㆍ현대의 부동산처리 방침을 보고 여기에 따른다는 눈치를 보이고 있는데 삼성ㆍ현대 역시 앞장서지는 않을 방침이어서 의외로 재벌의 부동산 매각결정이 늦어질 전망.
○…경영전략ㆍ노사관계 등에 발빠르게 대응,다른 그룹의 부러움을 샀던 삼성그룹은 이번 정부조치에 앞장서 호응할 경우 기업의 손실이 큰 탓인지 다른 재벌의 움직임을 보고 부동산매각 범위를 결정할 움직임. 삼성측은 오는 10일 열릴 10대 재벌총수회의에서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것으로 보고 부동산처분계획서 제출기간도 6월말까지로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어 여느때처럼 「총대」를 메지는 않을 듯.
삼성은 지난해말 부동산 보유현황을 토대로 국세청이 조사를 완료한 것으로 판단,이 기간중 그룹차원에서 불요불급한 매각대상부동산에 대한 실무조사를 벌이기로 했는데 현재 유럽지역에 출장중인 이건희회장이 이달 중순께 귀국하는대로 자체조사결과와 처리방침을 복수안으로 만들어 보고한 뒤 최종방침을 결정할 예정.
○…이미 각 계열사별로 부동산 보유실태조사를 마무리 지은 현대그룹은 비업무용 부동산의 매각은 물론 업무용이라 하더라도 당장 생산활동에 필요치 않은 부동산을 분리해 매각계획을 수립중이다.
정주영명예회장은 정부조치의 강도를 인식,정부방침에 적극 호응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종합기획실로부터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는데 실무자들은 당장 필요치 않은 업무용부동산을 가려 내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
현대의 한 관계자는 총보유토지가 8백만평에 건물이 1백70만평으로 토지 대 건물의 비율이 4.6대 1이기 때문에 과다보유라고 보기 어렵고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비업무용 부동산이 많지 않다고 해명하면서도 정부와 기업의 시각차이가 크기 때문에 업무용부동산중 상당부분이 매각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
○…비업무용 부동산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려진 대우그룹은 정부의 부동산매각 방침에 따라 ㈜대우 보유토지 11만8천여평을 매각키로 방침을 결정.
대우그룹은 대우조선의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대우가 대우조선에 현물출자한 부산해운대의 9만3천여평 등 수영만일대 택지 및 상업지 10만7천평과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물류센터 용도의 토지 7천9백50평 경남 김해군 녹산면 소재의 골재채취장 2천5백70평 등을 조기 매각키로 했다.
대우가 이처럼 다른 재벌보다 앞서 매각방침을 밝힌 것은 수영만일대의 따은 대우조선 정상화와 관련,매각이 불가피하고 기타 부동산은 자투리땅으로 보유할 가치가 별로 없기 때문.
○…지난 4일 구자경회장이 사장단회의를 소집,업무용이라 하더라도 급하지 않은 부동산은 매각하라고 지시하는 등 정부조치에 대해 적극적인 호응자세를 보이고 있는 럭키금성그룹은 각 계열사별로 비업무용 부동산과 당장 쓰지 않을 업무용 부동산조사에 착수했는데 매각대상은 내주 중에 윤곽이 드러날 듯.
럭키금성의 이같은 적극적인 태도때문에 최근 물의를 빚은 곤지암 부근의 골프장 부지와 강남구 신사동일대의 반도패션 매장부지를 매각할 것이라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그룹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
한진그룹은 매출액 기준으로 재벌랭킹이 7∼8위에 불과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 하면서도 정부시책에는 따른다는 입장.다른 그룹의 조치를 보아가며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한 한진측은 현재 계열사별로 보유부동산을 총정리하고 있는데 제동흥산이 경영하고 있는 제주도의 제동목장(약5백만평)을 정부가 어떻게 판정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진측은 정부가 대기업의 목장 경영을 적극 권장해 놓고 이제와서 비업무용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딴 부동산은 팔더라도 제동목장만은 지키겠다는 태도.
이 밖에 쌍용그룹이 지난 4일 부동산매각 관련 11개 계열사 부서장회의를 갖고 처분부동산 대상을 선정중이며 선경도 하치장과 연구소 부지 등을 파악,매각계획을 확정지을 방침인데 육림목적의 1천2백만평의 산림에 대해서도 정부 판정에 따라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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