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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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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5월1일 미국의 극비첩보기인 U2기가 소련영공을 정찰비행중 소련군에 의해 격추된 사건은 미소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냉전시대 최악의 사건이었다. ◆U2기 사건으로 인해 4대국 파리 정상회담이 유산되고 아이젠 하워 미대통령의 방소계획이 취소되었으며 U2기조종사 프랜시스ㆍ개리ㆍ파워즈는 소련법정서 10년형을 선고받았다. 파워즈는 3년뒤 미국서 복역중인 소련고위간첩 루돌프ㆍ아벨과 상호교환되었지만 U2기 사건은 1960년 대통령선거서 닉슨부통령이 뉴프런티어 기수 케네디 상원의원에게 진 패인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미공화당 행정부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때까지 소련은 우랄산맥 기슭의 격추지점만을 발표했을 뿐 자세한 격추 상황을 극비에 부쳐왔었는데 최근 느닷없이 U2기 격추진상을 밝히고 나와 관심을 끌고있다. 소련 군기관지 붉은 별의 보도에 의하면 소련군은 당시 최신예 전투기인 MIG19와 SU9를 출격시켰으나 U2의 고속고공비행으로 요격에 실패하고 샘 2지대공미사일로 U2를 격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상에서 발사한 샘2미사일 제1발은 요격차 발진한 MIG19에 명중,조종사가 사망했고 제2발이 U2를 맞추었다. ◆레닌묘서 소련군의 메이데이 기념행진 사열중 방공사령관으로부터 첫보고를 받은 흐루시초프는 나흘뒤 이를 발표,맹렬한 외교공세로 미국을 몰아 붙였다. 30년간 극비에 부쳤던 U2기 격추진상을 이제와서 자국요격기를 오인격추한 실패담까지 낱낱이 밝힌 소련의 저의에 대해서는 해석이 구구한데 미소관계를 최악으로 몰아넣었던 U2기 사건을 상기시켜 미국의 리투아니아사태 개입을 견제하려는 속셈같다는 추측이 그럴싸 하다. ◆막상 미국도 지금 리투아니아 사태에는 매우 신중하다. 소련의 무력개입을 견제하기 위한 자제라는 것이 대개의 해석이다. 이런 줄다리기 속에서 4일 인접 라트비아공화국 의회는 압도적 다수표로 소련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선언했다. 발트3국 문제는 거대한 다민족국가 소련의 더 뜨거운 감자가 되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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