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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지원 명분속 실리 챙기기/미「대공산권 수출통제」대폭완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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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지원 명분속 실리 챙기기/미「대공산권 수출통제」대폭완화 의미

입력
1990.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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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의 「새 활로」속셈/일ㆍEC의 「불법독주」도 의식… 연 백억불 수출길/한국도 본격 진출 발판미국이 지난 41년간 적용해 오던 코콤(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 규정을 대폭 완화키로한 2일의 결정은 미국의 자국이익증대라는 실리적 측면과 동서간 무역확대를 통한 동구권의 세계경제유대강화라는 두가지 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미국은 지난 2월 파리에서 열렸던 코콤 17개 회원국 회의에서 EC(유럽공동체)와 일본등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소련 등 동구권에 대한 수출금지 및 통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부시행정부는 컴퓨터 통신 등 첨단기술과 제품을 동구권에 제한없이 수출할 경우 군사무기제작에 활용돼 서방측의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EC회원국과 일본은 자국의 이익을 내세워 상당량의 첨단기술과 제품을 소련 등에 수출해 왔다. 거기다 동구권에 중도우파 정권이 들어서고 소련마저 군사비지출을 대폭 감축한데 이어 군수산업을 경공업으로 전환하고 있어 미국이 「냉전논리」만을 고집하기는 힘든 형편이 됐다.

미국의 산업계는 그동안 행정부 측에 『코콤규제로 인해 무역거래의 기회가 상실되고 있다』고 불평해왔는데 실제로 매년 무역량중 약 1백억달러 상당의 제품이 코콤규제로 수출하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당해왔다.

반면 EC와 일본은 83년부터 약 6천대의 공작기계를 수출했으며,매년 코콤의 통제를 무시하면서 첨단제품의 수출물량을 증대시켜 왔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상대적 경쟁국들인 EC와 일본을 의식해서라도 미국의 군사기술 우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전략품목」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제품을 규제에서 풀어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된 것이다.

말린ㆍ피츠워터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코콤규제완화와 관련, ▲동구개혁의 지원 ▲진부하게된 규제품목의 현실화 ▲일반적으로 입수가능한 제품의 규제해제 등의 원칙을 세워 현재 1백20개품목 중 40여개를 완전해제 하거나 완화토록 밝혔다.

규제완화 및 해제품목중에는 초당 2백75메가비트의 데이터처리 속도를 가진 컴퓨터가 포함돼 있으며,통신기기 분야에서는 셀룰라통신기기와 인공위성지상중계 장치의 수출이 완화됐고 1백56메가비트급 광섬유통신기기와 마이크로 웨이브 통신기기 등이 포함됐다.

공작기계부문에서도 수치제어장치의 수출통제를 크게 완화키로 했다. 미국은 최근 소련에 1백여개의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신시장개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최근 실적을 보면 펩시콜라사가 소련의 보드카 회사와 구상무역을 하기로 했으며,유에스 웨스트사가 소련지역을 횡단하는 광섬유전화선망 배선사업을 수주했다.

또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전화배선사업과 폴란드의 유선 TV방송사업참여에 이어 보험ㆍ금융의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대소련수출액은 지난해 45억달러로 전년대비 1.5배의 증가를 기록했다.

한편 세계경제구도의 개편이라는 입장으로 볼 때 그동안 코메콘(공산권경제상호원조회의) 체제를 유지해온 소련과 동구로서는 시장경제채택 등 경제개혁이 시급한 실정이어서 이번 조치로 세계경제체제와 보다 밀접한 유대를 맺을 전망이다.

가트와 IMF 등 국제경제기구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소련과 동구는 자국경제 발전의 걸림돌이 되어왔던 코콤의 규제철폐를 요구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서방선진국과의 경제교류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방경제전문가들은 「코콤의 벽」이 무너지면 세계경제는 북미ㆍ유럽ㆍ일본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등 3대블록으로 나눠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북방정책을 바탕으로 대동구권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코콤완화조치에 따라 상당한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코콤의 회원국은 아니지만 지난 87년 미국측과 교환한 양해각서에 따라 코콤의 간접규제를 받아왔으며 지난해 8월의 한미전략물자 수출통제 실무협의를 통해 올하반기중 1백75개품목의 대공산권 수출을 통제받게 돼 있다.

일부 재벌기업들은 미국측의 압력에 따라 자체적으로 규제위원회를 구성,금지품목의 대공산권 수출을 자제해 왔었다.

한국은 이번 미국의 코콤수출규제완화 조치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있는 일부첨단기술제품의 수출을 가속화할 계기가 됐으며,합작회사설립 등을 통한 동구권 진출의 길이 넓어지게 됐다.

또 92년 EC통합에 대비해 동구의 진출을 통한 우회수출의 발판을 마련하게 돼 경제난 타개에도 일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장훈기자】

□대동구권 국가의 무역실태 (단위:1백만달러)

국 명 미 국 일 본 E C

수 출 수 입 수 출 수 입 수 출 수 입

소 련 4201 802 3053 2525 12425 15303

루마니아 86 463 40 166 624 2565

불가리아 160 117 114 46 1470 561

체 코 46 102 63 120 2533 2557

동 독 457 151 97 63 6473 5252

헝가리 116 360 92 142 3192 2779

폴란드 183 495 148 94 4466 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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