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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챙기기」나선 노대통령(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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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챙기기」나선 노대통령(사설)

입력
1990.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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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이 현재의 시국상황을 난국으로 시인한것은 늦으나마 다행한 일이다.정치ㆍ경제ㆍ사회전반에걸쳐 어려움과 고통이 팽배해가고 있는데 국사에 책임을 져야할 행정수반이 지금까지 너무 느긋해 있지않았나하는 감이 없지않았던 차였다. 물가도 그렇고 노사분규도 그렇고 증권도 그런데다가,안정세를 구축했다는 거대여당이 매양 흔들거리고만 있으니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곳을 잃게되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치가 불안해지면 사회도 불안해지게 마련이다.

민생치안이 말씀이 아닌 지경에 이르렀는데 치안당국은 시국치안에만 매달려 있는 듯한 작태로 남아있다면 그런 치안을 믿고 마음편해할 국민은 아무도 없을줄로 안다.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경제가 비틀거리고 사회가 질서를 잃은 곳에서 안정이란 찾을 수 없다. 만사가 짜증스러운판에 그러한 시국을 만들어낸 현정부에 불만을 안가질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모두가 하나같이 이러다간 나라가 어떻게 되는것이 아닌가 하는 위구심을 가지고 있는듯한 요즘 분위기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조금만 더 지속된다면 이번에는 맹랑한 유언비어가 나돌게 될것이며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나라사정은 비상사태로 떨어질 수 밖에 없게된다.

노대통령이 현시국을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게 된것도 민심의 조속한 수습없이는 사태가 점점 더 어렵게 되어갈뿐만 아니라 자칫파탄의 지경에까지 이를지도 모른다고 파악했기 때문일 것이며,그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무슨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일것으로 생각된다.

대통령이 직접 시국의 위기관리에 나서기로 했다면 문제의 실마리를 풀 방법은 조만간 찾아지리라고 우리는 믿는다. 비록 지금까지 이렇다할 행정적 업적을 남긴것은 없지만 그가 입버릇처럼 말해오던 참고 기다린다는 느긋함이 더이상 국민의 납득이나 동정을 받지 못하게된 이상,이제부터는 기다리고 인내해오던 그의 능력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때가 되었다고 우리는 기대하고싶다. 그리고 사태수습에 발벗고 나선이상 끝장을 보는 지속적이며 강력한 추진력과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책임정치 책임행정의 본때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두말할 여지도 없이 위기시국의 인식이란 우리사회가 안고있는 증후가 사회의 정상적이며 건전한 존립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처방도 부분적이거나 본을 두고 말을 다스리는것이 되어서는 안될줄로안다. 가령 부동산투기나 왜곡된 돈의 흐름을 예로 들어보더라도 큰물고기는 빠져나가고 송사리나 잡게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간 모처럼의 직접 위기관리가 별무신통한 것으로 낙착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기왕 칼을 뽑았으면 우리 사회의 온갖 병폐의 근원이 되어있는 굵직한 줄기들을 모조리 가려내서 재발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을만큼 철저히 칠것 치고 손볼것 손보아 달라는 간절한 당부를 하고싶다. 서민보다는 사회지도층,안가진자보다는 가진자의 부조리를 다스리는것이 더급한 일이라고 우리는 믿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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