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한차례 더 오른후 보자”관망/“구체 후속조치 없으면 더 큰사태”우려도/직원들 “고객에 미안,정부노력을”검은리본 눈길○…노태우대통령의 3대 경제현안 해결을 위한 특별대책마련지시로 증권시장이 폭등세로 돌아서며 활기를 되찾자 증시관계자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도 앞으로의 증시방향에 대해서는 「기대」와 「회의」가 교차하는 상태.
전날까지 과격시위를 벌이던 투자자들도 1일에는 『이제 좀 지켜보자』는 식의 관망세로 돌아서 단1건의 시위도 발생하지 않는 등 증시 분위기가 일단은 수습,진정 국면에 들어가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추가적인 강력한 부양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증시는 종전보다 더 걷잡을수 없는 폭락사태로 돌입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의 긴급지시로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고 추가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것이기 때문에 부양책이 나오지 않으면 실망감으로 더심각한 위기 국면이 도래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통령이 나섰는데도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더이상 기대할게 없다」는 공황의식이 확산돼 엄청난 불행이 초래될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서증권 홍인기사장은 그동안 주가하락을 방치해둔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대처방안에 나선것은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일단 투매양상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날 마련된 방안이 원론적인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후속조치가 뒤따라야한다고 강조했다.
고려경제연구소 차화준고문은 최근 투자자들간에 각종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감이 누적돼온 만큼 이번에도 「구두선」에 그칠경우 종전보다 더 심각한 투매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 대책이 증권ㆍ보험사의 부동산지분과 상장기업의 증시안정기금 출자등 증시내부의 자구적 성격의 대책인데다 실행과정에서도 상당한 무리가 따를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은 한단계 상승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제일증권 김창근전무는 정부가 증시를 일단 더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상 주가폭락사태는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의지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후속적인 범정부차원의 장단기 증시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관투자가로 신규지정된 연금ㆍ기금등이 증시에 개입할 수 있는 장치마련이 급선무이고 상장기업들이 증시안정기금에 출자할 수 있도록 각종 금융ㆍ세제상의 지원을 해야하며 안정기금이 대규모로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신증권 이영웅이사는 이날의 상승여파는 당분간 이어져 단기간내에 종합지수 7백50∼7백70선까지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내부적으로 이정도 주가지수에서는 이전에는 문제가 되고 있는 미수ㆍ신용등 외상주식을 내놓지 않을 방침인데다 추가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고 급락에 따른 반발매기도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객장에 모여있던 투자자들은 이날 전광판이 온통 상승을 나타내는 적색으로 나타나자 크게 안도하면서 그동안 거친 시위로 서먹서먹해진 증권사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등 미안한 감정을 표출하기도.
그러나 투자자들은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신감이 가시지 않은듯 『이번에는 믿어도 되는 것이냐』며 추가부양책에 대해 기대반 회의반.
일부 발빠른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증시안정기금을 비롯,증시부양자금이 과연 어느 업종을 언제부터 매입할 것인지를 점치면서 감잡은종목에 매수주문을 내는 신속함을 보이기도.
○…증권사 직원들이 이날부터 가슴에 검은리본을 달고 근무,눈길을 끌고 있다.
직원들은 25개사 노조가 중심이돼 「증시사망」을 상징하는 리본을 패용키로 했다고 밝히고 이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재산상의 손실을 끼친데 대해 사과하고 증권사 및 정부관계자들에게 「조금더 잘해줄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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