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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악영향” 뒤늦게 심각성 자각/잇단분규 정치권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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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악영향” 뒤늦게 심각성 자각/잇단분규 정치권의 반응

입력
1990.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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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수습엔 여야 “안도의 숨”/부랴부랴 3계보 한 목소리 찾기 급급 여/「힘의 행사」가 위기가중… 국회수렴요구 야KBS사태가 공권력투입직전 간신히 수습국면을 맞고 현대중공업파업이 경찰력에 의해 진압되는등 노사분규가 타결보다 분쟁의 여지를 계속 남기는 방향으로 진행되는데도 정치권은 속수무책의 형편이다.

정치권은 노사양측은 물론 정부쪽에도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는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정파별ㆍ계보별로 견해를 달리하고 있어 뚜렷한 처방조차 내놓지 못하는 실정.

○…민자당은 KBS와 현대중공업사태에 대해 어디까지나 공권력행사없이 자체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게 기본입장이다.

KBS의 경우 30일부터 방송정상화가 이뤄지겠지만 근본 해결책에 대한 당내계파간의 시각차가 현격해 공식당론조차 채택하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 따라서 방송정상화로 방향이 잡히자 안도의 표정이다.

특히 KBS사태가 현중사태의 도화선이 돼버린 격으로 상황이 급박해지자 민자당은 부랴부랴 집권여당으로서의 한 목소리를 찾아가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자당이 이같이 늦게나마 적극적인 입장으로 전환,사태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입김을 불어놓고 있는 것은 결국 KBS사태의 여파및 현대중 진압의 후유증을 심각히 우려한 때문으로 보여진다. 이번 사태의 원만한 수습이 없이는 향후정국운영과 관련해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상황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민자당이 다름아닌 집권여당이란 측면을 고려해 볼 때 이번 두사태의 전개과정에서 취한 정치적 처방의 흔적은 매우 미미했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고작 경찰의 강제진압이 있고 나서야 현중사태에 대한 공식논평을 내놓은 것이나 당내계파간의 줄기찬 이견논쟁 등은 모두 차치하고라도 집권여당의 사태수습에 임하는 정도가 얼마나 무기력한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실제 국민생활과는 무관한 지역적인 당내문제에만 골몰한 나머지 집권여당 본연의 기능마저 상실해 버린 게 아닌가하는 지적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적어도 이 시점에서는 부인키 어렵다.

제2 제3의 노사분규로 나라 전체가 한바탕 열병을 앓게 될 수도 있다는 가정을 상기해 볼때 민자당의 무력증은 더이상 방치해 둘 수 없다는 게 지적의 초점인 만큼 민자당으로서도 「현안」에 대처하는 제기능의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소리가 높다.

○…평민당과 민주당(가칭) 등 야권은 KBS사태와 현대중공업문제에 대해 정부의 강경대응을 책하며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평민당은 KBS와 현대중공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이 3당합당이후 거여가 된 여권이 「힘의 논리」를 버리지 못하고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야권은 초읽기에 몰리고 있던 KBS사태가 막바지에 가서 극적 타결의 돌파구를 찾은 데 대해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사후수습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평민당은 KBS문제와 관련,어떤 경우에도 공권력투입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 왔는데 일단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고 보는 것이다.

평민당은 KBS사태는 현대중공업과는 달리 언론자유라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정부와 노조측의 공동자제를 호소해 왔는데 노조가 「선정상화」로 방침을 정한 만큼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정부의 성의는 두말할 것이 서기원사장의 퇴임이 된다.

평민당은 정부의 무리한 공권력행사가 전사업장과 사회 각분야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와 경제난 등으로 인해 가뜩이나 높아진 사회의 위기상황을 부추길 것이라는 진단을 하고 있다.

이와관련,한 당직자는 『민자당내분 등으로 인해 내부의 취약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여권이 또다시 감당하지 못할 무리수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정치권이 리더십 부재현상을 보이고 있는 마당에 힘이 행사되는 것은 위기를 가중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민주당은 KBS와 현대중공업사태는 3당합당을 자행한 민자당의 대재벌유착과 극우적 속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도 KBS와 현대중공업사태에 대한 근본적 접근에서 평민당과 견해를 같이하면서 임시국회소집을 요구하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일요일인 29일에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KBS와 현대중공업사태가 국가적 위기라는 인식아래 본격적인 대응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이처럼 야권은 각각의 조사단을 현장에 보내 자체적인 진상파악에 힘쓰는 한편 문제의 정치권 수렴을 위해 임시국회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KBS사태나 노사문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측면을 감안하면 뚜렷한 수습방안이 있을 수 있겠느냐는 데 대해서는 자신있는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음도 사실이다.【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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