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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부양책없다”에 증권가 벌집쑤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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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부양책없다”에 증권가 벌집쑤신듯

입력
1990.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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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이때 폭탄선언”… 회사채 인수중단 선언도/「부동산보유1위」 대우증권 시위피해도 “1위”/큰손들 「사우나 장세」 활용 초단기 매매로 재미○…정부가 「증시부양책을 고려치 않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28일 증시에서는 주가가 다시 대폭락하고 투자자는 물론 증권업계도 크게 반발하는등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종전까지만해도 증권사 객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투자자들은 민자당 지구당사로 찾아가 농성을 벌이는가 하면 구호ㆍ행동도 거칠어지고 있고 증권업계도 더이상의 회사채 인수중단을 선언하는등 증시가 한차례의 회오리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재무장관등 새경제팀이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데도 「증시자율」만을 강조,증시분위기를 위축시키더니 끝내는 「무부양책」이라는 폭탄선언을 해 증시붕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증시가 하강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투자심리가 극도로 불안한 「민감한 시기」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불을 보듯 뻔한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증시의 기본생리조차 모르는 무지의 소치하고 비난하고 있다.

또 지금의 증시침체가 경제적요인 못지않게 KBS사태ㆍ노사분규ㆍ부동산투기대책에서 드러나듯 무엇하나 속시원히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정책의 불신감에서 비롯된 것인데 정부가 책임을 지지는 못할망정 이제와서 「알아서 하라」는 책임회피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정부는 12ㆍ12부양조치가 큰손들에게만 혜택을 주었다는 과거의 「족쇄」에 묶여 『증시부양은 그때 그사람들이 한것이고,나는 나대로 원칙에 입각,증시에 개입치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은 관료들의 면피성 무사안일일 뿐더러 일을 더욱 그르치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투자자들은 특히 주가하락이 멈춰지는 시기에 엉뚱한 말로 폭락을 초래한것은 당국이 주가폭락을 원하는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발표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전보다 더 거칠게 전국각지에서 과격한 시위를 벌이고 있고 증권사들도 기업들의 회사채를 더이상 사주지 못하겠다고 선언하는등 증시는 지금부터가 더 문제가 될듯한 분위기.

○…28일 증시는 주가폭락속에 각종 달갑지 않은 신기록들을 양산.

이날의 낙폭 28.49포인트는 지난 26일의 사상최고치(28.96)에는 못미치지만 토요일의 단일장 기록으로는 증시사상 최고치였다.

또 거래량 3백90만주는 지난 88년7월16일의 3백5만주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고 하락종목 7백41,하한가 4백17개는 지난 26일의 7백43개 및 4백77개와 엇비슷한 사상최저 수준.

○…이날 계속된 투자자들의 시위는 크게 두가지 점이 특징.

상계지역 투자자들은 이날 주변 증권사 지점에서의 데모가 양에 차지않았는지 인근 민자당 지구당 사무실로 몰려가 기습농성을 벌이기도.

특히 이날에는 대우증권 지점들의 피해가 컸는데 투자자들이 업계 1위인데다 부동산을 제일 많이 사들인 이증권사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던 것.

이에 따라 50여개의 대우증권 전국 각 지점은 대부분 영업을 할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특히 지방에서는 투자자들이 아예 셔터를 내려놓고 「금일휴업」이라고 써붙이기도 했다.

○…증시가 최근 3∼4일 동안 폭등락을 거듭하자 투자자들은 이를 「사우나 장세」라고 명명.

냉온탕 들락날락 하듯 요동치는 주가를 따라잡기 위해 땀흘려 쫓아다녀도 도대체 이해하기 힘들뿐더러 피로만 누적된다는것.

이같은 사우나 장세에 큰손들이 과감히 주식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주로 명동 강남 사채업자가 중심이된 이들 큰손은 한번에 수십만주씩의 주식을 거래하며 아침에 샀다가 오후에 파는등의 초단기매매로 재미를 보고있다는 것이다.

○…증시가 어수선한 가운데도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미수금과 신용융자가 소폭이나마 줄고 있다.

미수금은 지난 20일 1조9백56억원을 기록한후 26일현재 5백억원가량 감소. 신용은 같은기간 2조6천억원에서 1천억원 감소.

특히 지난 26일의 대용증권 대납제도의 개선으로 앞으로 외상주식은 더욱 줄어들 전망인데 이럴경우 증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일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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