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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치통합 역사적 길목/EC 12국 오늘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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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치통합 역사적 길목/EC 12국 오늘 정상회담

입력
1990.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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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급변ㆍ미 퇴조 바탕/천일내 연방구성 논의/경제차이등 난제불구 각국 필요성 공감【파리=김영환특파원】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앞으로 1천일이내에 유럽공동체(EC)는 초국가적인 유럽연방체가 될 것이다』

28일 더블린에서 열리는 EC12개국 특별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의제로 내세울 유럽 정치통합 제안의 목표는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EC의 정치적 통합과 독일 통일문제가 중점 논의될 예정이다.

이같은 사안은 이미 지난 21일 더블린서 열린 EC 외무장관 회담에서 불독 양국이 제의 했으며,25ㆍ26일 파리서 열린 제55차 불독 정상회담에서도 재확인됐다.

두나라의 제안은 유럽 단일시장 형성과 화폐통합 이외에도 93년1월1일부터 정치적 동맹까지 구축하자는 것이다. 즉 외교정책이나 안보문제 등 정치적 핵심사항에 대한 결정을 「국민 국가」의 차원에서 EC의 차원으로 넘기자는 것이다.

프랑스나 서독ㆍ벨기에의 안에 따르면 EC 각 기관의 권능을 강화하면서 외교정책을 공동수립하고 집단안보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이 골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91년까지 EC의 헌법이라고 할 로마조약의 개정을 끝내고 각국이 비준해야한다.

그러나 실상은 화폐통합의 마지막 단계에서도 많은 진통을 겪어야 한다.

통화주권을 유럽중앙은행에 맡기고 정책 결정을 국민국가의 수준에서 EC의 각료회의로 옮기는 문제들은 국가주권의 침식이라고 영국이 끈질기게 반대하고 있다.

정치통합은 더욱 난제가 많다. 현재 EC는 각료회의가 주요 의사결정기구이다.

EC의 대다수 국가들은 이 기구의 결정방법인 만장일치를 다수결로 바꾸려 하고 있으나 대처 영국총리는 이에 강력 반대한다. 그러나 개혁의 지지자들은 EC가 더이상 만장일치의 요건에 의해 무기력한 의사 결정을 할 여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경제통합을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이 60여건이나 된다. 이는 각국마다 다른 부가가치세율 등 각국의 이해가 엇갈려 타협하기 지극히 어려운 것들 뿐이다.

따라서 통합의 가속화를 위해서는 만장일치의 미덕을 포기하고 필요한 것은 강행해야할 시점에 왔다.

정치통합을 위한 EC기구 강화의 구상에는 가끔씩 특별회의로 만나는 각료회의를 상설각료기구로 바꾸고,EC 위원회에서 공동의 외교ㆍ안보정책을 결정토록 하며,4년임기의 EC 대통령 순환제의 부통령 설치 및 인구비례로 EC 의회를 구성하자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구와 나토와의 관계,혹은 금년말 열릴 35개국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와의 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사실 이러한 정치적 동맹안은 EC의 새로운 목표가 아니다. 2차대전후 EC의 창안자들이 꿈군것으로 87년 채택한 단일의정서에도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70∼80년대 부분적인 공동시장의 형성,EC 기관의 정치적 권능부여에 대한 국가의 거부권 행사로 답보했던 EC가 90년대에서 급진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보다 유럽,특히 동구에서 스탈린적 질서가 전복됨으로써 정치ㆍ경제ㆍ안보면에 진공이 생긴데 있다.

동구의 변화와 서구로부터 미국의 점진적인 철수를 고려할때 불가피한 것으로 대다수 EC 회원국이 정치동맹의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 많은 유럽국가들은 통일된 독일의 힘이 통일된 유럽의 틀속에서 가장 잘 억제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서독은 서독대로 프랑스 등 인접국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EC속에 닻을 내리려 한다.

프랑스와 서독은 콜총리의 10개항 통일안과 오데르 나이세선의 독파 국경선 인정문제로 소원했던 과거를 씻고 다시 파리­본 축으로 EC를 공동주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그같은 표면적 협력의사 속에는 여전히 만성적인 오해ㆍ질투ㆍ불신이 숨어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서독은 EC 예산의 최대부담국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서독의 최대과제는 이제 동독의 재건임이 틀림없다.

콜총리는 독일통일과 유럽의 통일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파리에서 밝혔었다.

서독으로서는 동독의 재건에 서독의 힘뿐아니라 EC 각국의 힘이 가세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바람직한 것이다.

이런 어려움때문에 EC의 정치통합이 93년1월까지 쉽사리 이루어질 수 없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제안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래서 이번 더블린 회담은 85년 단일의정서 마련을 위해 모였던 밀라노회담 만큼 역사적인 만남으로 평가되고 있다. 불독의 합창에 각국이 화음을 맞추어 줄 것인지 온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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