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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후계문제 새관심 부각/4남 몽우씨 자살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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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후계문제 새관심 부각/4남 몽우씨 자살계기

입력
1990.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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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 장남사망후 「대물림구도」바뀌어/「2세ㆍ전문경영인」체제 변화주목/계열사 대거 인력채용등 최근 몽구세 부상 흥미정주영현대그룹 명예회장(75)의 4남 몽우씨 (45)가 24일 오랜 지병 끝에 자살로 삶을 마감함으로써 국내의 정상급 맘모스 기업군인 현대그룹의 후계자문제가 새삼스럽게 관심을 끌고 있다.

재계 주변에선 지난 82년4월 장남 몽필씨에 이은 이번 몽우씨의 죽음이 노경영인에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적지않은 충격을 줄수 밖에 없는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의 기초적인 후계자구도가 바로 장남의 죽음을 계기로 시작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후계문제가 한단계 더 진전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88년의 서울올림픽 이후 3년째 그야말로 정력적으로 계속돼온 정명예회장의 북방 경제교류활동도 한동안 주춤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혹은 그 실질적 활동은 별 위축을 겪지 않고 계속되더라도 형식상 바람을 몰고 다니던 스타일에서 잠행하는 스타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강한 편이다.

현대그룹의 후계자문제는 단순히 거대재벌그룹의 대물림이라는 차원보다는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등히 많은 2세들과 창업자의 형제까지 포함된 복잡성 때문에 그동안 더욱 세인의 관심을 모아왔다.

원래 아들이 많은 집안으로 6남1녀의 장남인 정명예회장은 8남1녀의 자식을 두었다.

정명예회장은 장남을 교통사고로 잃은 직후 그동안 실무적인 업무만을 맡겨오던 아들들을 대거 경영일선으로 끌어올려 경영수업을 닦게한데 이어 지난 87년 구체적인 후계구도의 틀을 잡아 2세들에게 계열사경영을 맡겼다. 이때의 구도가 지금까지 크게 변화되지 않은채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현대그룹의 39개 계열사중에서 2세들이 경영을 맡고 있는 곳은 13개사,전체의 3분의1을 2세들이 맡고 있다.

사실상 장남이된 몽구씨(52)가 현대정공,현대자동차서비스,인천제철,현대산업개발,현대강관,현대중장비산업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6개 계열사를 회장으로서 맡고 있고 3남 몽근씨(48)는 현대백화점으로 급부상한 금강 개발산업을 회장으로서 맡아 경영하고있다. 이번에 목숨을 끊은 몽우씨는 현대알루미늄을 회장으로서 맡았고 5남 몽헌씨(42)는 현대전자산업,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등 3개 계열사를 맡아 경영하고 있다.

또 6남 몽준씨(39)는 최근까지 현대중공업과 현대경제사회연구원등 2개사를 맡아왔다.

7남 몽윤씨(35)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사장으로서 맡고 있고 막내 몽일씨(31)는 최근유학에서 귀국,현대종합상사에서 차장으로 일하고 있다. 외동딸 경희씨(46)는 선진해운을 경영하는 정희영씨에게 출가했다.

87년 당시 지금의 구도를 짜면서 정명예회장은 회장자리를 셋째동생인 정세영 현대자동차회장에게 넘겨줬다.

정회장은 정명예회장의 형제들중 정인영씨가 한라그룹을 만들어 독립하고 순영ㆍ상영씨도 각각 현대시멘트와 고려화학으로 떨어져 나간데 비해 유일하게 그룹내에 남아있다. 정회장은 현대자동차를 초기시절부터 키워와 지금까지도 자동차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아직 정명예회장이 전문경영인에게 회장자리를 맡기면서 친정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현대그룹내에서 확실한 위치를 인정받고 있는 전문경영인은 이명박현대건설회장 이춘림 현대종합상사회장 이현태 종합기획실장겸현대석유화학 사장등.

정명예회장은 공로가 인정되는 전문경영인들은 해당계열사의 회장직위 뿐만아니라 이후에도 계속 고문등으로 남아 원로의 역할을 할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방침이어서 재계에선 현재의 현대그룹 경영체제가 「2세와 전문경영인의 혼합체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들어 현대그룹의 후계구도는 다소간의 변화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커다란 주목거리는 MK세(몽구씨의 영자이니셜을 딴 것)의 부상. 아직 MK인맥의 부상이 뚜렷이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몽구씨가 경영하는 계열사들,특히 현대정공이 항공기와 지프를 생산하고 수백명의 기술인력을 한꺼번에 채용하는등 변화를 보여 이것이 세력확장으로 비쳐지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국회의원인 몽준씨가 현대중공업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정치입문을 선언한것도 후계구도와 관련,주목을 끌고 있다. 정의원의 본격 정치입문은 정명예회장도 은근히 권유했으며 본인도 정치인으로 커보겠다고 밝힌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룹내에서의 MK의 입지를 더욱 편하게 해줄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정세영회장의 위상문제에 대해 정명예회장은 위상문제에 대해 정명예회장은 앞으로도 10여년간 계속 현대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최근 그룹내에서는 정회장이 키워온 현대자동차가 그대로 계열사로 남아 있으면서 최대 주주로서 소유지분의 영향력을 정회장이 계속 행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회장의 외동아들 몽규씨(30)는 영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울산공장에서 이사로 일하고 있다.

이번 몽우씨의 죽음으로 현대종합상사의 일부주식등 몽우씨지분은 가족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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