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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서설 파문… 어수선한 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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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서설 파문… 어수선한 민자

입력
1990.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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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로 이대론 안된다”/민정계 “진상규명”흥분/설출처ㆍ진위싸고 3파 온종일 신경전 가열/민정계 6인중진 긴급회동 의총등 요구… 문책으름장/민주계 YS 직접나서 진화… 일부선 수긍하는 태도도내분후유증이 채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돌출한 합의각서설의 진위및 진원지를 놓고 계보간 신경전과 책임전가 공방으로 24일 민자당은 종일 벌집쑤셔놓은 듯한 분위기.

당사자인 최고위원들과 청와대,3계보측은 각서설이 몰고올 엄청난 파장을 감안, 공식적 부인입장을 거듭 표명했으나 못내 찜찜한 표정. 이 가운데 당초 각서설을 흘렸던 민주계측은 뒷전에서 『아니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며 차제에 당권논란의 흐름장악을 기대하는 눈치였고 민정계측은 『당권과 대권을 거머쥐려는 야욕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흥분하며 정권중반기의 권력누수현상을 크게 우려.

당직자들은 사안의 성격상 『건드릴수록 문제가 확대,2차 내분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한듯 이날 아침 당정회의에선 아예 언급조차 피하는 신중한 태도. 반면 첫 발설자로 지목된 김동영총무는 당정회의후 김영삼최고위원 집무실로 찾아가 15분간 머문뒤 다소 창백한 표정으로 『각서설은 사실무근』이라 잘라 말했고 김윤환정무1장관도 김최고위원을 10분간 요담,「없었던 일」로 방향을 잡은듯.

이와관련,김영삼최고위원은 이날낮 각서설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웃기는 얘기』라고 웃어 넘기며 『나는 아무렇게나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불쾌한 표정.

○…이에 앞서 김영삼최고위원은 상도동 자택에서 비서진들로부터 각서설 파문을 보고받고 『누가 그런 소리를 했느냐』고 자파소속의원들을 겨냥해 노기띤 음성으로 질타.

각서설은 당초 김동영총무가 23일 기자들과 만나 『3당 통합당시 최고위원간에 향후 지도체제등 당운영에 대한 분명한 문서를 작성해 나눠가진 것으로 안다』며 『당3역도 최고위원들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 들었으며 그중엔 깜짝놀랄 얘기도 있다』고 말해 대두된 것.

때문에 김최고위원은 이날 당사에서 김총무를 불러 발언의 진원지를 따지며 호되게 질타.

이같은 표면적 집안단속과 달리 김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합당당시의 「정황」과 김위원이 사석에서 합당절차의 졸속성을 우려하는 지적에 『다돼 있다. 향후 문제는 완전히 결론난 상태』라고 자신감을 보여온 점을 들어 각서설을 수긍하는 입장.

반면 당일각에선 각서설을 또하나의 공작정치로 보는 시선이 적지않아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는 인상.

○…민정계는 「합의각서설」의 진원지를 민주계로 돌리며 한마디로 「기가차다」는 표정들.

민정계의원들은 가뜩이나 당내분파문이후 근신해오던 분위기속에서 또다시 민주계측에서 당권장악을 겨냥한 의도를 노골화하며 분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소재를 가려야한다고 흥분.

이종찬 이춘구 심명보 이한동의원등 중진의원들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별도 모임을 갖고 대응책을 강구하는 부산한 모습들이었는데 모두가 의총이나 당무회의를 소집해 민주계측의 공식해명을 들어야 한다는 입장.

한 중진의원은 『노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나 남았는데 민주계측이 대권승계운운하는 것은 대통령의 통치력누수를 고의적으로 부추기려는 의도』라고 개탄,『전횡적이고도 무책임한 야당식 날치기수법을 더이상 방기할 순 없는 일』이라고 맹박.

감윤환정무1장관도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펄쩍뛰면서 『박철언 전정무장관이 그런식으로 각서까지 주고받은 상황에서 김최고위원과 싸웠겠느냐』고 「사실무근」임을 강조.

한편 민정계의원들은 이날 하오 여느때와는 달리 의원회관으로 속속 모여들어 삼삼오오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부쩍 눈에 띄었는데 당의 진로와 관련해 『이런식으론 도저히 안되겠다』는게 대체적인 반응들.

한 초선의원은 『당직자들의 관리능력에 회의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흥분하면서 만일 『김총무가 발언의 진원지임이 확인된다면 마땅히 그도 박 전장관과 같이 당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

○…김종필민자당최고위원은 「합의각서설」에 대해 『그런 게 어디 있어』라고 일축한 뒤 질문을 끊고 『갖고 있다고 한 사람에게 가서 보여 달라고 하라』며 역정에 가까운 반응.

김최고위원은 그러나 『합의각서란게 전혀 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고만 써달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으며 민주계측의 「합의사항 당헌화」주장엔 『여러 사람이 있으니 여러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

김용환정책위의장은 『김최고위원이 「각서」를 갖고있다면 나에게 안보여줬을리가 없다』며 거듭 부인.

○…청와대측은 「각서설」에 대해 『한마디로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한결같이 부인.

청와대 관계비서관들은 『1ㆍ22 3당 통합선언 당시 세분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많은 얘기가 오고갈 수 있었을 것이나 그 같은 문제들이 과연 명문화될 수 있는 사안인가』고 오히려 반문.

최창윤정무수석비서관은 『전혀 모른다』고 자른뒤 『전혀 아는바가 없는만큼 부인할 수도 없을 정도』라고 까지.【정병진ㆍ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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