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얽혀 3색배합에 곤욕”최근 민자당의 내분은 국민에게 심각한 실망을 안겨준 것 만큼이나 당관계자들에 깊은 「마음고생」의 주름살을 안겼던 것 같다. 당내계보의 여러목소리와 불협화음을 여과,조화로운 「당의 음」을 내야했던 박희태대변인은 이중의 한사람이다.
민정계가 「원적」이면서도 김영삼 고교선배를 당의 어른으로 모셔야 하는 그로서 내분이 민정계와 민주계와의 힘싸움으로 비화되는 양상에 인간적 곤혹감마저 느끼곤 했다.
『나는 항상 무색투명하고 객관적 소리만 전달할 뿐 「구연」의 영향은 안받으려 한다』는 그의 얘기가 묘하기도 하다. 마치 당수뇌부가 당의 동질화를 거듭 강조하는 게 오히려 이질성의 폭을 확연히 깨닫게 해주듯 그의 말도 자신이 처한 「동네북」의 위치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최근 타계보의 부대변인이 지방의회선거에 정당공천제를 도입하자는 일부의견을 당론처럼 불쑥 발표해버린 일과 관련,「짜증」을 낸 것은 평소의 그답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아무튼 야당의 대중집회를 「가출습성」으로 몰아붙이는등 재기발랄했던 그의 언변도 10여일간의 내분기간엔 빛을 잃을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그는 갈등수습을 누구보다 반갑게 받아들인 한사람이다.
『거함인 민자호가 이제 기관수리를 모두 끝내고 순항하기 시작한 만큼 국민들은 안심하고 지켜봐도 좋을 것이다』라고 말문을 틔운 그는 「폭락주가지수가 곧 통치지수」라는 평민의 공격에 「정치도의부터 바닥시세」라고 되받아치는등 재치를 되찾고 있다.
『지난날 당의 의사결정기구가 정비되지 않아 당의 입도 모든 상황에 즉시성있게 대응키 어려웠다』고 말을 돌려 당지도부를 꼬집기도 하는 그는 어느새 3색배합의 기교에도 익숙해가고 있는 듯하다. 『구 민정당대변인시절 야당도 탐내했다』는 얘기를 상표처럼 달고 있는 그는 『검사장시절부터 정계입문은 운명적이었다』고 즐겨 말하고 있으나 이제는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야 할 때를 맞은 것 같다.
□약력
◇경남남해. 서울대법대. 법학박사. 고시사법과(13회). 대검검사. 법무부출입국관리국장. 춘천ㆍ대전ㆍ부산지점장. 부산고검장. 13대의원. 민자당대변인. 52세. <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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