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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갈등 불구 「중ㆍ소우호」주력/이붕,중국총리로 25년만에 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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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갈등 불구 「중ㆍ소우호」주력/이붕,중국총리로 25년만에 방소

입력
1990.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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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냉각ㆍ보수기류 편승/6.4동구인한 “고립탈출”/국경비무장화ㆍ한반도도 의제【홍콩=유주석 특파원】 이붕 중국총리가 23일 모스크바를 공식방문한다. 지난 64년11월 주은래의 방소이후 중국정부수반으로는 25년만에 처음이다.

작년 5월 고르바초프의 북경방문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정상화됐으나 6.4사건과 특히 그이후 소련ㆍ동유럽을 휩쓴 급진개혁의 물결속에 중ㆍ소관계는 내부적으로 상당한 긴장을 겪고있는 것처럼 비쳐져왔다.

미ㆍ중관계가 6.4이후의 퇴조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더욱이 최근에는 리투아니아사태를 놓고 미ㆍ소관계까지 냉각된 시점인만큼 미ㆍ중ㆍ소 3국관계의 새로운 동태와도 관련,이의 방소는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은 작년6월 이후 국제관계에서 여전히 고립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이다.

이 때문에 이붕총리가 방소에 앞서 이미 지난 3월 파키스탄ㆍ방글라데시ㆍ네팔등 아시아 각국을 순방했고 양상곤국가수석이 중동4개국을,강택민총서기도 북한을 각각 방문하는 등 탈고립을 위한 외교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다.

양상곤도 최근 라틴아메리카 각국 순방을 준비중인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이란 면에서 소련을 이런 나라들과 비교할 수 없고,그런만큼 중국은 이번 이붕의 방소를 극히 중시하고 있다. 중국은 이붕의 이번 모스크바 방문을 통해 무엇보다도 양국간 우호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실질적인 의제로 양국은 그동안 국경군사력감축­비무장화협상을 진행시켜왔다.

지난 2월에는 소련군사대표단이 북경을 3월과 4월초에는 중국군사대표단이 모스크바를 각각 방문했다. 이미 군사력감축규모와 절차ㆍ시간표등에 마지막 타결을 보았으며,이번에 국경지대 비무장화 협정을 정식체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이협정이 체결되더라도 완전한 비무장화의 실현까지는 최소5년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소련은 현재 약27만명의 병력과 8백20대의 항공기,8천여대의 탱크를 배치,국경선에서 중국군과 직접 대치하고 있다.

또 미ㆍ일을 가상적국으로 한것이기는 하지만 소련극동지역에는 이와는 별개의 32만6천의 병력이 배치돼 있어 중국에 군사적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측도 대소접경지대에 13개 야전군집단 약65만병력과 수미상의 전투기 탱크부대등을 배치하고 있으며 정규군외에도 유사시 즉각동원 가능한 대규모 지방민병조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군사대치상황이면서 양국간 국경비무장화협정이 체결된다는 것은 비록 그실현까지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적 거리를 둔것이라 해도 양국 군사대결의 종식,나아가 군사협력의 길까지 열게 되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총리의 방소기간중에는 특히 한소수교및 한국의 유엔가입 움직임과 관련한 한반도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서울을 방문,미ㆍ일ㆍ중ㆍ소 4강국에 의한 남북한 교차승인을 제의했던 소련과 학원 극동연구소의 미하일ㆍ티타렌코소장도 『이붕총리의 모스크바 방문기간중 한반도 정세가 주요의제의 하나로 토의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방소기간중에는 이밖에 양국간 투자및 무역증진 협정,과학기술교류협정등 실용적인 경제교류 관련협정이 체결될 전망이다.

정치변혁과 이에 따른 소련경제내부의 변화가 양국간교역관계에 미치는 영향등이 특히 중점토의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5월말로 예정이 잡혀 있는 미ㆍ소정상회담도 당연히 의제에 포함될 것이다.

중국공산당은 내부적으로는 고르바초프의 영향아래 동유럽 각국에서 평화적이고 급진적인 변혁 「화평연섭」이 일어났고 소련역시 공산당일당 전정을 폐지한데 긴장과 불만을 느끼고 있을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소련에서 고르바초프가 실각하거나 이에 따라 강경보수파가 재등장하는 것을 바라고 있지는 않으며 따라서 공개 비난이나 논전을 벌이지 않고 그 변화를 계속 지켜보며 양국간 정상관계유지 더나아가 우호분위기조성을 통한 극히 실리적인 외교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고르바초프가 리투아니아에서 더욱 강경한 수단으로 나가고 소련공산당내에서 급진개혁파에 대한 공개비판이 대두되는등 급진개혁에 제동이 걸리는 듯한 새로운 정황을 중국은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결국은 리투아니아사태를 놓고 미소관계가 냉각된 시점을 십분활용하고 특히 이번 이의 방소를 통해 이념문제를 가급적 피하면서도 고르바초프가 사회주의 불포기를 공개선언하도록 유도하려들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중소우호분위기의 조성이라는 최대의 방소목적을 희생하면서까지 사회주의불포기 공동선언같은 정치ㆍ이념상의 성과에 매달리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중국의 대미관계는 지난 81∼82년 레이건대통령 당시 미국이 대만관계개선을 추구하던 시절이후 최악의 상태라고 지적되고 있다.

미의회는 오는 6월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를 박탈하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중관계가 더욱 긴장될것을 생각하면 이붕은 이번 모스크바방문에서 대소우호와 친선을 다지는 것으로도 만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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