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의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GNP로 부터 사회보장제도,교육ㆍ문화수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적용되기도 한다. 여기에 빠뜨릴 수 없는 척도의 하나가 「장애인들을 어느정도 돌보고 있느냐」는 것을 들 수 있다. ◆구미 여러나라의 공항,슈퍼마켓,식당이든 어느 주차장에나 장애자 전용이 있다. 장애인 전용시설표지인 휠체어 마크를 그려 놓았다. 미국의 경우 정상인이 여기에 주차를 했다가는 어김없이 50달러 벌금을 물게 된다. 벌금이 무서워서라기 보다는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의 편의를 돕는다는 생각이 생활화 해서 정상인들은 감히 차를 세우지 않는 모습을 역연히 볼 수 있다. ◆장애자올림픽까지 치른 우리지만 민영은 말할 것도 없고 시영주차장에도 장애인 전용이 아직까지 없다. 장애인을 위한 보철용승용차를 생산,보급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보사부 당국은 장애자용 승용차보급이 1만5천여대에 달할 정도로 미미하니 전용주차면까지 필요하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이것은 승용차 보유장애인들이 많고 적다는 것에 앞서 정책당국의 생각부터가 장애자를 도외시하고 있음을 확인케해 씁쓸하기만 하다. ◆하기야 심신장애인의 정확한 숫자 파악마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장애인 전용주차장 타령은 사치스러운 헛소리인지도 모른다. 지난 8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실태조사결과 심신장애인들은 91만5천명으로 파악됐었다. 88년 11월부터 전국동사무소를 통해 등록받은 장애인들은 21만6천명에 불과했다. 장애인단체등에서는 4백만명은 될 것으로 추산한다. ◆실태파악마저 이 지경이니 올바른 보호대책이 나올리 있겠는가. 어제는 바로 유엔이 정한 10번째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들에 대한 냉대와 편견을 하루속히 불식하고 그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해야 할 과제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길은 결코 수출을 늘려 GNP를 높이는 일에만 있지 않다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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