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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회동 「새출발」계기 될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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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회동 「새출발」계기 될까(사설)

입력
1990.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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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여일간 국민에게 불안과 의구심을 안겨주었던 민주자유당의 내분이 17일 청와대 최고위원회담에서 표면상 일단 매듭짓고 새출발을 다짐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특히 국민에게 그동안 내분에 대해 사과한 것은 당연하고 적절한 태도로 평가하고자 한다.하지만 내분수습을 반기면서도 회담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불만과 미진함을 지울 수 없다. 국민들이 그간 받았던 불안과 충격을 조금이라도 감안했다면 좀더 회담내용을 소상하게 밝혀 국민을 납득시키고 또 진정시키는 게 당연한 도리였을 것이다. 온 국민의 관심속에 6시간에 걸친 마라톤회의 끝에 발표된 것은 대국민사과와 두곳 보궐선거결과를 겸허하게 반성하고 국정전반의 개혁을 완급을 가려 해결해 나가며 김영삼최고위원이 당무에 복귀한다는 4개항뿐이었다. 너무나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다.

여기서 강하게 연상되는 것은 소홀해진 거여의 대국민 자세이다. 3당합당 과정에서 국민들이 가장 우려했던 요소가 가장 우선하는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거여의 앞날은 물론 우리정치의 앞날을 위해서도 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증상들은 보궐선거때를 포함한 그간의 일련의 민자당 행동에서 너무나 잘 나타났고 심지어 국회상임위에 나와 답변하는 일부 각료들의 방자해진 자세에서 마저 역력히 비쳐지고 있다.

민자당이 우리 정치사상 최장시간의 당수뇌회담이라고 자랑하는 6시간의 요담에서는 그간 합당이후 3개월동안 쌓였던 많은 얘기들이 오갔을 것이다. 좁게는 김영삼최고위원과 박철언전정무장관,넓게는 당의 진운을 좌우하는 민정ㆍ민주 두계파간의 정치생명을 건 일대결전이었기 때문에 서로가 모든 불만과 주장을 기탄없이 개진했을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최대의 관심사인 3당통합때 합의사항과 방소중의 실태문제,그리고 공작ㆍ정보정치의 진부와 사례들도 포함된 것으로 당연히 관측할 수 있다. 국민들이 알고자 했던 것도 바로 이것들이었다. 전부는 못밝힌다해도 주요대목을 밝혀 의혹은 씻을 수 있게 했어야만 했다.

민주정당에서 이견이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 모른다. 더구나 민자당같이 이질적인 요소가 하루아침에 인위적으로 합당을 했으니 이견과 다소간의 잡음은 생겨나게 마련인 것이다. 그럴수록 당의 화합과 동질화를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며 그것은 바로 당의 민주적 운영을 필수로 한다.

청와대회동의 내용도 이견이 있었으면 있는대로 국민에게 뒤늦게라도 알려주는 것이 좋을 줄 안다. 그런 다음에야 참다운 새출발을 할 수 있다. 회담내용의 자세한 설명없이 앞날만을 강조한다면 그동안의 내분은 국민을 이용한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었다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 아뭏든 간략한 발표는 진상규명을 기대했던 국민에게 실망과 의혹을 안겨주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민자당은 18일 당무회의에서 청와대 최고위원회담의 합의원칙에 따라 『당내화합과 단합을 모색하고 새로운 정치를 펼쳐나갈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3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외형상 각계파가 아무런 마찰없이 당을 이끌어나갈 결의를 밝혔다. 그러나 당운영과 지도체제문제에 즉각 계파간에 견해차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래저래 국민의 눈에는 그동안의 내분이 결국은 당권장악을 위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느낌만 갖게 한다.

민자당은 말로만 창당정신 새정치 신사고를 운위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국민을 납득시키고 지원을 받아 당과 정부를 운영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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