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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집짓기/정숭호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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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집짓기/정숭호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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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주택건설에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움직임이어서 근로자 주택문제와 노사분규 해결에 밝은 전망을 던져주고 있다.삼성그룹이 13일 오는 93년까지 3천억원을 들여 1만2천가구의 주택을 건설, 무주택근로자에게 실비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현대 럭키금성 대우 선경 쌍용 효성 두산등 내로라하는 재벌들도 계열회사가 밀집해 있는 지역에 사원용 주택건설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재벌들이 지을 근로자주택 물량이 과연 얼마나 될 지 아직 가늠할 수 없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근로자주택이 단순히 무주택근로자에게 집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상당수의 국민들이 우려해마지 않은 악성노사분규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월급만으로는 내집장만은 커녕 전ㆍ월세값 조차도 마련 못하는 실정에서 근로자주택이 건설되어 실비로 공급되면 노사분규의 양상이 크게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측에 의하면 근로자 주택건설계획이 보도되자 임금협상이 진행되고 있던 상당수의 계열사에서는 근로자들이 『이 정도면 요구조건을 완화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일고 있으며 이에따라 빠르면 내주중으로 임금협상이 타결될 전망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전체기업으로 확산된다면 「주택 및 전ㆍ월세가격폭등→악성노사분규→생산성저하→경쟁력약화→경제의 어려움 가중」이라는 누구나 우려해마지 않던 상황을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또 근로자주택의 건설은 문어발식 확장,경제력 집중,부동산투기등 국민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왔던 우리나라 재벌들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대기업들의 근로자주택건설계획을 환영하는 사람들이 『진작에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는 것도 근로자주택건설이 이처럼 여러가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 주택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재벌들이 검토에만 그치지 않고 가능한 한 많은 주택을 단시일내에 건설,근로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기를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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