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김위원 태도에” 사표수리 미뤄/YS무반응…외부접촉도 계속외면/민주계 중진 “공인다운 선택”평…일부선 부담걱정▷청와대 움직임◁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은 박철언정무장관의 사표제출과 관련,『노태우대통령은 민자당내의 의견조정 결과와 강총리의 의견을 들어보고 사표수리 여부를 결정하게 될것』이라고 발표.
이대변인은 또 『노대통령의 일정이 비어있지 않아 오늘중으로는 강총리가 청와대에 올라오지 않을것』이라고 말해 사표수리 여부의 최종결정이 14일로 연기될 것임을 시사.
이대변인의 이같은 시사는 박장관의 사표제출에 이어 청와대측이 민주계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제는 공이 김영삼최고위원쪽으로 넘어간 형국』이라며 『민자당 내분이 수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기대.
한편 노재봉비서실장과 최창윤정무수석등은 이날 상오 9시30분께 노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걸려온 전화를 받고 본관에 가 무엇인가를 보고한데 이어 하오에는 줄곧 삼청동 안가에서 당정의 주요인사들과 대책회의를 여는등 발빠른 행보.
청와대비서실장은 박장관 사표제출 소식이 전해진 하오부터 당내분 수습의 실마리가 풀렸다는 기대감과 이번 사태로 어떤 형태로든 노대통령의 각료임면권에 훼손이 있을 수도 있다는 착잡함등이 교차하는 분위기.
비서실의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대단히 착잡한 심경인 것 같더라』고 말해 노대통령의 심기가 불편함을 간접 전언.
청와대 비서실은 박정무장관의 사표가 수리될 경우 민자당의 민정계 중진인사인 L의원과 S의원이 후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YS반응◁
○…김영삼최고위원은 이날 낮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점심식사를 마친 뒤 플라자호텔 이발소에서 세발과 휴식을 취하던 중 하오 3시40분께 박장관의 사퇴제출 소식을 비서진으로부터 전해들었으나 일체 무반응.
김최고위원은 『오늘 중에는 어떤 전화통화나 인사접촉등 정치적 대화 또는 내 스스로의 언급등은 하지 않겠다』고 측근들에게 강조,호텔에서 그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던 보도진에게 박장관 문제와 관련한 언론 회피자세를 견지.
김최고위원은 이날 저녁 탤런트 박규채씨가 작가ㆍ탤런트등 문화인사 10여명을 모아 시내 대원각에서 마련한 만찬에 참석하는 길에도 『더할 얘기가 없다』고 만 반복.
김최고위원은 『오늘은 이만하자』며 『김종필최고위원이 오늘밤 만나자고 한 것도 내일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고 부연.
그는 대신 앞서 「발표」한 김우석비서실장의 「코멘트」를 지칭한 듯 『다른 사람이 얘기했을 텐데…』라고 「의원직 사퇴까지를 포함한 퇴진」이라는 민주계의 기존입장을 상기.
그러나 김최고위원은 청와대 회담에 대해 『지금 그럴 일이 아니다 』고 밝혀 박장관의 사표를 노대통령이 수리한 뒤 응할 의중임을 표출.
김최고위원은 이날 밤 황병태의원등 측근들과 박장관 사표에 대한 대응방안등 막바지 대책을 논의했는데,수습의 주도권을 자신이 쥐어 가겠다는 데에 신경을 쓰는 듯.
이에 앞서 박장관 사퇴표명과 관련,이발소 안으로 들어가 김최고위원과 이에 대한 숙의를 했던 한 측근은 『김최고위원은 박장관이 의원직도 사퇴해야 한다는 생각인것 같다』고 「강경반응」을 전언.
그는 『정치란 정부뿐 아니라 국회도 핵심주체인 만큼 정치적 책임을 보다 분명히 하기위해서도 의원직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 』는 말로 김최고위원의 반응을 전달.
김최고위원으로서는 그동안 박장관 퇴진 여부에 문제의 초점이 모아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등 공개석상에서 박장관에 대한 직접언급을 일절하지 않는 「용의주도」한 행로로 일관,문제의 핵심을 노태우대통령이 포함된 민자당 전체의 중대위기 차원으로 끌어왔기 때문에 박장관 사의표명에 대해 즉각 반응을 할 수 없는 입장.
○…민주계의 한 중진의원은 이날 『이로써 이번 사태가 얼마나 쉽게 해결될 수 있었는지가 우리의 주장대로 확인됐다』며 『공인으로서의 박장관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인다운 선택을 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
그러나 또 다른 의원은 『이번 사태로 인해 민주계쪽에서도 별로 득볼게 없는 것 아니냐』면서 『박장관의 용단으로 모든 매듭이 풀린 것으로만 해석될 경우 민주계의 당내 위상이 자칫 동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
○…14일 청와대 회담을 성사시켜 「상황끝」을 선언하기 위해선 13일 밤중 두김회담을 성사시켜 박장관 사퇴 의미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느낀 청구동측은 밤새 상도동측과 연락을 시도. 청구동측은 상도동과의 연결선인 황병태김용환 라인에다 양측 비서실장인 김우석김동근 채널을 동원했으나 여의치 않자 핫라인으로 두김의 직접적 전화 접촉까지 시도,『자정에 쳐들어 가더라도 만나야 겠다』고 으름장.
그러나 상도동측이 『사전 약속이 돼 있다』『그럴 필요가 없다』고 게속 발을 빼자 안타까운 표정으로 보도진들에게 접촉내용을 「중계」하며 『오늘밤 회동은 비밀리에 할 필요가 없으니 우리와 함께 일단 기다려 달라』고 이례적 주문도. 그러나 상도동측에서 『내일아침 9시 전화로 회동 약속을 하자』고까지 말하며 심야 회동에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쉽지 않구나』고 토로.<조재용ㆍ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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