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YS박」함께 상처피하는 해결책 고집민자당 내분에 우려만 표명할뿐 중재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자제해오던 김종필최고위원이 12일 내분의 한쪽 당사자인 김영삼최고위원과 장시간 회동을 가짐으로써 내분수습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두 김최고위원의 회동이 내분수습의 결정적 고비를 제고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 회동등 최종수습을 위한 김최고위원의 본격적 행보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최고위원이 수습에 적극 나선 배경에는 이번 내분의 제3자적 위치에 있다는 점도 작용했지만,사태가 단순한 김영삼ㆍ박철언간의 감정싸움으로 끝나지 않고 여당이 공멸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손을 쓰지않을 수 없는 상황에 있기 때문.
이미 첨예한 계보싸움으로 확대기미를 보이면서 은근히 김최고위원의 중재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최고위원은 이번 내분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어떤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김최고위원은 당초 이번 내분을 방소를 둘러싼 김영삼박철언간의 감정대립으로 방관하다가 지난 10일 박장관이 김영삼최고위원을 정면공격하자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날밤 선친의 제사에도 참석하지 않고 대전에 묵고 있는 김최고위원을 찾아간 김용환정책의장이 『수습에 나서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말했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민주계와의 접촉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최고위원은 이 사태를 당권을 둘러싼 대립으로 파악했던 것이다.
김최고위원은 우선 사태수습의 수순을 「진정수습해결」로 잡고 11일 기자회견에서 박장관의 문제의 발언을 『잘못된 것』이라고 판정,일단 민주계의 격한 감정을 달랬다.
민주계가 애타게 바라는 원로노릇을 해주고 또 이것이 국민감정에도 맞다는 점을 간파한 것.
특히 김최고위원은 「노태우대통령김영삼최고위원자신」으로 엄격한 서열을 예시함으로써 김영삼위원편을 일단 들어주면서,당지도체제문제와 관련해서는 노대통령이 정점이라는 점을 강조,김영삼최고위원에게 한계를 설정해주는 자세를 보였다.
박장관의 인책여부에 대해 당료보다는 각료임을 강조한 것도 그가 노대통령의 무게를 충분히 느끼고 있다는 반증을 제시한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김최고위원의 중재에 과한 운신은 「노김박」의 삼각관게에 얽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어쩔수 없이 「패자뿐인 싸움」을 어느 누구도 상처입지 않는 「승자뿐인 싸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데 김최고위원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세 사람중 어느 한쪽에도 결정적인 상처를 입혀서는 안된다는 대전제 아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노대통령에겐 당내분을 진정시킬 힘이 있었음을 보여주어야 하고 김최고위원에겐 이번 사건으로 오히려 「상향된 위상」을 안겨주어야 하며,박장관에게 역시 문책성 손실을 입혀선 안되기 때문이다. 특히 박장관이 문채성 손실을 입게될땐 이것이 곧바로 노대통령의 입지에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김최고위원은 해결의 칼자루를 노대통령에게 맡기면서 노대통령이 김최고위원을 달래고 박장관에게는 은연중 경고를 하는 차원에서의 수습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정병진기자>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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