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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회동후 5시간잠적… 관심집중/양김 전격회동 이모저모와 민자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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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회동후 5시간잠적… 관심집중/양김 전격회동 이모저모와 민자주변

입력
1990.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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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40분 마라톤…이견 못좁혀/JP“대통령은 우리가 할일다한후 만날것”/민주계 「박장관퇴진」에 의원직포함 엇갈려/청와대에선 수습방침선듯 기대않는 눈치▷두김회동◁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은 12일 낮 워커힐 호텔별장에서 전격회동,4시간40여분에 걸쳐 당내분 수습을 위한 마라톤 대화를 가졌으나 회담시간이나 발표내용 등을 볼 때 심한 이견이 있었던 흔적이 역연.

워커힐 호텔별장 2603호에서 낮 12시35분께부터 회담에 들어간 이들은 문을 굳게 걸어잠근 채 배석자없이 박철언정무1장관 거취문제등에 대해 깊숙한 얘기를 교환.

하오 5시10분께 회담을 마친 두 김최고위원은 사진기자들에게 잠시 포즈를 취한 뒤 김종필최고위원이 회담내용을 발표했으나 대목대목에서 당내 갈등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기미를 표출.

회담장 문이 열리고 보도진이 들어서자 김종필최고위원은 『얘기는 내가 할 것』이라고 말해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분위기를 먼저 반영.

김영삼최고위원은 김종필최고위원의 발표에 앞서 『나는 얘기할 것을 충분히 다했다』며 『당분간 당원들이나 간부들과는 절대로 밥먹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청와대회동 불응방침을 밝히며 굳은 표정.

김영삼최고위원은 『어제 부산회견에서 내가 한 이 말이 잘못 보도됐더라』며 정확한 인용을 당부한 뒤 『어떤 정권도 김영삼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이지 못하며 이는 국민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친구와 저녁식사를 하러 간다』며 회담장을 나섰다.

김종필최고위원은 김영삼최고위원을 배웅한 뒤 기자들에게 『나는 다른 사람과 달리 말이 적다』며 박장관을 지칭한 듯한 가시돋힌 전제를 달아 박장관의 최근 발언파문에 대해 김영삼최고위원과도 그 문제성에 인식을 같이한 인상.

김최고위원은 『말을 많이 하면 해야 할 여러 일들에 지장이 있다』고 기자들의 질문을 미리 봉쇄하면서 『오늘 서로간에 기탄없이 하고 싶은 얘기,듣고싶은 얘기를 충분히 나누었다』고 설명.

그는 『좋은 당을 만들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두 사람의 인식이 같았다』고 강조했으나 『다만 현실적으로 그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계속 좁혀들어갈 것』이라고 김영삼최고위원과의 이견폭이 좁지 않았음을 시사.

그는 이어 『오늘도 여러 사람을 만나 대화를 통해 우리의 고민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청와대 회담이 난산임을 언급.

김최고위원은 『대통령은 우리가 모시는 분으로 우리 레벨에서 할 일을 다한 뒤 만나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같이들 노력할 것』이라고 박태준최고위원대행과의 회동도 예고. 그는 김영삼최고위원이 당분간 당관계자들과 만나지 않겠다는 말에 대해 『계파끼리 자꾸 만나면 여러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의도적으로 이를 기피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고 해석.

○…김영삼최고위원은 이날 밤 11시40분께 상도동자택으로 돌아왔는데 그를 기다리던 기자들과 마주치자 『아직도 안갔느냐』며 어색한 미소를 지은 뒤 『친구와 저녁을 먹으며 여러분들이 돌아가기를 기다리다 늦었다』고 늦은 귀가이유를 설명한 뒤 곧바로 2층 침실로 직행.

김최고위원은 이날 김종필최고위원과의 회담결과에 대한 질문에 『낮에도 말했듯이 민자당 사람들과는 누구와도 약속을 하고 만나지는 않겠다』고 답한 뒤 『표정이 어둡다고 써도 되겠느냐』고 묻자 『마음대로 쓰라』고 한뒤 부답.

이에 앞서 김최고위원은 이날 워커힐 회동이 끝난 후 하오 5시40분께 신라호텔에 도착,1시간여 동안 이발을 하며 휴식을 취했는데 그후 5시간 동안의 행적이 알려지지 않아 관심이 집중.

○…한편 김최고위원이 저녁 7시께 신라호텔을 나서 자정께 귀가하기까지의 행적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박장관이 김최고위원이 떠나기 전인 저녁 6시50분께 신라호텔에 도착한 게 확인돼 주목.

박장관측은 『오래전에 계획된 개인적 약속으로 온 것일뿐,특별한 일은 없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는데 박장관은 이곳에서 13일 새벽 1시까지 체류.

○…김종필최고위원은 워커힐 회담후 곧장 청구동 자택으로 돌아와 대기중이던 김용환정책위의장과 단둘이서 한동안 대책을 숙의.

김최고위원은 이날 하오 7시 대구에서 급거상경한 박태준최고위원대행과 롯데호텔에서 회동을 약속했으나 이 사실이 보도진에 노출되자 카폰으로 박대행에게 연기를 요청.

김최고위원은 이어 자택부근 음식점에서 보도진들과 저녁을 함께 하며 워커힐 회담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어렵다』고 한마디로 말한 뒤 『그 사람이 30년이나 야당을 한 사람인데 그만한 고집이 없겠느냐』라고 우회적으로 답변,자신의 설득에도 불구,김영삼최고위원이 끝까지 거절했음을 시사한뒤 『그러나 언제라도 대화를 계속해 모양이 정리된 상태에서 노태우대통령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답변.

○…두최고위원의 이날 회동은 장소와 시간을 바꿔가며 보도진을 따돌리려는 「연막작전」을 구사한 끝에 가까스로 성사.

김영삼최고위원은 상오 11시10분께 「사적인 볼일」이 있다고 연막을 치며 상도동자택을 나섰고 비슷한 시간 김종필최고위원도 자택에 머물다 기자들의 눈을 피해 뒷문으로 빠져 나간 사실이 확인.

김최고위원은 낌새를 채고 미리 와있던 일부 기자들을 보자 당혹스런 표정으로 『나는 혼자 올 생각이 없었는데 저쪽에서 은밀히 만나자고 했다』며 보도진을 따돌린 데 대해 궁색하게 해명.

▷청와대반응◁

○…청와대측은 두 김회동이 진행되는 동안 회동결과에 관심을 쏟으면서도 박장관 거취에 대해 원칙이 서있는 탓인지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

노재봉비서실장은 사무실에서 관계비서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면서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최창윤정무수석은 안가에서 박장관 문제발언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관계자들과 논의.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민주계가 조직적으로 박장관의 공직퇴진을 요구하고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

청와대는 이 때문인지 더이상의 내분확산은 민자당뿐만 아니라 여권전체에 심각한 여파를 몰고올 것이라고 판단한듯 대민주계 설득에 파상공세를 펴는 한편,민정계와 공화계등 집안단속에도 신경을 쓰는 눈치.

노비서실장은 청와대 중진만찬이 일부 계파로부터 오해를 받고 있는데 대해 이날 『민자당내에서 민정계가 가장 큰 계보이니 당내화합에 중진들이 솔선해서 앞장서 달라는 의미이며 노대통령이 특정계보를 두둔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

한 관계자는 『당내 화합을 위한 대안속에는 박장관의 여권내 역할조정에 관한 함축적 의미가 담길 수는 있으나 공직퇴진등 위상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노대통령이 이들 문제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언.

▷민주계대책◁

○…민주계는 12일에도 김영삼최고위원의 상도동자택에서 중진들이 김최고위원과 구수회의를 갖고 소장의원들은 서울시내 G호텔에서 별도 모임을 갖는등 정면대결의 총력전 태세를 가일층 강화.

두 모임은 박장관의 의원직을 포함한 모든 공직퇴진만이 사태조기수습의 지름길임을 결론으로 주장했는데 이 문제에 대한 청와대측의 입장이 예상보다 완강하자 김종필최고위원의 중재에 한가닥 기대를 거는 모습.

김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상도동자택에서 김동영원내총무를 비롯해 박종률 박용만 김덕용 황병태의원 및 서석재 전민주당사무총장 등과 잇달아 만나 박장관 퇴진문제를 중심으로 수습방안을 밀도있게 논의.

김총무는 김최고위원과의 30여분에 걸친 독대가 끝난 뒤 『어제 저녁 박준병사무총장 및 김용환정책위의장과 만나 박장관이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한 뒤 『각료직 사퇴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정국과 당을 수습하기 위한 박장관 스스로의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여전히 공격의 화살을 박장관에게 집중.

김총무는 「모든 공직중에는 의원직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장관과 당무위원직도 포함된다』고 단언하는등 확고한 자세.

그러나 소장의원들 모임에서는 공직에 의원직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 의원직포함은 사퇴압력을 가중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

▷박장관동정◁

○…박철언정무1장관은 지난 10일의 발언파문이후 계속 기자들과의 접촉을 삼가는가 하면 접촉이 이뤄져도 김영삼최고위원등 민주계에 대한 정면박격은 일체 삼가는등 사태수습을 위해 자제하는 모습이 역연.

박장관은 12일 아침 양재동 자택에서 기자들에게 『서로 화합하고 단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한껏 유화의 제스처를 취할뿐 현안에 대해서는 함구.

그는 『김영삼최고위원을 면담하겠느냐』는 질문에 『최고위원으로 또 정치대선배로서 보고해야 할 것은 보고드리는등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고 대답.

그러나 『만나서 해명하고 사과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박장관은 전날의 부정적인 반응과는 달리 『기회가 닿으면 만나서 얘기하겠다』고 일면 긍적적인 입장.

박장관은 정부종합청사 집무실에서도 외부와의 접촉을 피한 채 사태추이를 관망하는 모습.

박장관은 이날 상오내내 집무실에서 두문불출하다가 하오 1시께 외출,국무회의에도 불참해 박장관의 행적에 한때 관심이 집중.

그러나 하오 4시께 박장관이 청사로 돌아온 뒤 측근들은 『발언파문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누굴 만나겠느냐』면서 『어제(11일)와 오늘은 줄곧 혼자 있었다』고.【조재용ㆍ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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