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2일 새벽근무나가 행불/“뺑소니차 사고”추정새벽 가로청소를 나간 청소원이 행방불명된지 26일만에 한강에서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장례를 치른 뒤까지도 명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가족들과 경찰은 과속차량이 정씨를 친뒤 사체를 버리고 뺑소니친 것으로 보고 있으나 11일 현재까지 아무 실마리를 잡지못해 정씨는 「근무중 순직」처리도 안된 상태다.
지난달 28일 하오3시께 서울 송파구 잠실1동 잠실 누에나루 선착장앞 한강에서 송파구청소속 청소원 정운준씨(48·송파구풍납1동138의9)가 청소복차림인채 물에 떠 숨져있는 것을 유람선승객이 발견했다.
정씨는 같은달 2일 상오5시30분께 평소대로 출근,담당구역인 송파구 풍납동 338의 6 강동·송파세무서옆 대기막사에서 청소복으로 갈아입고 작업을 하러 나간뒤 1시간여만에 실종됐었다.
정씨는 발견당시 온몸이 심하게 물에 불고 얼굴이 검게 변색됐으며 얼굴과 옆구리부분에 5∼7㎝가량의 멍이 들어있었고 왼쪽 신발과 오른쪽 면장갑이 벗겨진 채였다.
86년3월 송파구청 청소원이된 정씨는 지난해 개통된 올림픽대교와 88도로를 포함한 1㎞가량의 편도 5차선도로를 비롯,야간에도 차량통행이 잦은 서울중앙병원 앞길등 풍납2동 일대의 청소를 2년전부터 맡아왔다.
가족들은 사체부검 다음날인 지난 1일 장례를 치러 정씨를 고향 파주에 안장했다.
실종당일 하오 가출신고를 했던 부인 김근자씨(42)와 정씨의 동료들은 『성실하고 사고한번 없었던 사람이 근무시간에 담당구역에서 2㎞나 떨어진 선착장에 갔을리가 없다』며 『뺑소니차가 정씨의 사체를 싣고 다니다 선착장이나 한강상류에 유기한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청소원경력 11년인 정씨의 동료 이인중씨(44·송파구풍납2동505의5)는 『88대로는 상오4시부터 2시간여 동안 경찰의 단속이 뜸해 차량이 마구 달리는데다 무단U턴도 잦다』며 자신도 2년전 새벽 인근 천호대교에서 작업중 무단U턴하던 뺑소니차에 받혀 척추를 다쳤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70년대초 서울에 와 부인 김씨,재영군(23·방위병)등 두아들과 함께 노점 포장마차등으로 생계를 꾸리며 셋방을 전전하다 5년전 현재의 단칸 사글세방(보증금1백50만원 월세7만5천원)에 세든뒤 86년3월22일부터 월급 36만7천원을 받으며 청소원으로 일했다. 부인 김씨 역시 환경처 청소원으로 월급 20만원을 받았으나 남편을 찾아 다니느라 직장을 그만두어 앞으로 생계가 막연해진 상태다.
김씨는 『남편의 정확한 사인을 알아내 달라』고 호소하면서 『답답한 마음에서 점을 쳐보니 병원영안실이나 강에서 찾아보라는 점괘가 나왔는데 그 말이 맞고 말았다』고 흐느꼈다.
서울시에 의하면 85∼88년중 교통사고·안전사고로 연평균 18명의 가로청소원이 숨지고 지난해에도 12명이 숨졌다. 지난해의 경우 가로청소원 사고중 교통사고는 전체의 45%로 과속차량에 의한 사상자가 가장 많았다.
올해에는 3월17일현재 사망자 3명,부상자 69명이 발생했는데 정씨의 사망으로 사망자는 1명 더 늘어나게 됐다.【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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