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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차기대권 요사­후지모리 격돌(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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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차기대권 요사­후지모리 격돌(뉴스 메이커)

입력
1990.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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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 중간 집계서 1.2위… 6월 결선투표/요사 작가출신 중도우파… 경제개혁 주장/후지모리 일 이민2세… 민중권익 우선 “새바람”바츨라프ㆍ하벨 체코대통령의 뒤를 이어 또 한명의 작가 대통령이 탄생할 것인가 여부로 주목을 끌었던 페루대통령 선거가 일본인 이민 2세후보의 급부상으로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9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8일 실시된 페루대통령 선거는 중간집계 결과 당초예상대로 작가 출신 야당후보인 중도우파 연합민주전선(프레데모)의 마리오ㆍ바르가스ㆍ요사(54)가 33.8%의 지지를 획득,무난히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내외 언론들은 1위를 차지한 요사후보 보다도 집권당인 미주혁명연맹(아프라)의 루이스ㆍ알바ㆍ카스트로후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한 무명의 일본인 이민2세 알베르토ㆍ후지모리후보(51)에게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후지모리후보는 1개월 전 신생정당 「캄비오(변화)90」의 추천으로 선거전에 뛰어 들었을 때만 해도 1% 내외의 지지밖에 얻지못한 무명의 정치신인 이었다. 그러나 8일 선거에서 30.7%의 지지로 당당히 2위를 차지,오는 5월 하순이나 6월로 2차 결선투표에서 요사후보와 재격돌하게 됐다.

1,2위가 확정된 이후 요사후보가 결선투표를 피하기 위해 정치적 타협을 제의했을 정도로 요사와 같은 중도우파 지향의 후지모리가 이처럼 「선거지진」을 이룩한 것은 무엇보다도 그의 참신한 이미지와 소박한 선거 전략때문 이었다.

요사후보가 미국인 홍보전문가를 고용,TV스포트 광고와 신문전단 광고에 수백만 달러를 퍼붓는 동안 농업기술자 출신인 후지모리는 연단을 가설한 트랙터에 부인과 4명의 자녀를 싣고 수도 리마 시와 농촌지역을 샅샅이 누볐다.

그는 돈과 밀실담합에 의해 좌지우지 돼온 페루의 과거 정치행태를 비난하고 새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후지모리후보는 또 2백억달러에 달하는 외채와 수천%의 인플레를 퇴치하기 위해 급격한 경제개혁을 공약한 요사후보와 자신과의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요사는 ▲자유시장경제의 급속한 도입 ▲정부보조금 철폐 ▲국가고용 보장정책 축소 ▲국영기업매각 등 급진적인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후지모리는 『코너를 돌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사항은 일반민중의 권익』이라고 외치며 점진적인 개혁을 약속했다.

이러한 후지모리의 주장은 87년 금융국유화조치로 경제적 파국을 초래했던 현 가르시아대통령의 좌파노선에 등을 돌리면서도 「가진자」들 위주의 요사의 공약에 우려를 느껴온 폐루 일반민중들에게 먹혀든 것이다

후지모리가 급부상한 요인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가 일본인2세라는 점이었다. 폐루유권자들은 60년전 이민온 일본인 2세인 후지모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일본으로부터 경제원조를 손쉽게 받지 않겠느냐는 기대 때문에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된다. 후지모리의 급부상은 그가 아직 구체적인 정강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사실에서 보듯 「이미지의 승리」이다. 그러나 1차 선거직후 여론조사 결과에서 요사를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남미 최초로 이민2세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쫓기는 입장이 된 요사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콜롬비아의 마르케스와 더불어 남미문학의 쌍벽을 이루었던 저명한 소설가. 투표 직전까지만 해도 43∼45%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그가 계속적인 지지율하락을 보이고 있는 까닭은 돈을 물쓰듯해 유권자의 반발을 초래한데다 좌파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좌파는 열렬한 혁명 옹호론자였던 그가 마르케스의 노벨상수상 이후 우파로 돌아선 사실을 지적,노벨문학상을 타기 위한 징검다리로 대통령직을 차지하려 하고 있을 뿐 이라고 비난해 왔다.

2차 결선투표는 이러한 맥락에서 「정치적 유치원생」과 「노벨상야심가」의 대결이라는 비유로 특징지어 지고 있다.【류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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