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비공식결속축적… 승인불가피/소,북한입장고려 완전수교 미룰뿐세계 4대통신사 중 하나인 로이터통신사는 8일 최근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는 한국과 소련의 관계를 모스크바특파원발로 분석,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또 이를 시기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를 아울러 보도하면서 소-북한간의 관계를 조명했다. 다음은 로이터가 보도한 분석기사의 요지다.【편집자주】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특약】 소련과 한국의 밀월관계가 무르익어감에 따라 이를 지켜보는 북한의 질투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과 소련의 교역은 증가하고 있고 양국은 이미 여권발부업무를 개시했다.
불과 7년전인 지난 83년 소련전투기가 소련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한국의 보잉747여객기를 격추시켜 탑승객 2백69명을 죽게 했다. 지난달 소련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와 한국의 KAL은 과거의 비극을 묻어버리고 서울모스크바간 정기항로를 개설했다.
이제 소련은 1945년 스탈린이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북한의 입장을 고려,아시아 최대 경제국가의 하나인 한국과의 완전수교를 미루고 있을 뿐이다.
한국은 여러해동안 미국의 북한승인과 연계,소련의 한국승인을 추진해 왔다.
지난달 소련을 방문하고 귀국한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은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한소 국교정상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크렘린당국은 아직까지는 북한의 김일성전제정권을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듯하다.
소련외무부 대변인인 유리ㆍ그레미츠키흐는 이와 관련해 6일 『북한도 한소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며 『다만 현시점에서 양국간 외교관계수립은 최우선 과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간 실질적인 관계를 증진시킬 기회는 많으며 최근의 여권발부업무가 이를 위한 좋은 출발점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개중엔 한소간 관계증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리라고 관측하는 소련측 인사도 있다. 극동문제전문지인 「프로블럼리 달노보 보스토카」 편집인인 블라디렌ㆍ보론초프는 『소련은 더이상 (한소간 외교수립을) 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소련은 결국 세계선진 10위권진입을 목전에두고 있는 국가를 승인할 수밖에 없을 것 이라는 말이다.
어떻든 이제 서울모스크바의 결속은 공식적인 관계와는 무관하게 더욱 단단히 맺어지고 있다.
89년 양국간 교역량은 88년의 2배인 6억달러에 달했다.
이 액수는 올해 더욱 증가,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규모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양국간 교역이 특히 소련측에 이익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교역과 함께 문화 과학분야에서의 양국간 교류가 아울러 증진됨에 따라 소련언론의 대한시각및 논조도 변화하고 있다.
라디오와 TV및 보다 보수적인 관영매체들이 여전히 북한에 대한 보도에 종전의 논조를 고집하고 있는 반면,개혁지향적인 진보적 매체들은 거리낌없이 북한당국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이에따라 소련의 일반여론도 급변하고 있다. 보론초프는 『과거 소련인들은 남북한관계를 흑백논리,또는 적(공산주의) 백(반공주의)의 관점에서 파악했으나 이제 훨씬 다양하고 정교한 시각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이러한 결과 소련의 언론들은 북한을 미제국주의에 맞서 투쟁하는 사회주의 우방국으로 찬양하던 획일적인 논조를 버리고 개인우상숭배에 몰두하는 시대착오적인 「김일성 개인박물관」으로 묘사하는 괄목할 변화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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