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처방… 당장경기부양엔 도움/이제부터 기업들 발벗고 나설때4일 발표된 「경기활성화 종합대책」에 대해 학계와 민간연구소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수출이 촉진되고 기업들이 설비ㆍ기술투자를 확대하는 등 침체 일로에 있는 경기를 되살릴수 있는 계기가 될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산업구조 조정작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2∼3년후에는 우리경제가 더 큰 고통을 겪게 될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의 경기침체는 임금상승 및 환율변동에 따른 국제가격 경쟁력의 약화ㆍ기업들의 연구기술 및 시설투자부진ㆍ부동산투기 및 인플레기대심리만연등 경제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구조조정 작업도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기업에 실명제유보ㆍ일부금리인하ㆍ대기업여신규제완화ㆍ특별설비자금지원이라는 「선물」을 내놓았으니 이제는 기업들이 땅투기나 재테크에 골몰하지 말고 생산성ㆍ품질향상과 수출시장판로 개척에 발벗고나서 정부와 국민에 보답해야될 차례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던 금융실명제를 보류함으로써 과세의 불균형이 개선되지 않은채 그대로 남아있게 됐고 국민 또한 허탈감에 빠지는 동시에 정책신뢰도에도 먹칠을 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증시침체ㆍ시중자금의 대기성화등 금융시장의 변화에서 알수있듯 이미 실명제실시 방침에 따른 「경제적비용」이 지출된 상태에서 원점으로 돌아가게 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이천표교수(국제경제학)=새경제팀의 종합대책은 종전정책과 크게 다른게 없는것 같다. 그만큼 동원할 만한 정책수단에 한계가 있고 우리경제가 수출부진과 함께 부동산투기ㆍ물가상승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시달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선 수출은 좀 나아질듯 하다. 1년여동안의 침체국면에서 기업들이 고생끝에 이제는 제갈길이 어디라는 것을 알기시작한데다 각종 금융ㆍ세제상의 지원까지 이루어지게돼 기업인들의 수출의욕은 되살아날 전망이다.
그러나 수출촉진을 위해선 환율조정과 기업의 기술개발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 부문이 너무 소홀히 다뤄진듯 하다.
또 부동산투기를 잡겠다는 의지가 더 강조되어야 한다. 땅투기를 이번에 잡지 못하면 수출이나 설비투자하라고 지원하는 자금이 다시 투기로 몰려 수출도 경기도 모두 엉망이 되는 「혼란」상태가 초래될 것이다.
▲서울시립대 강철규교수(경제학)=대기업여신규제완화와 수출ㆍ설비투자금융 지원확대 등으로 단기적으로는 기업들 채산성도 좋아지고 수출도 늘어날듯 하다.
그러나 부동산투기억제에 대해 더강력한 의지표명이 필요한것 같다.
추가적으로 산업구조전반을 개혁하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앞으로 2∼3년후에는 더 큰 혼란에 빠져들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명제도입도 취지는 좋았지만 내용이 느슨해진 공개념과 맛물려 땅투기를 재연케하는 등 적절치 않아 유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강도높은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럭키금성경제연구소 차동세소장(경제학박사)=정부는 앞으로의 정책기본방향이 기업인 특히 수출업체의 경영의욕 고취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실명제유보와 여신규제완화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려 확고한 경기부양의지를 드러냈고 종전의 정책과오를 시인,정책신뢰성을 높이면서 무리한 충격요법을 자제,안정기조하에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있다. 이로써 정부로서 내놓을 만한 것은 다 나온셈이고 기업인은 수출할 의욕을,근로자는 물건 잘 만들 여건이 어느 정도는 마련됐다.
이제는 기업인ㆍ근로자등 생산주체들이,특히 기업인이 앞장서서 기술을 축적하고 설비투자를 늘리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경주,수출증가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국민소득을 배가시켜 국가에 보답할 차례가 됐다.
▲고려대 남종현교수(경제학)=기업인들의 수출의욕을 되살리기에는 다소 미흡한 감이 든다. 수출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은 포함돼있지만 수출에 있어 최대 현안인 환율문제에 관한 언급이 없고 수입억제를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
특히 인플레 기대심리를 진정시킬만한 대책이 소홀히 다뤄진 점은 큰 문제다. 인플레가 기승을 부리면 안정도 성장도 그 기반이 다 무너지게 된다.
▲연세대 이영선교수(경제학)=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시중실세금리를 내리고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할수는 있지만 물가를 자극하여 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우리경제에 필요한 것은 안정기조하에서 산업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기술개발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일이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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