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만에 홍콩 TV에 등장/당국 “청명절시위 계획 학생들 자극” 긴장지난해 6월10일 전세계인의 양심을 짓밟았던 「6ㆍ4천안문사태」의 학생지도자 채령(24)이 10개월만에 다시 TV에 모습을 드러내 천안문사태 1주년을 앞두고 세계의 관심을 주목시키고 있다.
3일 홍콩의 TVBTV에 출연한 자령은 그동안 중국국내에 피신해 있다가 서방으로 탈출했다고 밝히면서 울먹였다. 남편인 봉종덕과 나란히 앉은 그녀는 『자유에 이르는 길은 아주 험난했고 무척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그때문에 마지막 걸음을 내딛어 자유에 이르렀을 때는 기진맥진한 상태였다』며 『나는 이 자유세계를 올려다 보고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호흡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하고 민주화운동에 목숨을 바친 동포들에게 조의를 표하면서 『조국 만세.민주주의 만세. 민주주의 순교자들에 영원한 영광이 있으라』고 외쳤다.
산동성 출신으로 북경사범대학 대학원에서 아동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던 그녀는 초기 시위를 지휘했던 왕단,우어카이시등 핵심지도자들이 당국의 집중적인 추적으로 활동이 어려워지자 후반부터 직접 천안문광장의 학생시위를 이끌었다.
중국당국이 「골간분자」로 지목한 21명의 학생수배자중의 한사람인 그녀는 지난해 6월10일 전세계인의 가슴을 적셨던 감동과 용기로 4일후 노르웨이의 좌파사회당 소속 2명의 국회의원에 의해 90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었다.
당시 두 의원은 추천사에서 『채령은 중국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한 중국학생과 시민들의 용감한 비폭력 투쟁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었다.
그후 호주 망명설등이 한때 떠돌았으나 그녀의 정확한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었다.
3일 TV방송사는 그녀와의 회견이 어디서 녹화되었는지는 밝히지를 않았으나 지금 프랑스에 체류중이라고 믿을 만한 소식통은 전하고 있다.
단발머리의 앳된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천안문광장 방위본부 사령관」이란 칭호로 불렸던 그녀의 극적인 재등장이 5일 청명절을 맞아 천안문광장에서 침묵 산보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중국의 대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세계적인 민주화 개혁추세에 잔뜩 움츠리고 있는 중국 당과 정부를 당황케 만들 것만은 거의 틀림없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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