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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도입장서 「지원군」전환/미군 3단계 철수 합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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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도입장서 「지원군」전환/미군 3단계 철수 합의 의미

입력
1990.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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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방위비 더 요구… “차후최대이슈”/한국 남북 군사협상등 주도권 계기/작전권 완전이양은 2000년대이후 될듯지난해 8월 미의회에서 통과된 넌­워너 수정법안에 따라 그동안 한미국방 당국간에 협의된 내용이 4일 국방부에 의해 공개됨으로써 주한미군의 장래에 대해 가장 확실한 예측을 할 수 있게 됐다.

넌­워너 수정안은 한미안보협력 관계의 포괄적 현안들에 대해 앞으로 미의회와 행정부 입장의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샘ㆍ넌 상원군사위원장(민주)과 존ㆍ워너의원(공화)이 공동발의한 이법안은 한미양국정부가 주한미군의 점진적 감축 가능성을 협의해 그 결과와 함께 주한 미군감축 5개년 계획을 90년 4월1일까지 미의회에 보고토록 규정한 것이다.

미행정부는 오는 19일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청문회를 가질 예정이다.

국방부에 의해 미리 공개된 넌­워너 보고서는 지난 2월 양국 국방장관회담에서 거론됐던 것이 대부분이지만 훨씬 구체화된 내용이 담겨있다.

주요 내용은 우선 이미 알려진대로 91년부터 93년까지 주한미 공군병력 2천명과 지상군중 비전투요원 5천명등 모두 7천명을 철수한다는 병력감축 부분.

감축은 3단계로 이뤄지는데 1단계가 93년까지,2단계가 95년까지,3단계가 96년이후로 계획돼 있다. 양국은 1단계까지의 감축만 합의했으며 그 이후 단계는 양국의 정치ㆍ군사적 상황과 북한의 반응,변화추세를 관찰하면서 추진키로 했다.

따라서 일부에서 우려했던 것처럼 단기간내에 주한미군의 급격한 철수는 고려되지 않을 전망이며 감축부분인 7천명도 레이건 행정부이래 자연증가된 몫인만큼 전력면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감축에 관한 합의보다 중요한 의미를 두어야할 부분은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에 대한 양국간 입장이 정리됐다는 점이다.

우선 양국은 95년까지 평시의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에 이양하며 93년까지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를 한국장성이 맡도록 하자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또 93년까지 한미연합사(CFC)의 지상구성군 사령관을 한국장성으로 보임하고 같은 기간에 한미야전군사령부(CFA)를 해체키로 했다.

이중 작전통제권 반환은 6공들어 반미 감정이 점차 팽배해가면서 국가주권,민족자존의 차원에서 크게 논란이 되었듯 정치적 의미를 다분히 포함하고 있다.

미국내에서도 군사적 실익보다는 국내 정치상황에 연루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작전통제권을 평시라도 돌려주자는 의견이 크게 대두됐었다. 주한미군 당국은 실제로 작전통제권을 반환할 수 있다는 의사를 국방부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바 있는데 오히려 한국정부내의 이견과 소극적인 태도로 확실한 입장이 유보된 상태이다.

현재 평시 작전통제권은 후방인 2군과 수방사 특전사등을 제외한 부대에 대해 연합사령관이 행사하며 전시에는 양국군 전체가 연합사 지휘에 들어가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추진중인 군구조 개편작업과 작전통제권 인수시기가 연계돼있다고 밝혀 반환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평시의 작전통제권은 권한이 강화되는 합참의장이 갖게된다.

군사정전위 수석대표의 한국장성보임은 휴전협정에는 위배되지 않으나 북한과 중국등 공산측이 이를 수락할지가 불투명하다. 휴전협정 당사자인 유엔군사령관이 수석대표를 임명하게 돼있어 협정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원하는 북한이 이를 트집잡아 정전위원회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외교적 경로를 통해 북한을 설득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전위 수석대표를 한국장성으로 보임하는 조치는 정전위가 남북간의 유일한 군사적 채널인 만큼 앞으로 남북군사협상에서 한국이 보다 주도적으로 대처하고 발언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한국군 2개군단을 지휘통제하는 의정부의 한미야전사가 해체되는 것은 주한미군운영 유지비를 절감하자는 차원이며 휘하병력이 별로 없는만큼 전력의 변화는 수반되지 않을 것이다.

주한미군의 이같은 역할 변화는 한마디로 한국방위에 대한 주도적 입장에서 지원적 입장으로 선회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한국정부의 방위비 분담몫은 점차 증대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은 93년까지 13억달러 정도의 추가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26달러 수준인 방위비 분담액의 절반인 규모로 앞으로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는 병력감축문제보다 방위비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넌­워너 보고서를 기초로 주한미군의 장래를 장기전망하면 90년대 중반까지는 1만명미만의 감축이 유력하고 90년대 중반이후 전투병력인 미2사단의 철수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용산미군기지 이전이 완료되고 전투병력은 1개여단 규모로 축소되며 2천년대에 들어서면서 공군과 정보통신부대,육군연락장교단만 잔류하고 한미연합사 해체와 전시작전통제권의 이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에서 최대의 변수는 당연히 북한체제의 변화와 남북군축협상이 될 것이다.【한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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