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청 시민봉사실에는 인근 우면산에서 떠온 약수가 항상 민원인들을 위해 준비돼있다.하루 평균 1천3백여명이나 되는 민원인들은 시원한 약수 한잔으로 관공서의 번잡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잊게된다.시민봉사실에서 약수가 제공되기 시작한것은 서초구청이 강남구청에서 분리돼나와 딴 살림을 차린 88년5월부터. 구청 개청과 함께 구민과 구행정을 위해 무언가 보람있는 일을 하기로한 서초약수회(회장 양진교ㆍ65)가 구민과 구청의 접촉현장인 시민봉사실에 약수를 길어다 놓자는 아이디어를 낸것이다.
대부분이 60대 노인인 50여명의 약수회 회원은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20ℓ정도의 약수를 길어 오토바이나 봉고차로 시민봉사실에 배달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기증한 정결한 정수기에 약수를 가득 채워놓고 1회용 위생컵으로 시민들이 기분좋게 한잔씩 따라 마시도록 하고 있다.
서초약수회는 매일 아침 우면산을 오르는 주민들의 자발적 친목모임. 이들은 하루 2천여명이 이용하는 약수터를 보호하고 주변환경을 가꾸면서 친목을 다지고 있다. 이들의 정성스런 노력으로 우면약수터는 개인의 정원만큼 항상 깨끗하고 아름답게 다듬어져있다.
시민봉사실에 약수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뒤부터 다른 볼일로 구청에 온 사람들까지 일부러 시민봉사실에 들러 약수를 한잔씩 마시고 간다.
구청직원들도 이 약수를 즐겨 이용하게돼 어느덧 시민봉사실의 약수는 서초구청의 명물이 됐다.
시민봉사실 강대현실장(56)은 『시민봉사실을 찾아온 시민들이 시원한 물한컵을 들이켜고나면 얼굴 표정부터가 달라진다』며『우리 직원들도 덩달아 즐거운 마음으로 시민들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약수회부회장 송영호씨(67ㆍ서초동 무지개아파트 6동1009호)는 『늘그막에 건강도 지키고 보람있는 일도 할수 있어 기꺼이 약수를 떠나른다』며 시원스럽게 웃었다.자발적인 시민모임의 정성어린 노력이 짜증스럽고 삭막하기만한 행정관청의 분위기를 크게 바꾸어 놓은 것이다.【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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