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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보선 “정치이변”… 정가와 현지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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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보선 “정치이변”… 정가와 현지반응

입력
1990.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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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너무 몰랐다”민자 초상집/대구마저 만신창이 신승… 망연자실/민주엔 격려쇄도… 조직 신청서 “불티”/청와대도 충격… 평민선 조기총선등 공세활용○관계기관 정보 빗나가

▷청와대◁

○…청와대 비서실은 진천ㆍ음성 보궐선거에서 민자당의 민태구후보가 참패한 데 대해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 『앞으로 정부와 당은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자평.

이날 노재봉비서실장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진천ㆍ음성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패인분석과 향후조치등이 깊이있게 거론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

정부비서관실의 한 관계자는 『진천ㆍ음성의 경우 현지 여론조사에서 민후보가 압승은 아니더라도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리라는 예측이 있었고,관계기관의 분석에서는 압승이 예상됐었는데 정보전달과정이 잘못됐거나 후보선정에서부터 선거에 이르기까지 민자당의 판단이 크게 빗나간 것 같다』고 분석.

○3파간 책임전가 공방

▷민자당◁

○…대구서갑 및 진천ㆍ음성,지역 보궐선거에서 사실상 참패를 한 민자당은 4일 상오 당직자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선거결과를 놓고 각 계파간에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는 등 후유증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

이날 중앙당사는 마치 초상집같은 침울한 분위기였는데 민주ㆍ공화계는 물론,민정계 일각에서조차 인책론을 제기해 주목.

선거결과에 대해 민정계는 양지역 후보자가 자파 추천인사인점을 감안한 듯 일체 언급을 하지않은 데 반해 민주계는 「반성과 겸허」를 강조하면서 민정계의 소극적인 개혁의지를 겨냥하는 모습.

또 공화계는 진천ㆍ음성지역의 경우 13대총선 당시 차점자였던 자파의 이재철씨를 공천하지 않은 점을 상기시키며 『군장성이나 관료출신을 내세우면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는 발상을 한 것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민정계쪽에 불만을 표시.

한편 이날 상오의 정례당무회의에서 김영삼최고위원은 회의벽두,『여러 생각들을 하고 당사에 나오셨으리라 생각하는데 「국민을 거역하지 말고 교만해져선 안된다」는 교훈을 새기는 자성의 계기로 삼자』고 강조.

이에앞서 회의가 시작되기 전 김종필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어떻게들 보시오』라고 반문하면서 언급을 회피했고 김최고위원방에 모여있던 공화계 인사들은 『공천때부터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다수의 위력으로 민다고 정치가 다 되느냐』라고 민정계를 겨냥.

이에비해 민주계는 한층 직설적으로 민정계를 성토했는데 『현역의원을 50명∼1백명씩 동원한 결과가 이런 것이냐』(박종률의원)『이는 3당통합자체에 대한 거부라기보다 민자당의 개혁의지 실종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며 반발』(강인섭당무위원) 『개혁없이는 거부당할 수밖에 없는 민자당의 성격을 잘 보여준 계기』(김덕룡의원)등 주로 당의 개혁의지 후퇴에 초점.

이같은 두 계보의 집중포화와 달리 민정계의 박준병총장이나 박철언정무1장관은 『나중에 보자』『논평할 게 없다』며 시종 함구로 일관해 불편한 심기를 노출.

○미니정당설움 싹씻어

▷민주당◁

지도부가 선거현장에서 발로 뛰는 활동을 펴는 바람에 연일 텅텅 빈 당사를 지키던 민주당(가칭)의 사무처 당직요원들은 허탁후보의 승전보에 일제히 환호.

허후보의 당선확정이 알려진 4일 상오 중앙당사에는 일반시민들의 격려ㆍ축하전화가 쇄도,이들은 그동안 겪었던 미니정당의 「설움」이 싹 씻기는 모습.

특히 조직책신청 접수창구에는 신청서가 하룻사이에 불티나게 나가는가 하면,조직책 신청과 관련한 전화문의도 잇달아 당세확장기대를 부풀게 했는데 민주당은 이 여세를 이용하기 위해 당초 7일로 예정했던 조직책신청마감일을 연기키로 결정.

○야통합바람일까 긴장

▷평민당◁

○…이번 두 지역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았던 평민당은 4일 민자당의 고전과 패배라는 예상밖의 선거결과가 나오자 「3당합당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규정지으며 이를 국회해산과 조기총선실시 촉구 등 기존의 대여공세에 연결.

김대중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여당의 홈그라운드와 야세가 약한 지역에서 민자당이 고전과 참패를 한 것은 3당통합 자체가 국민적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정국안정을 위해서도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민의를 대변하는 새로운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

김총재는 또 『우리 당은 이번 선거결과를 발판삼아 총선실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선거결과를 조기총선실시공세를 위한 정치적 호재로 삼을 것임을 시사.

그러나 평민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결과가 소강상태에 있던 야권통합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평민당의 위상정립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에 유의하고 있는 모습인데 김총재는 이에 대해 『야권통합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애써 강조.

한편 김총재는 허탁후보에게 축전을 발송하고 축하화분을 전달.

○“대구자존심 팔더니”

▷대구서갑◁

○…개표지연과 항의농성,재검표등 선거전때의 못지 않는 우여곡절과 파란을 겪은 대구서갑의 개표는 개표시작 22시간여만인 4일 하오 5시45분께야 가까스로 개표작업을 완료. 민자당은 표차가 예상을 훨씬 밑돌자 이기고도 진표정이었고 패배한 민주당(가칭)측은 오히려 활기에 넘치는 모습이 이번 선거의 특징중 하나.

○…3일밤 11시50분께 38개 투표함중 11개를 개함한 상태에서 부정개표시비로 중단된 개표는 재검표과정을 거쳐 7시간여만인 4일 상오 7시30분부터 재개. 그러나 야측의 요구로 2군데서 동시에 진행됐던 개표가 1군데서만 하게 되고 야참관인들이 개함­점검­검산­심사­통계에 이르는 과정을 일일이 확인해 평균 2천5백매의 투표함 1개를 개표완료하는데 40분 가까이 소요.

그러나 개함될 때마다 간밤부터 유지되던 문희갑후보 우세는 더욱 확연해지고 이날 낮3시께 50%개함된 상태에서 표차가 5천표로 벌어지자 백승홍후보측의 표정엔 허탈감이 역연.

이와달리 민주당지도부들은 뜻밖에 진천ㆍ음성에서 엄청난 전과를 올려서인지 들뜬 분위기였으며 대구의 경우도 표차가 1만표를 넘지않을 것으로 보이자 『사실 이긴 선거』라고 득의만연.

○…이와달리 민자당지도부들은 진천ㆍ음성의 충격에다 문후보의 우세도 예상을 훨씬 밑돌자 침통하다 못해 초상집 분위기. 때문에 당초 50%개표 수준에서 우세가 드러나면 당선을 기정사실화 하려했던 문후보도 저녁늦게까지 기자들을 피하고 잠적.

민자당사무실은 투표일날 대부분 의원들이 훌훌털고 상경한 탓에 썰렁한데다 4일 아침엔 안찬희조직국장만이 자리를 지켜 민자당의 보선충격을 그대로 반영.

○…개표과정에서까지 부정시비로 소란을 빚은 이번 선거에 대해 시민들은 냉담을 넘어 아예 무관심. 이들은 한결같이 『정치권이 멋대로 대구의 자존심을 팔더니 고작 이 모양이냐』며 여야 모두에 대한 노골적 비판을 서슴지 않았으며 『누가되든 알바 아니며 소란이나 피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이날 최종 개표 결과 전체 37개 투표구 가운데 문후보는 33개 투표구에서 우세를 나타냈으며 백후보는 4개 투표구에서 우위를 보인 것으로 분석.

특히 백후보가 우세를 보인 투표구는 평리2동 2투표구를 비롯,모두 평리동일대 투표구로 나타났는데 비교적 영세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며 일부는 지난13대 총선당시 정호용씨에 대한 지지표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 서민층 부동표와 정씨사퇴 반발표가 상당부분 백후보측에 흡수됐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

또 이날 득표결과에 대해서는 비가 내린 선거당일의 기후로 인해 20∼30대 젊은층의 기권율이 높아 야권후보에 불리한 영향을 미쳤을것이라는 관측도 대두.

현지 선거관계자들은 그동안 재야운동권 및 학생층,각공단 등을 대상으로 활발한 득표활동을 벌여온 재야출신의 무소속 김후보 득표수가 지난 총선때의 2천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채 5천표 수준에 머문데 대해 재야출신의 정치권진입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히 입증한 것이라는 견해들.

○마을돌며 카퍼레이드

▷진천ㆍ음성◁

○…민주당(가칭)측은 허탁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4일 진천ㆍ음성에서 「당선사례 카퍼레이드」를 펼치며 값진 승리를 자축.

허당선자와 김광일의원,장기욱ㆍ송천영ㆍ김성식 전의원과 당원 및 선거운동원들은 봉고차와 트럭,그리고 승용차 등 10여대로 차량행렬을 이루며 3개읍 13개면을 돌며 당선사례.

허당선자는 자신마저 의외의 승리가 믿어지지 않는 듯 다소 얼떨떨한 모습이었으나 주위의 「지도」를 받아가며 주민들에게 연신 허리를 숙여 감사의 뜻을 전달.

허당선자는 『너무 고맙다』『무척 감격스럽다』고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고 주민들은 『민후보가 허가해준 우리동네 골프장건립계획을 취소시켜달라』는등 「민원사항」들을 일일이 소원.

한편 민자당사무실은 음성ㆍ진천 양쪽 모두 한두명의 임시직원만 자리를 지켰을 뿐 지지차 내려왔던 의원이나 중앙당요원들의 모습은 뜸해 패장진영의 썰렁함을 여실히 반영. 이날 아침 민후보는 민주당주사무소인 진천지구당사에 대형축하화분을 보내 민의의 심판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후일을 다짐.

민주당측은 이날 저녁부터 「진천ㆍ음성군민의 승리 3당야합 분쇄하는 국민의 승리」란 당선사례 벽보와 플래카드 부착작업을 시작.

그동안 허후보 선거운동의 손발이었던 서울ㆍ경기지역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3일밤 전원 철수하자 민주당의 「지하조직」이었던 가톨릭농민회와 민주산악회회원들이 이 역을 인수,밤늦게까지 3천여장의 벽보를 붙이고 25개의 대형플래카드를 걸며 주민들에게 당선사례.

◇보궐선거 임시취재반

▲대구=이유식(정치부) 이동수ㆍ유명상(사회부) 신상순기자(사진부)

▲진천ㆍ음성=정병진(정치부) 강승규(사회부) 고명진기자(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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