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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는일 더 급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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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는일 더 급하다(사설)

입력
1990.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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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석달째 오르막길을 내닫고 있다. 3월 한달사이의 소비자물가가 1.3%오름으로써 올들어 석달동안에 3.2%가 올랐다. 연초3개월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선것은 88년의 3.7%에 이어 2년만에 다시있는 일인데 88년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7.2%에 머물렀지만 올해에는 아무래도 두자리숫자를 웃돌것같은 조짐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이렇게 급상승한것은 공공요금등의 큰폭 오름세 때문인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공공요금은 작년말에비해 5.7%,개인서비스 요금은 8.1%,축산물가격은 10.6%가 각각올라 물가상승을 주도하고있는 꼴이다.정부는 올해 물가억제목표선을 5∼7%로 잡고있다고 발표한바 있으나 이미 연률로 따져 10%선을 훨씬 넘어선데다가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책이 정식으로 가동되게되면 물가인상을 가속화시킬 우려마저 없지않다고 보겠다. 금주중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성장우선정책을 실천에 옮기는것이 될것이므로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확대와 기업의 투자의욕진작에 필요한 여러 여건개선등을 추진할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지않아도 현재 우리경제는 물가상승을 부추기기에 충분한 여건들을 두루 갖추고있다. 작년말부터 풀려난 통화는 생산으로 흐르기보다 단자등에 대기자금으로 대거 몰려있고 연초부터 시작된 전·월세파동은 아직도 상승세를 유지한 채이다. 부동산쪽으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으며 토지투기는 재발할 조짐이 농후하다. 거기에다 지난 3년간의 높은 임금인상은 전체 가계의 소비수요를 급증시키고 있고 일부 중산층을 포함한 부유층의 과소비 풍조는 날이 다르게 심화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모든 현상들이 일반의 물가심리를 자극해서 물가의 오름세 추세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은 통계에 나타난 물가지수보다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감각지수가 훨씬 인플레의 고통을 더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수개월동안에 전·월세값이 가히 폭등이라고 불러야 할만큼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지수상의 3월중 집세 상승률은 1.2%(전세 1.4%,월세0.5%)에 지나지 않았으며,급상승을 거듭하고 있는 주택값이나 작년한해에 평균32%가 올랐다는 전국의 땅값도 물가통계에는 잡혀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주부들이 피부로 느끼는 찬거리값의 상승은 2배가 가깝다고들 말하고 있는데 통계상 3월의 식료품가격 상승률은 0.4%로 나타나있으며 물가주무당국인 경제기획원의 자체보고서조차 최근의 전·월세값상승을 비롯해 국민이 느끼는 감각물가가 지수상 물가상승보다는 훨씬 높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와 같이 우리경제의 구조적취약점이 수출이나 성장의 걸림돌이 되어있는 상황하에서는 물가상승이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별 실효성있는 것으로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을것같다. 따라서 물가를 잡는것이 곧 구조조정을 앞당길수있는 길이며,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져야만 정부가 추진하는 성장우선의 정책목표도 제대로 달성될 수 있다고 우리는 보고있다. 물가안정이 모든 경제정책의 최우선순위가 되어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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