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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용씨 돌연출국 자의냐 타의냐/정씨 “국내문제 잊고싶다”자의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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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용씨 돌연출국 자의냐 타의냐/정씨 “국내문제 잊고싶다”자의강조

입력
1990.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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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중 여인사 조기외유권유 후문/장기체류여부 관심…여권선 「한달후 귀국」꺼려

○…대구서구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후보사퇴파동을 일으킨 정호용씨가 후보사퇴 6일만인 지난 1일 돌연 미국으로 출국한 이유에 대해 정가에서는 뒷얘기가 한창이다.

정씨는 『순전히 자의로 출국을 결정했다』고 1일 김포공항에서 말했으나 그의 미국행은 당초 예상을 앞당겨 매우 황급히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정씨의 외유가 이처럼 갑작스럽고 전격적인 모양을 갖출수밖에 없었던 「저간의 사정」에 대해 궁금증이 뒤따르고 있는것이 사실.

정씨의 이번 출국이 본인의 말대로 1개월간의 단순한 휴식차원의 여행인지 아니면 여권핵심부의 이해가 맞물려 장기외유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실치않으나 적어도 「자의반타의반」의 결과임은 분명한 것같다.

○…정씨는 지난달 26일후보사퇴를 발표한후 국군통합병원에 입원,요양해오다 지난달 30일 퇴원,이틀간 과천자택에서 머물며 출국준비를 서둘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의 측근들은 병원과 자택으로 친지들이 찾아와 『외국에가서 심신을 달래고 오는게 좋겠다』는 권유를 계속해왔고 자신도 『국내문제를 당분간 잊고 싶다』고 말하는등 이번 미국행에 타의가 개입된 흔적은 없다는 설명. 그러나 정씨가 국군통합병원에 입원중이던 지난달 29일 여권의 고위관계자 1명이 찾아와 외유시기를 앞당길 필요성을 전하며 보궐선거일인 4월3일 이전에 출국해줄 것을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이 관계자와 정씨와의 대화내용이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으나 선거이후 「정씨문제」가 정치권의 새이슈로 떠오를수 있으며 얼마든지 잠복성 시비거리로 확대재생산될 수 있음을 우려,외유일정을 재촉했을 것이라는게 일반적 해석.

이와관련,서명파의원인 민자당의 정동윤의원도 지난 31일 과천자택을 방문해 「외유가 당장의 처방」임을 권유했고 이에앞서 오한구 박재홍의원등도 정씨와 직접만나 「거시적안목의 처신」을 호소했다는것.

○…정씨는 출국전날인 31일밤 친지들을 집으로 불러 미국행의 불가피성을 얘기하며 딸들의 학교문제등 집안일을 부탁했고 강희상보좌관등 측근들에게는 대구의 지지자들에 대한 뒤처리를 각별히 당부했던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이자리에서 『나로인해 불이익을 받는사람은 절대로 없을것이며 노태우대통령도 이점에 대해 확실한 언약을 해주셨다』면서 『대구의 고생한 분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많으나 후일 그들도 내마음을 이해해줄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는 것이다.

○…정씨의 최초 행선지가 샌프란시스코인것으로 밝혀지면서 이곳의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에 머무를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셈. 그럴경우 정씨의 외유기간이 이외로 길어질공산도 적지않은데 정씨 자신도 체류기간이나 행선지에대해 『기약이 없다. 목적지에는 친지들이 많이 살고있다』고 말해 정씨부부의 외유가 장기화될수있음을 시사하고있는 느낌.

그러나 정씨의 측근들은 『후버연구소등도 여권에서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린것으로 본인의사와는 관계없이 마치 정씨가 쫓겨나는 인상을 만들어내고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는데 정씨에 대한 여권의 정치적부담등을 고려할때 「한달후 귀국」도 그때가봐야 확실히 알수있을 것이라는게 대체적관측.

결국 정씨의 외유는 자의만으로 이루어진게 아닌만큼 귀국시기 역시 여권과의 사전조율에 따라 결정될수밖에 없을것이라는게 정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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