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구갑과 충북진천·음성보궐선거 투표일이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대구 서갑의 문희갑(민자),백승홍(민주),김현근후보(무)와 진천·음성의 민태구(민자),허탁후보(민주)는 18일간에 걸친 선거열전을 2일밤 12시를 기해 「공식적」으로 마감,3일 있을 투표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기다리게 됐다.4·26총선이후 선거무효판결에 따라 지난해 실시된 동해와 영등포을재선거가 「중평연기」와 「공안정국」이라는 정치적 이슈를 내걸고 각 정당이 총력전을 전개했다면 이번은 「의원직사퇴」와 「현역의원 사망」으로 치러지는 보선. 그런데도 선거의 혼탁과 과열상은 만만치 않다.
특히 대구는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정호용씨의 돌연한 사퇴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가중시킨데다 막바지 흑색선전과 마타도어가 난무하고 있다.
또 진천·음성도 박찬종의원에 대한 폭행사건후 인신공격등으로 선거분위기가 막판에 가열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와중에서 각 후보들은 필승을 다짐하며 표다지기와 표줍기에 여념이 없으면서 자신의 최종득표 목표를 상향조정하느라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정씨 사퇴후 표40%가 “동요”/여 「집단회군」자신감 야 “야도시복원”호소
○대구서갑
○…1일 최종유세전을 마감한 대구서갑은 「표굳히기」와 「표모으기」를 위한 각 후보진영의 막판열기가 절정에 도달해 있다.
정호용씨의 후보사퇴로 민자당의 문희갑후보와 민주당(가칭)의 백승홍후보,재야의 김현근후보등 3파전으로 구획된 서갑표밭의 각축양상은 선거종반에 접어든 이후부터 여야대결구도로 압축,선택의 폭을 그만큼 단순화시켜 놓고 있다.
여기에다 문후보와 백후보 진영만이 각자 승기를 잡았다고 장담하는데서 보듯 어차피 대구보선의 결과 역시 진천·음성에서와 같이 「민자대 민주」의 양자승부로 결판나리라는 점에도 이론은 없어 관측은 한결 수월한 셈이다.
또한 당락의 관건은 부동표 흡수여부에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상식선이자 표의 흐름을 주시해온 관측통들의 공통된 견해. 따라서 각 후보진영은 부동표의 선점을 위한 막바지 안간힘을 기울이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현지의 분석대로라면 이 주인없는 부동표는 정씨의 사퇴이후 줄곧 증가추세를 보여 유권자의 40%내외가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정씨 사퇴이전보다 25%이상이나 늘어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결과이고 보면 3후보진영 모두 「정씨표」흡수에 혈안이 돼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민자당의 문후보측은 정씨의 사퇴로 이미 승부는 결정났다고 믿고 있다. 박준병총장도 『정씨의 사퇴가 문후보에게 큰 격려가 됐으며 그결과 상황이 한결 호전돼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하는등 대부분 당직자들은 굳이 당선에 대한 확신을 숨기려들지 않고 있다.
이같은 문후보진영의 충만한 자신감은 막연한 기대감 때문만이 아닌 정씨지지자들중 상당수가 민자당에 속속 동참하고 있는 「현실상황」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정씨진영의 선거총책이자 서갑구의 구민정당 사무국장이었던 조용목씨를 필두로 이미 상당수조직원들이 재입당절차를 마무리지었다는 후문이며 조씨는 기존의 정씨조직을 통괄,「집단회군」을 향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민자당은 그러나 여권조직의 일반적 속성을 감안,사퇴이후의 조직흡수가 용이하리라는 점은 어느정도 예견해왔지만 「속마음」까지 들여다 볼 수는 없는 까닭에 무조건적인 낙관은 금물이라는 신중한 입장.
여전히 정씨사퇴에 따른 반발심리가 저변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후보측의 역공세도 만만치않아 막상 예상밖의 개표결과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백후보진영도 여야대결로 요약돼가는 막판분위기가 오히려 잘됐다고 판단,극적반전을 위한 뒤집기전략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있다. 민주당측은 우선 마지막 이틀간의 유세가 백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자평하면서 정씨사퇴가 민자당과 노태우대통령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는 여론확산에 진력,바람에 의한 야도의 복원필요성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씨에게 쏠렸던 지지표가 백후보에 대한 성원으로 결과되는 방법뿐이라는 절박한 상황인식 아래 「대구의 자존심」이란 정씨의 슬로건을 막바지 홍보전에 삽입.
백후보측은 사랑방좌담회등을 통해 음성에서의 폭력사건과 정씨사퇴압력을 연결고리로 묶어 여당을 집중비난,『이 시점에서 민심이 살아있음을 가르쳐야 한다』는 설득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와함께 여당의 「D3일전략」을 십분의식,젊은층으로 구성된 불법선거감시반을 총동원,골목지키기를 2일까지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측은 특히 민자당이 신승을 거둘 경우 또 한차례의 비난여론에 휘말릴 것을 의식,압승을 위한 「무리수」를 반드시 동원할 것으로 보고 불법선거운동의 증거확보에 막바지 가용동력을 집중시킬 예정이다.
김후보진영은 민자당과 민주당을 공동의 적으로 삼아 비난하고 민중운동의 강령과정책을 선거공약화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셈이다. 다만 정씨사퇴이후 야당성향의 부동표중 일부는 흡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대체세력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치중함으로써 소기의 목적달성은 이룰 수 있다는 계산.
○…따라서 투표함을 열어 봐야 민심의 최종 소재지를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바람」이 일지 않는 냉담한 분위기를 감안할 때 기권표나 사표가 의외로 많아질 것이란 관측도 상당하다.
이번 대구보선의 유권자는 지난 13대총선때보다 5천9백56명이 늘어난 13만2천3백64명으로 5만5천표 내외를 일단 당선권으로 보고 있다.
기권표와 무효표는 지난 총선의 2만8천4백89표와 6백68표보다는 훨씬 늘어날 전망인데,선관위측에서 기권표방지를 위한 홍보를 한층 강화한다고 해도 투표율은 총선때의 77.5%보다 최대 10%정도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문후보측은 정씨의 사퇴에 따라 득표목표를 당초의 5만5천표에서 6만표로 상향조정했으며 백후보는 13대총선때 얻은 2만2천표에 당시 민주당의 서훈후보지지 1만9천표중 일부를 흡수하고 정씨사퇴 반발표를 모은 5만5천표를,김후보는 노동자,학생들의 표를 모으면 4만5천표가 무난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대구=정진석기자>대구=정진석기자>
□13대 대구서갑 득표현황
총계 내당1·2·3·4동 비산4동
선거인수 126,408 42,664 11,218
후보별득표
정호용 52,847 19,073 4,959
서 훈 19,242 7,020 1,497
양의강 884 349 66
백승홍 22,234 7,391 1,698
김현근 2,044 752 214
평리2·4·5동 상리동 중리동
선거인수 50,607 3,239 18,680
정호용 19,583 1,622 7,610
서 훈 7,368 356 3,001
양의강 337 23 109
백승홍 9,667 461 3,017
김현근 758 56 264
◎의원폭행후 “속단불허”반전/여 진천의 야성 신경 야 동정표흡수“기세”
○진천음성
○…현지 도백출신과 만년 낙선후보가 여야로 나눠 1대1로 맞붙은 진천·음성은 당초 두후보의 「무게차이」와 지역성향이 겹쳐 「싱거운 선거」로 전망되면서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시합이 시작되자 민주당(가칭)현역의원들의 노련한 실전지도와 응원에 힘입은 허탁후보가 의외로 선전을 하기 시작하면서 「구경해볼 만한 경기」로 흐름이 잡히더니 민자당민태구후보측에게 「의원폭행」이란 벌점이 주어지면서 그 결과를 반드시 속단할 수 만은 없는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돼 버렸다.
두후보는 지난 31일 음성 공설운동장의 유세를 끝으로 진천과 음성 양쪽서 각 3번씩의 합동연설회를 모두 마친후 『일단 기선은 제압했다』고 서로가 자평하고 있으나 「이겨도 별 이익볼 것 없는」민후보측이 「져봐야 별 손해될 것 없는」허후보쪽보다 다소 불안해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게 현지의 중론이다.
이곳 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진천과 음성간의 경쟁의식에 의거한 몰표현상. 지난 13대총선에서 음성주민들은 고향후보인 고김완태의원에게 60%의 몰표를 던졌으며 진천사람들은 동향인 이재철후보에게 60%의 표를 모아준 바가 있어 둘다 음성출신인 민·허 양후보가 크게 신경쓰는 부분은 진천주민들의 몰표향방.
따라서 두후보는 주선거사무실을 진천에다 설치,집중공략을 펴오고 있으며 막판 선거열전도 진천에서 벌어지고 있다.
○…민후보측은 유권자 5만3천4백43명인 음성에서는 지명도를 십분이용,지역사업을 공약으로 내걸고 최소한 7대3의 득표로 2만이상의 표차를 벌린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반면 진천에서의 민후보전열은 그다지 가다듬어져 있지 못하다는 평. 진천은 70년대 이충환의원이래 충북에서는 만만치 않은 야성향을 견지해왔고 지난 13대총선에서도 유권자 3만7천명중 70%이상이 야당후보를 지지했다.
특히 당시 60%가까운 몰표를 받았던 구공화당의 이재철씨가 3당합당에도 불구,현실적인 협조를 거의하지 않고 있으며,이씨를 지지하던 조직원들중 다수가 야당정신을 고수하며 민주당(가칭)의 허후보진영에 대부분 집결해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민후보진영은 견실한 맨투맨작전에 돌입,사랑방좌담회나 반상회를 통한 표모으기부터 부인회·미망인회를 통한 여성표다지기까지 한표한표에 무게를 실어 「진천반타작」에 투표당일까지 전력투구하기로 하고 전체 9만 유권자중 4만7천표(투표율 85%예상)득표를 마지막 노선으로 설정해 놓고있다.
만년 낙선후보였던 허후보는 이재철씨가 민자당공천에서 고배를 들고 의외로 민후보가 「무투표당선식」의 깃발을 올리며 출마하자 오히려 가능성의 틈새를 발견하고 출마. 특히 세론에 녹슬지 않은 민주당(가칭)의원들의 선전이 느껴지고 이들의 「정확한 지시」에 따랐던 지난 24일의 1차유세에서 의외의 호평을 얻으면서 갈수록 고무되고 있는 형편이다.
더구나 지난 28일 「현역의원 폭행사건」으로 민후보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이 감지되자 승리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허후보진영은 「폭행사건」관련 유인물을 5만부나 급거 제작,가가호호돌리는 한편 진천과 음성에서 당원배가운동을 급속도로 벌이고 있다.
특히 이재철씨 지지표 모으기에 최대전략을 세우고 투표전날인 2일에는 진천과 음성 양쪽에서 당원단합대회를 갖고 기세를 올릴 예정이다.
허후보측은 일단 음성쪽에서의 약세를 인정,40%득표를 목표로 세우고 「고향을 떠나 서울서만 출세한 민후보」를 부각시키면서 『민후보는 지사시절 고향상수원에 서울 사람을 위한 골프장을 허가해줘서 식수원을 흐리게 하고 있다』면서 애향심을 자극하고 있다.<진천=정병진기자>진천=정병진기자>
□13대 진천·음성 득표현황
총계 진천군 음성군
선거인수 91,198 36,922 54,276
후보별득표 김완태 34,246 8,571 25,675
(민정) (44.2%)
이재철 23,215 16,414 6,801
(공화) (30%)
허 탁 18,743 5,597 13,146
(무소속)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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