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야 「정씨 사퇴」 대여공세 가속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야 「정씨 사퇴」 대여공세 가속화

입력
1990.03.29 00:00
0 0

◎합당 연계 투쟁 명분으로 활용 평민/“무견제면 무민주” 세확장 포석 민주/임시국회 소집ㆍ선거 보이콧 등 각론선 손발 안맞아○…평민ㆍ민주(가칭) 등 야권은 대구 서갑 보궐선거에서의 정호용씨 후보사퇴를 6공정부의 도덕성과 3당통합 이후의 여권의 전반적인 정치행태에 연결시키며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두당은 3당통합후 어려움에 처한 야권이라는 공동입장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정치현안을 놓고는 상당한 견해차이를 보여왔으나 이번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평민당이 요구한 임시국회 소집에 대해 민주당이 난색을 표하는가 하면 평민당은 민주당에 대해 선거보이콧을 요구하는 등 각론에 있어서는 적지않은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민당은 정씨의 후보사퇴 자체보다는 사퇴가 이뤄진 과정,즉 평민당의 주장대로라면 노태우 대통령을 중심으로 여권핵심부가 정씨의 후보사퇴를 강요했다는 점에 대여공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평민당은 정씨에 대한 후보사퇴종용이 명백한 선거법 위반일 뿐더러 민주정치의 마지막 보루인 선거제도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평민당은 이 문제를 수렴할 수 있는 길은 국회 뿐이라는 입장아래 임시국회를 소집해 진상을 규명하고 노대통령의 종용이 있었다면 이 종용이 탄핵소추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국회에서 가리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민주당이 국회소집에 난색을 표하고 평민당 의석으로는 국회단독소집 요구도 탄핵소추 발의도 할 수 없는게 현실이어서 뒤이어 강구하고 나온 것이 파상적 정치공세이다. 평민당이 대통령에게 서면질의서를 보내겠다고 발표한 것이나 대표단이 중앙선관위를 방문해 고발조치 등 법적대응을 촉구한 것 등이 이같은 정치공세의 일환이다. 평민당이 대통령에게 보내겠다고 발표한 서면질의서는 그 대상이 대통령은 어렵다는 법률적 판단에 따라 국무총리로 바꾸기는 했지만 평민당 정치공세의 초점이 노대통령에게 향하고 있음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평민당은 또 힘을 앞세운 거여의 일방독주식 정국운용 행태가 대구보선에서 그대로 표출되었다고 보고 국민여론에 호소하는 여론공세를 펴겠다는 것이다.

평민당은 원래 주초에 김대중 총재의 기자회견을 통해 3당통합 반대 1천만 서명운동의 시작을 공식선언할 예정이었으나 정씨 후보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기자회견을 연기하면서까지 공세의 초점을 이곳에 맞추고 있다.

정씨의 후보사퇴 과정을 문제삼아 화살을 노대통령에 바로겨눠 이를 3당통합의 무리함에 연계시킨 뒤 장외투쟁으로 가는 명분을 축적하겠다는 계산이다.

평민당은 이 과정에서 정씨의 의원직 사퇴를 끈질기게 요구했던 5공 청산과정에서의 인책논리와 정씨 후보사퇴에 대한 반박논리가 혼돈되지 않도록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평민당은 정씨 후보사퇴에 대한 얘기를 할때마다 『평민당이 정씨 개인에 대해 동정이나 지지를 보내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는 전제를 되풀이 하고 있다.

평민당은 대구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는 점과 원내절대소수라는 현실적 제약때문에 한계성을 새삼 느끼지만 대구선거가 끝날때까지 쉽사리 공세의 고삐를 늦춰주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민주당(가칭)이 28일 정씨 사퇴와 관련,노대통령 등 6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나선 것은 아마도 「창당선언」 이후 가장 자신이 담긴 행위인 것 같다.

이번 사건은 6공 내부싸움이 3당통합 후 만들어낸 첫 「자충수」라는 판단이 이같은 자신을 더해 주고 있다는게 핵심간부들의 얘기이다.

민주당의 출범논리가 신세대와 정통야당을 접목하는 비호남야당으로 제시되긴 했어도 이같은 명분이 3당통합에 대한 공격성을 충족시켜주진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이 정씨 사퇴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를 「거대여당의 절대권력화」를 입증한 것이라면서 『견제세력 없이 민주주의가 없다』는 수사를 재빨리 갖다 붙이고 나선점 등이 이 문제에 대한 적극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런 만큼 민주당의 이번 공세는 스스로가 구체성을 갖춘 단단한 착지임을 확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민주당이 「대통령 고발」이라는 정공법을 택하고 나선 것은 약세이기 때문에 오히려 고강도의 전법을 필요로 하는 사정을 재확인 시켜주고 있다. 이는 지난 임시국회에서 민주당이 국회법을 꼬치꼬치 따져가며 의사진행 발언이나 반대토론을 어김없이 얻어냈던 원내전략과 같은 맥락. 동원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남김 없이 활용한다는 것이 원내ㆍ외를 막론한 「투쟁전략」인 것이다.

평민당이 정부에 대해 질의서를 보내는 방식을 택한데 비해 민주당이 검찰고발을 택한 것은 여권행위의 범법성을 상징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단계 높은 공세라는게 일반적 견해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바로 이같은 사정때문에 평민당의 국회소집 요구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실정. 7명의 소속의원으로는 원내에서 존재의의를 부각시키기 어렵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이병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