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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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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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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와 소인은 어떻게 다른가. 논어에 나오는 설명은 명료하다. 생각하는것 부터가 대조적이다. 군자는 덕을 생각하며 소인은 땅을 생각한다(군자회덕 소인회토). 또한 군자는 법을 생각하고 소인은 이익을 생각한다(군자회형 소인회혜). 이상과 가치추구의 개념이 하늘과 땅 같은 차이가 난다. 군자와 소인은 태어나면서 갈라지는 게 아니라 생각과 행위의 차이로 생겨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덕과 법은 도의와도 통한다. 도의의 어원은 주역에서 찾아지기도 한다. 성성존존 도의지문이라는 말이 있다. 성성은 천성을 그대로 실현시킨다는 뜻이며,존존은 그 생성발전을 끊임없게 존속케 한다는 것이다. 나 자신만 아니고 남도 그렇게 하도록 돕는다는 의미도 있다. 도의는 천성을 날로 새롭게 실현하려는 노력의 과정으로 풀이되는 것이다. ◆요즘 정치의 도덕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덕과 법을 땅과 이익에 앞서 생각하는 군자다운 정치인이라면 다시 덕을 법에 앞서 생각함이 옳은 자세일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는 이 기본을 갖추지 못해 항상 불안에 흐르고 있다. 「남과 함께」는 뒷전이고 오로지 「자기본위」로 생각하며 움직인다. 그러다보니 도덕성의 상실과 결핍증세가 자꾸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요즘 군사답지 못한 두가지 정치행태를 보노라면 잔뜩 찌푸린 날씨처럼 우울해진다. 한 정치인의 「사퇴 두번」을 놓고 없어야 마땅한 파문이 잇달아 일어났다. 그만두라와 못그만둔다로 버티기 싸움을 하면서 온갖 구설을 탔다. 두번 모두 결말은 기막히게 싱거우면서 그 과정의 쓴맛은 오래 남는다. ◆북방외교에 나선 정치인들도 대소수교라는 디딤돌을 마련한 공을 세운 반면,뒷끝이 떫기는 마찬가지다. 떠나기 전부터 수행이다 동행이다 유치한 입씨름을 벌이더니,현지에 가서도 불협화음을 드러내고 제 자랑에 바쁜 모양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덕이 모자라는 것 같다. 정치인이란 군자인가 소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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